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투자는 철저하게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치투자 사이트에 흔히 등장하는 '인내'라는 단어를 아주 싫어합니다.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서 제 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파는 것은 모든 가치투자자들의 공식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입니다. 워렌버펫이 수십년간 코카콜라를 보유하며 그는 인내했을까요? 주가가 오르면 팔고싶은걸 참고... 또 떨어지면 수익율유지를 위해 팔고 싶은걸 참고...
그러게 수십년간 인내의 세월을 보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눈에는 회사의 미래가 너무도 빤히 보이고.. 미래의 가격을 제법 명확히 알수 있었기 때문에 코카콜라를 보유하는 그 긴세월을 참고 인내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가격이 얼마이든... 포트의 손실이 얼마이든... 결국에는 돈을 벌 것을 너무도 명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통을 참아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개인투자자로써는.. 버펫만큼 내공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가격의 변동성을 참아내야 하는것일까요? 흔히 말하는 엉덩이로 투자를 하면서...

저는 그럴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 억지로 워렌버펫 흉내를 내면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체가 이미 투자자로써, 인간으로써의 본성을 거스리게 되고 고통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한두개의 기업을 나름대로 철저히 공부하고.. 수년간 가격변동을 잊기위해 노력하며 장기보유하던 투자를 선호했습니다.

결국 2-3년정도되니까 수백% 정도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들이 나타났지만... (당시 20여 종목을 보유했는데 대부분 100%-200% 정도였고 최고는 500% 까지 경험했군요..)
그동안의 시간들은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가격의 급변동이 있을때마다 hts 를 확인하고... 생각을 가다듬고.. 고민하고... 워렌버펫과 피터린치의 일화를 떠올리며 심각해졌습니다. 믿고 고른 기업들이었지만.. 시장의 출렁임이 나타나는 동안 스트레스는 이루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문제점이 발생되었는데...
첫째로 2-3년을 기다렸는데도 기업의 성장이 처음의 예상과 빗나가는 경우가 생기고...
둘째, 기업의 방향성이 대충 맞아떨어졌는데도 주가의 방향은 별 변화없는 경우가 생기고...
셋째, 한 종목에서 수백%의 수익률이 나타나더라도 그것은 단지 눈요깃거리일뿐, 일정기간동안의 전체 수익률은 오히려 종지보다도 뒤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투자에 대해 많은 시도를 하고 고민을 하였고.. 지금처럼 많은 종목과 교체매매로 비중조절을 하는 투자행태를 선택한 것이 아직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스트레스없이 즐거운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방법은 익사이머님으로 부터 배운것입니다. 익사이머님의 투자를 흉내내기위해 3년간 시도해봤는데.. 이제야 어느정도 감이 오는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는 기업의 미래를 예상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맞으면 성공이지만 틀리면 실패입니다. 미래를 맞추기엔 제 자신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대신 저는 기업의 현재가치와 주가사이의 괴리를 찾아들어가 비중조절로써 상승확률을 높이는데 치중합니다..

틀릴때도 있지만 이미 현재의 가치는 어느정도 명확하기 때문에 크게 실수하진 않고... 보수적인 비중조절로 변동성 리스크를 헷지합니다.


아이투자의 고수분들중에는 지금 제가 주절거린 얘기와 전혀 상관없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실제로 미래를 거의 정확히 맞추는 산업과 거시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통찰력을 갖추신 분으로.. 시간이라는 것은 더이상 스트레스의 대상이 아닙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을 느긋이 기다리기 때문에 장기보유를 하더라도 억지로 '인내'하면서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즐기면서 즐거운 투자를 하시는 것이죠..


자기가 투자한 회사의 주가가 떨어졌을때 꾹참고 인내해야 한다는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수준을 어느정도 알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인성에 맞는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모두들 각자 나름의 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버펫영감의 시계는 한바퀴도는데 24년짜리 시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투자에도 3-5년짜리 시계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자신이 가진 시계에 맞게 투자를 해야 즐거운 투자를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3년짜리 시계를 가진 고수분들이 1개월짜리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해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며... 1달 짜리 시계를 가진 분들이 1년짜리 투자를 하려해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시계가 얼마짜리인지를 알아야 즐거운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계에 투자의 방향을 맞추어야만 비로소 시간이란 것을 진실한 친구로 만들수 있습니다.

제가 가진 시계는 1달 짜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1달에 한번씩 수익율을 점검하며 방향성을 정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