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휴대폰 통화, 문자 요금을 걱정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만날 때 밥 값을 염려하지 않으며

아는 것도 없는데 괜히 사람들을 만나서 피해를 주는 게 아닌 지 불안해하지 않으며

태어나고 자란 곳, 학교에 대한 질문을 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외모나 가진 것, 배우자나 가족 등 배경에 대한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 모임이나 아는 사람들이 어떤 오해나 근거없는 비판을 해도 신경쓰지 않고

한 번 마주친 사람과 친하게 지낼 줄 알며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잘 살게 해 줄까 고민하며

바라지 않을 때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것을 이해하며

일부러 소비할 줄도 알고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만남을 만들고

진심을 진지함 외에 장난스럽게도 표현할 줄 알고

내가 아닌 너에 집중하는 일상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하루

놀고 싶을 때, 자고 싶을 때 내 마음대로

이틀 수업에 550,000원을 쓸 줄도 아는

어떤 배움이든 여전히 예습과 수업과 복습에 충실

나이 듦에 따라 호기심도 체력에 맞게 조절

이 행복을 같이 누리고 싶다.

남편은 스텔라 캔맥주 하나, 반을 마시고 푸~푸~하면서 자는 중.

내일은 또 새로운 구경.

마지 못해 사는 게 아니라 살고 싶어서 사는.

당장 죽을 게 아니라면 웃으며 사는.

나는 내가 참 좋다.

그렇지 않은 너도 참 좋다. 

맥주 한 캔 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