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라디오방송에 명인이 한 분씩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다.

남궁연이라는 사람이 진행자인데 출연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없던 말도 하게 만드는 재주가 끝내주더라.

오늘 오후에는 거문고 연주자며 교수인 분이 등장.

처음은 조용하고 까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면 중간, 후반으로 갈수록 경계심없이 표현하시던데.

칭찬과 이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니까.

학생들이 스스로 익히려 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만 배우려고 한단다.

관찰을 해야 하는데 '수업'만 받으려고 한다고.

학원을 다니듯 인생을 사는.

거문고 등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몸 여기저기가 아프단다.

긴장한 상태에서 힘을 주고 줄을 튕기고 뜯고 하다보니 만성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자신만의 연주법을 터득하여 마음도 몸도 편하게 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악기를 다룬다고.

그래! 힘을 빼는 거다. 그게 필요했어.

직접 연주하지 않더라도 이해는 해야겠구나.

내가 남궁연씨의 자리에 앉아서 진행을 한다면 어떻게 호응했을까.

들을 줄 아는 것도 연주구나.

나태할까 봐 실수할까 봐 매번 처음인 것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섞어야겠다.

나중에 정말 힘 빼고 해도 괜찮은 날이 올까, 그래도 안 다칠까.

고수, 떨어지는 물로 바위 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