여의도에 출석.

늘 그렇듯 4시부터 시작이라 3시에 도착.

다른 때보다 자리가 일찍 만석에 가까움.

바로 뒷줄에 아직 오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맡아 놓은 듯 비워진 한 자리.

수업 시작!

강사가 강의하고 있는데 들어오는 한 명.

그러더니 빈 자리에 앉겠다고.

찜해두는 게 어디 있냐며 여태 안 왔으니 앉겠다고.

그랬더니 곧 올 거라며 앉지 말라고. 옥신각신. 뒤에 빈 곳이 더 있던데.

다 큰 남자 둘이, 아니 아직 덜 큰 남자 둘이 아무도 없는 교실에 둘만 있는 것처럼 짧지만 확실한 말다툼을.

앞 줄에 여자 분.

조용히 하라며. 시끄러워서 수업을 듣지 못하겠다고.

그들은 여태 어디선가 뭔가를 계속 배우러 다녔겠지.

왜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했을까.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결국 지는 것.

입을 열어 한 마디 하는 순간, 목소리와 말투가 대꾸하지 않는 게 좋겠던데.

앉겠다, 앉지 말아라......

뭐가 중헌디!

수익률보다 중요한 게 뭐?

우린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산다.

나는 누구?

목소리 큰 사람에게는 아주 작게.

말이 빠른 사람에게는 느리게 천천히.

같은 호흡(친해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은 싸움을 만들지만

상황을 예상에서 벗어나게 연출하면 아무 일도 없다. 아니 가끔 예외도.

지는 게 이기는 것.

아니 지는 것은 지는 것.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닌 그 무엇.

이기고 지고에 목숨 걸면 위험하다. 취약한 부분을 쉽게 보여 주면 당하기는 더 쉽다.

부부 사이에도 친구 사이에도 사장과 손님 사이에도 우연히 만난 사람들 사이에도.

왜 다투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 맞는 걸까. 정말?

그냥 동물?

생각하면서 산다면 동물 취급을 받아도 미동이 없을 것이고. 

그래, 그러면서 크는 것이지.

나도 실수를 계속 한다.

앞으로도 적극 열심히 할 것이다.

하지만 실수가 실수인 지 모르고, 반복하긴 싫다.

의도가 없더라도 남에게 상처나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서, 살살 깨달았으면 좋겠다.

내일도 모레도 얼굴이 화끈. 화끈 한 번에, 배움 하나.

오늘의 배움 소득, 상상하기.

1. 나이가 들어 눈이 나빠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고 싶으면 수업 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것.

2. 앞자리가 없어서 아쉬워도 아쉬움을 느끼는 못난 감정은 솔직하게 인정하되 없을 일을 만들어 욕심부리지 말 것.

3. 앉겠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이 있다면(친구에게 미안해서? 상대방을 벌 주려고? 기분 나빠서? 지기 싫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갑자기 정말 중요해져서? 빛의 속도로 '사삭' 판단한 후 미치도록 소중하거나 

   지는 게 그 사람을 더 망치는 게 아니라면) 양보할 것.

4. 아는 사람들과 나란히 듣고 싶다면 동시에 착석하여 문제를 미리 없앨 것.

5. 한 번 이런 일이 있다고 사람을 함부로 욕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다음에 또 이럴까 봐 쫄지도 말 것.

6. 이런 경우를 다시 맞닥뜨리면 나도 편하고 상대방과도 다투지 않게 어떻게 연기할까 평소 다양한 답안을 만들어 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