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상대방을 알아가는 시간.

주고 또 주고, 주고 또 주고.

10년.

멋모르는 상태라 긴장도 걱정도 없이 시작.

세 안고 사고, 세 안고 사고, 세 안고 사고.

빌라 두 채는 반토막에 팔고,

경매로 아파트도 사 보고.

그렇게 10년 이상 부동산을 보유.

10년.

앞으로 남은 4년.

아이투자를 통해 공부로 시작.

2년간 책을 읽으며 나와 궁합이 맞을 지 고민.

수익률 계산도 제대로 하지 않고 즐겁게.

살아남아 있음에 감사하며.

10년을 채우려면 아직 4년이 남았다.

그 때는 수익에 신경 써 볼까 말까.

최소한 어떤 분야에 대해 약간의 감이라도 잡으려면

욕심만 내며, 겁만 내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릴 게 아니라

여러가지 경험을 하며 포기하지 않고 생존해 있어야 한다.

10년 넘게 계산하지 않고 마음을 썼더니 뭐가 뭔지 조금 알겠고

부동산을 보유하며 10년을 같이 보내다 보면 자신감이 살짝 생기고

주식도 계속 보유하며 10년을 구경하면 느낌이 오겠지?

남편을 보며 기다린 시간.

나를 보며, 사람을 보며 기다린 시간. 무언가를 하며 기다린 시간.

뒤돌아보니 표현이 '기다렸다'지만 사실 하루 하루 충실하느라 일부러 '기다려야지'에 집중하진 않아서.

앞선 것도 뒤쳐진 것도 기다린 것도 아닌 그저 지금을 산 것이라고 해야 하나.

그제, 어제 12시간을 앉아서 수업을 듣고

토요일. 한의원 가서 쑥뜸, 순환침, 주인이 오래 앉아 있어서 고생하는 무릎에 침, 물리치료.

집에 와서 남편이 차려 준 점심을 먹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문 열리는 소리에 깨니 혼자 용산 하나로마트를 갔다 온 게 아닌가.

(한 손에는 편의점에서 할인하는 맥주까지 사 들고)

지금 부엌에서 냄새와 소리와 열기가 콸콸.

신랑이 된장찌개 끓이면서 쭈꾸미와 돼지고기를 섞어 볶고, 곤드레를 다듬어 밥을 앉히는 중.

소리가 들린다. 행복한 소리가. 행복을 주려는 소리가.

혼자 컴퓨터하고 있기가 불편하고 미안하면서도 마음 속에 미소가.

나만 행복하기 싫은.

보기 좋게, 누구 보기 좋으라고 과식을 해야겠다.

짜라짜짜짜 과식하는 날.

노력은 끝이 없다.

사람에 대해서도 돈에 대해서도 배움도.

내일은 또 뭘 배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