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의 글중에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라는 글이 있다.
실존주의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실존주의도 모르는데 휴머
니즘을 알 턱이 있나. 사르트르는 실존주의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책을 썼다고 한다.
나는 학부시절 수업은 잘 안들어 갔지만 이책은 강의실 옆
벤취에서 혼자서 줄 그으면서 읽었다. 나의 인생관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책이다.
여기서 사르트르는 '앙가주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영어로
engagement 즉, 참여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회를 형성하고 이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원하든 원치
않든 어떠한 형태로든지 이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노무현씨가 싫다고하자.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씨를 지지한다고 하자. 이러한 나의 직접적인 투표행위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 민족의 장래에도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서 남북관계, 세계평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노무현씨가 싫은데 이회창씨에 투표하기도 싫다고 하자
이러한 나의 수동적인 불참여 행위도 대선에 영향을 주고, 우리민족과
세계평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즉, 내가 어떤 행동을 능동적으로 하든, 내가 그행동을 수동적으로
하지않든 간에 나의 결정은 나의 의사표시가 되며 이 사회의
운영에 참여 즉, engage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지하철에서 고등학생이 소매치기하는 것을 보고도
귀찮아서 눈을 감아준다고 하자. 나의 수동적인 무행동은
이사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학생이 계속 도둑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engage
한 것이되며, 그 학생은 내가 눈감아 줌으로써 더 큰 도둑이
되고 차후에는 살인자가 되어 나의 이웃을 죽일수도 있는 것이다.
자,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원하든 원치않든,
직접적 행동을 하든, 소극적 무반응을 보이든 이 사회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불의를 볼때
모르는체 눈을 감아서는 않된다. 왜냐하면 나의 소극적 무반응은
이사회를 좀먹는데 내가 찬성한 결과가 되며 나의 가족, 나의이웃
나의 후손의 미래를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아무리
하찮은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이사회의 미래를 위해,
인류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engage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을 위한 행동, 실존이라는 것이 인간을 위한
휴머니즘과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자, 그러면 우리사회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모든 행동이 돈과 연결이 된다.
사람의 능력은 얼마나 월급이 많으냐를 통해 비교되고,
심지어 학위까지 돈으로 살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시작된 경쟁은 중,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전선, 승진전쟁 등으로 연결되어 조금이라도 처지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비인간적 사회가 점차로 되어가고 있다.
얼마까지 나오는 뉴스를 보자. 남편이 돈을 잘 벌어오지 못하고
무능하다고 부인은 가출을 하고, 남편은 자식새끼 키울자신이
없어 한강에 아이를 던지다가 구속된 사건, 가난한 부부가 애키울
돈도 없고 자신이 없어 남의 집앞에 애를 보자기에 싸서 놓고
갔다가 애가 겨울에 얼어죽는 일들이 실제로 소설처럼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다. 슬픈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돈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돈을 주면된다. 가난한 이웃들이
돈 때문에 아이를 버리고, 가출하지 않도록 어려운 이웃에
돈을 나눠주면 된다. 그사람들이 한끼라도 잘 먹고, 자식새끼들을
한시간이라도 더 돌보고, 조금이라도 돈 때문에 악이 덜 받는다면
그 사람들이 강도로 돌변해서 나의 친척,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후손에게 칼부림을 하는 일을 막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연말에라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조금씩이라도 참여하기로
했다. 올해가 3년째다. 어떻게 보면 나의 행동은 부질없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의 조그만 주머니 돈이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갈까? 한강에 돌 던지기식으로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도 있고, 원조단체
행정원들의 월급으로 더 나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돈이 100원이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이런 생각을 가진사람이 2명, 3명 늘어나다 보면
세상은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100만원 내는 사람이
10명, 100명, 1000명, 1만명이되면 100억이라는 거금이 모인다.
나의 조그만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