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1

오늘 주가가 1000 포인트가 넘었다.
증시 전광판이 붉게 불들고 대신증권에서는 오색 색종이를
날리며 축하 샴페인을 터트리는 장면이 신문이 났다.

주식 투자하다보면 주식과 고스톱의 차이가 무엇인지
햇갈리는 경우가 있다. 나는 주기적으로 고스톱에 빠지곤
해서 몆달간 남는 시간에 고스톱만 친적도 있다.

지난 고스톱 주기때는 중수, 고수, 영웅, 초인까지 올라갔었다.
한게임에 가입해서 초기 자본 10만원을 받고, 한달정도 치다보면
중수, 고수 반열에 올랐다가, 점 만원, 3만원 5만원을 치게되고
재수가 좋아 초인까지 해봤다.

인터넷 고스톱상의 사이버 머니도 계속 올라가면 기분이 매우
좋다. 자산이 50만원이다가 100만원, 1천만원으로 올라가고
쓰리고에 피박, 광박, 멍박까지 왕창 상대방에게 씌워 높은
점수를 왕창 따면 성취감과 희열마저 느끼게 된다.
비록 그 점수가 일상생활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이버
마니라도 할지라도.

반대의 경우로 게임이 잘 않풀려 쓰리고에 피박을 연달아 쓰고
4고까지 당하게 되면 정말 열이 받는다. 특히, 점 3만원, 5만원
을 치면서 등급이 초인에서, 영웅, 고수, 중수로 떨어지다가
급기야 평민, 하수 그리고 파산까지 하게되면 컴퓨터를 때려
부수고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이버 마니를 잃었다고 할지라도.

그러나, 진짜돈을 넣고 사이버상에서 거래하는 주식도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통장에 있는 현금을 인터넷
뱅킹을 통해서 증권계좌에 이체해서 인터넷거래를 통해
키보드 눌러서 매수, 매도 주문내면 무슨 종목에 몆주보유,
이익, 손해금액은 얼마하고 화면이 뜬다.

주가가 계속 올라서 화면으로 나타나는 주식평가금액이
커지면 기분이 매우 좋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몆개 종목이
상한가라도 칠 경우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악화되어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하거나
다른 종목은 다오르는데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만 오르지
않거나 하면 초조해지고, 혹시라도 하한가라도 맞거나 몇일만에
월급에 해당되는 금액이 날아가면 '내가 왜 사나'하는 허무감도
들때가 있다.

결국 사이버마니로 고스톱을 치는 것이나, 진짜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컴퓨터 화면상에 나타나는 숫자의 크기에 따라 어떤때는
기뻤다가, 슬펐다가 하는 것이다.

주식투자로 내가 수십억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컴퓨터 화면상의 숫자로만 존재한다면 사이버 마니처럼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돈은 모으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쓰지도 않을 돈을 억척같이 모아 쌓아 놓거나,
돈 때문에 자기의 소중한 가족, 친척들을 버리거나,
돈 때문에 나의 소중한 인생을 즐겁게 살지 못하는 것은
모두 바보같은 짓이다.

요즘 '10억 모으기' 열풍이다. 돈을 잘모으고, 재테크잘하고,
부자가 되면 존경받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내가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지금 돈을 모으는 것이 나의 인생에 필요한지 아니면, 보람있게
쓰고 즐거운 내 인생을 위해 그돈으로 가족 여행이라도 가는
것이 나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돈만을 모으기 위한 저축, 않먹고, 않쓰고, 악착같이 모아서
인생의 즐거움을 지나치게 희생하면서 하는 저축,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투자없이 돈을 모으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등은 바보같은 짓이다.

재테크나 저축을 통해 돈을 모으는 것은 고스톱의 사이버
마니처럼 쌓이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은 잘쓰기
위해서 필요하고 즐거운 내인생을 위한 도구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돈은 컴퓨터 화면상에
존재하는 사이버마니 처럼 허무하고 허무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즐겁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