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8 16:27해냈다 | 지극히 개인적인
1. 동사무소 직원을 웃게 하다.
2. 은행 직원을 웃게 하다.
3. 간호사를 웃게 하다.
다음은 누굴 웃게 하지?
나는 나를 점점 합치는 중이다.
그래서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시는 걸까.
통합 단계의 시작이라는 65세에 있는 느낌.
65세엔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깊은 물아일체에 이를까.
괴로워도 즐겁고 즐거워도 괴로운.
오늘은 큰 일을 벌인 날.
어떻게 수습할 지 나는 내가 궁금하다.
불확실한데 왜 신나지? 히히히.
갑자기, 천천히 나타나 저를 비춰주시는 거울같은 분들.
덕분에 제 자신을 바라보며 요약정리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내게도 거울이 생겼다. 거울이 있다. 있었다.
시국이 시끄러운 때 주식투자 사이트에서 고요한 마음이 드는 기분은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가장 시끄러운 곳이 이 동네라고 얕잡아 봤었는데. 오래 살고 있긴 한가 봅니다.
맑은 글 고마운 마음으로 읽습니다.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애잔한 지 모르겠네요, 외람되게스리.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실례가 될까요?) 전 66년생이니까 50이 넘었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16.10/29 21:22
네, 실례입니다.*^^* 실례는 아니고요. 몇 살이게~요?
시국? 늘 그랬잖아요.
서울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토요일 또 다녀왔는데.
그동안 부모님 돈으로 편하게 살았던 자식 둘.
한 명은 여태 가져간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병원비 낼 돈 없다며 나 몰라라 하겠답니다.
한 명은 부모님의 돈을 자신의 통장에 가지고 있는데요.
본인에게 보고하지 않고 허락도 없이 아빠를 찾아갔다고 따지러 전화를 했더군요.
병간호 하는 아빠 보러 갔다 왔는데 왜 흥분하는 걸까요?
돈 갚은 적도 없으면서 이제 돈 갚기 싫은 가 봅니다. 제 발 저린가봐요.
그래도 속 시끄럽지않게 조용히 잘 지냅니다. 본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까요.
새삼스러워 한다는 것은 여태 모른 척 한 걸까요, 정말 이럴 줄 몰랐던 걸까요.
걱정만 하고 한탄만 하고 방관하며 누구나 아는 사실을 나만 아는 것처럼 술 안주로만 삼는 걸까요.
아니면 서로를 위해 우리 각자가 할 일을 하면서 말하는 걸까요.
윗 세대, 현 세대, 미래 세대. 별스러워하지 않는 때, 그런 때가 올까요. 글쎄요.
자식들이 저럴 줄 서울 부모님은 몰랐을까요. 본색이 이제 드러났다고 생각하실까요.
저는 진작 알았는데. 부모님은 왜 뻔한 앞일을 외면했을까요. 부모님 스스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투표하려고 동사무소에 갔을 때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나누는 대화를 보며 이럴 줄 알았는데.
우리는 스스로 이런 결과를 선택했고요. 막고 싶었지만 혼자 힘으로는.
이 정도 수준이구나, 어쩔 수 없구나, 참담하게, 비참하게, 멍하니 줄 서 있었는데......
앞으로는 다를까요. 글쎄요.
부모님이 먼저 달라지지 않으면 못난 자식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부모가 달라지지 않으면 자식 중에 현명한 힘을 가진 이가 부모 역할을 해야 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세상 = 나 + 너 + 자연 + ... + ... 그런데 자꾸 사람들이 자신을 빼고 '너'만 세상이라고 하니......
나, 내 가족, 내 자식의 취업, 내 미래에만 집중하는 한 우리나라, 우리경제, 우리미래, 우리정치가 나아질까요?
우리는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나 하기에 달렸지요. 뭔가를 하면서 이야기해야죠. 뭔가를 하면서. 말만 말고.
미운 짓하는 아이에게 계속 밉다고 하면 예쁜 짓을 할까요? 서로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은데 말입니다......
제가 지금의 모습으로 열심히 살면 망할까요, 흥할까요?
우리가 지금처럼 뭐가 뭔지 모르고 살면 앞으로 망할까요, 흥할까요?
정확히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미래는 어느 정도 보입니다. 보려고 하지 않아서 그렇지.
친정 아빠가 30년 전에 9시 뉴스를 보며 하던 타령을 요즘 아빠들도 하더군요.
사람은 정말 진화하는 걸까요? 우리는 30년 동안 얼마나 자랐을까요?
선생님은 시국을 위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할 계획이신가요?
어떤 비책을 구사하고 계신 지 궁금하네요. 우리 서로 공유해요.
모든 것은 평소에 해야 하는데......
16.10/31 09:23
50이 넘으니까 별로 신기한 게 없어지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이 10대를 벗어나니 세상이 다시 도네요. 궁금하지도 않은 것을 다시 캐보고 있습니다.
거의 30년 전이네요, 이한열의 시체를 놓고 노심초사하던 것이.
저는 박근혜를 욕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박근혜를 만든 게 나인 거 같아서.
아이투자에서만은 이런 주제를 얘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16.10/31 20:11
숙향- (xxx.xxxx.xxx.25)
나이 들어 확실해진 것은 용기가 자꾸 줄어들더라는 것..
큰아이인 딸은 취업 3년차, 둘째인 아들은 군대 다녀와서 대학 2학년..
아이들에게 오래 전부터 했던 얘기가 대학등록금까지는 해 준다..
사회에 나가 결혼하고 집 장만하는 것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대략은 이해하고 그러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실제 결혼할 때는 조금 도와줄 생각은 있습니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아내가 가만 있을 것 같지를 않아서^^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공개하는 펀드(아내)는 아내 돈을 제가 운용해 주는 것이고
분기에 한 번씩 수익률만 공개하는 몇 개의 펀드 중에서..
펀드(아이1), (아이2)는 아이들의 몫입니다. 원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모았던 것인데, 제 형편이 나아지면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큰아이가 취업하면서부터 추가 불입하지 않고 있지만 적잖은 돈이 되었는데요.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이 돈은 너희들 돈이다. 다만 아주 나중에 너희들이 노후에 사용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너희들도 나중에 너희들 돈으로 부어나가면 더 좋겠지. 아마 그 정도면 은퇴 후 여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벌어들이는 수입의 10%쯤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생활하는데 사용했으면 한다.
한 번 주어진 인생은 즐겁게 살았으면 한다.
나중에 위해 너무 궁핍하게 살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얘기요^^
16.11/01 08:26
아이가 둘인데 이런 상황이 처음인지라 어리둥절한 지 엄마한테 자꾸 해설을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30년전 얘기를 해주게 되는데요 그 때도 역시 저는 어리둥절했던 것 같습니다.
입학하자마자 우상호가 자꾸 모이라고 하고 나가자 하고 그러고 있는데 이한열이 죽어버려서 병원지키고 있는데 넥타이 부대 등장하고 명동성당이 가장 핫한 곳이 되고 어찌어찌 세상이 뒤집어지더라구요. 이런 얘기를 만담식으로 듣는 우리 애들은 굉장히 솔깃하더라구요. 벌써 이 얘기가 만담이 되었구나 참 이상했습니다. 30년 세월의 힘이 이런 거더라구요.
저와 남편은 사회적으로 먹물에 속합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먹물입니다. 학교 동창들 잘 안 만납니다. 저는 남편이 노무현을 죽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저는 결단코 노무현을 죽이는 데 일조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촛불집회에 나가라고 했더니 엄마는 안가냐고 해서 저는 안간다고 했습니다. 의아해하는 아이들에게 나이가 다르면 행동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은 아이들을 지도하는 차원에서 같이 갈까 생각도 합니다.
저에게 가장 경계하는 것은 정치과잉입니다. 그래서 가장 냉정하려고 노력합니다.
귀영거북님의 취지와 발언은 120% 이해합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간 댓글도 달지 않았을 겁니다. 다만 귀염거북님의 글이 저의 글에 대한 댓글이었기 때문에 저의 의견을 달 뿐입니다.
저는 용기가 줄진 않았습니다. 다만 신기한 게 없어졌을 뿐입니다.
16.11/01 1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