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가 어렵다고 한다. 내수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백화점 매출은 떨어지고

한국은행에서 매월 발표하는 지표(생산, 출하, 소비자 심리지수) 등은 몇달째

하락하고 있다.  청년실업문제는 이미 오래전 부터 일어난 일로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원화의 급등으로 작년 우리 경제의

성장의 대부분을 담당해온 수출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경제위기설까지 대두되고 정부에서는 연초 초강경으로

몰고갔던 부동산 규제정책의 고삐를 늦추면서 뉴딜이니 하면서 경기부양책에

골몰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면 주식시장은 최소한 800이하로 떨어져야 할 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하반기부터 조금씩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의 900선

문턱에 거의 도달하고 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나도 이해가 잘 않된다.

주식 비중을 줄여야하나, 아니면 더 늘여야 하나 갈피를 못 잡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움직인 추세를 보면 4-500선에서 900-1000선

사이를 움직였으니 경험칙으로 볼때는 지금쯤 슬슬 시장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해야할 시점인데.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금년이야말로 우리 주식시장이

수십년간의 박스권에서 탈피해서 1000포인트를 지속적으로 넘어서는 신기원이

열릴것이라고 한다.

 

짧은 생각이지만 주식시장이 과거 10여년 동안의 주식시장 여건과 다른 점이

3가지 정도 있는 것 같다.

 

첫째는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다. 지금 우리나라의 콜금리는 3.5%로 2%대인 미국 연준금리에 비해 별로 차이가 없다. 남북한 대치, 북한핵문제 등을 감안한

우리시장의 country risk까지 감안한다면 금리차가 1%도 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미국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더 내릴 기세인 것 보면 우리나라의 금리 수준은 유례없이 낮은 상태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렇게 낮은 금리는 지난 2년여간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몰고왔다.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직장인들이 빚을내어 집을 샀다. 2001년 2월에 나는 이촌동에 집을 보러 갔다가 옆에 있는 현금자동인출기에서 현금카드로 70만원을 빼서 계약을 하고

내돈 4000만원과 마이너스통장 3000만원 그리고 전세 1억 3000만원을 내어 집을 덜컥 샀던 기억이 있다. 그때 복덕방 아저씨 말로는 아파트 가격의 80~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었다. 지난 2-3년간 너도나도 빚내서 집사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러나, 지금 부동산 시장은 싸늘하다. 이미 강남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2008년까지는 부동산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더우기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억제정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이상 현정권하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큰 기대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면 미증유의 저금리 상태에서 돈이 어디로 흘러가야 할까? 은행에 저금하자니 인플레율 보다 낮은 마이너스 금리상태에서 저금이 큰 의미가 없고, 상가나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채권시장은 그나마 나은편이기는 하나 하반기 이후 금리하향 추세가 반전하게 되면 손실을 볼 위험도 있다.

 

결국 돈많은 사람입장에서는 주식시장밖에 갈 곳이 없다. 최근 원금보장형 간접투자상품, 배당투자펀드, 선박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품은 주식시장의 위험을 일정 부분 헤지하면서 수익률을 보장하여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을 줄이면서 은행 또는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여 시중 자금을 조금씩 끌어모으는 형국이다.

 

작년 하반기 외국인의 순매도 국면에서도 우리주식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기조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조금씩   유입되면서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유지시켜줬던데에 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코스닥이든 거래소든지 한번 불이 붙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속성상 큰 상승 흐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특징은 연기금의 주식투자 참여이다. 현재 여유 운용자금이 13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은 지금까지 90%이상을 국공채등에 투자해왔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투자수익률은 떨어질 뿐아니라, 국공채시장의 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 하여 채권시장 흐름마저 교란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배경하에서 정부에서는 기금관리법을 개정해서 연기금의 주식투자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연기금은 약 8조 6천억 내외만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투자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새로운 자금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연기금이 정상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한다면 주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폭락하는

시점에서 하방경직성을 갖도록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외국기관들이 돈의 힘으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을 좌우하고 우량주를 싹쓸이해가는 행태를 막을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어쨌든간에 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는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줌으로써 우리 주가 지수를 한단계 상승시킬 것이다.

 

세째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기업의 체질이 엄청나게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는 한정된 시장에서 행위자 수를 대폭 감소시켰다. 부채율이 높고, 영업이익이 낮은 한계기업들이 대폭 퇴출됨으로서 경쟁력이 검증된 살아남은 기업들은 과점적 환경에서 더 높은 이익을 누리고 있다. 음식료, 철강, 자동차 시장을 보면 롯데칠성, INI스틸, 현대자동차 등이 영업이익, 경상이익, 부채율 측면에서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이들 기업의 주가가 상당히 오르기는 했지만 global한 측면에서 볼 때는 아직 저평가된 측면이 많다.

 

결국 어려운 경기상황과 원화강세의 어두운 금년 한국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기조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자금들의 증시유입, 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 우리기업에 대한 국내외의 재평가 인식확산 등으로 올해 주식시장은

유동성의 유입을 통한 한단계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올해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물론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하지만 1999년 처럼 주위에서 기술주가 40-50% 급등하는 상황에서 10-30%의 수익률을 올린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 같다.

 

만약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이 유입된다면 상승의 초기에 설 종목은 은행, 증권주일 것이고, 그뒤를 실적이 받쳐주는 IT주식, 전망 좋은 건설주, 우량대형주가

대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지금 중소형주를 정리하고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야 하나? 아니면 최근의 추세처럼 DMB, 디지털TV 관련주를 중심으로하는 코스닥 주를 매수해야 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이까지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저평가 우량주를 사서 장기보유하는 것이 속편하기는 한데.

코스닥에 불이 붙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고.

그러나, 나는 코스닥에는 큰 돈을 넣기 싫다.

이제 막시작한 중소기업에 뭘 믿고 돈을 맡긴단 말인가?

거래소에서 수십년간 검증된 중견회사중 IT관련 회사에 돈을 넣어야 겠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하지?

사업구조가 복잡하고, per도 높은 편인데

지금가격이 싼 것인지 비싼것인지 아리송하다.

 

주식투자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