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정적인 노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물론

대학교에서 고시공부할 때도

항상 카셋트 테이프에

발라드 곡을 녹음해서

등하교길에 듣고 다녔었다.

 

특히 90년 중반쯤에

학교갈 때, 휴식시간에, 잠잘 때, 여행갈 때도

들었던 음악이 김동률의 "새"였다

이 음악을 들으면 새가 되어 호숫가를 나르는 기분처럼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특히, 비오는 밤에 듣다보면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내가 숨쉬는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것처럼

몽환적인 분위기에 푹 젖어서

힘든 것도 잊곤했었다.

 

오늘 유튜브에 올라온 이 음악을 듣다보니

다시 20대의 꿈에 젖어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더이상 센티멘탈해져서

이러한 기분에 젖어 지낼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2층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첫째 딸, 둘째 아들, 그리고 막내 딸에게는

센티멘탈한 20대 마음을 가진 아저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같이 놀아주고, 돈을 벌어 선물도 사주고

자기에게 신경을 써줄 아빠가 필요하다.

 

멍청하게 슬픈 음악을 들으며 넋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페달을 열심히 밣아서

가족이란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도록

치열하게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덜 자란 것일까?

오늘은 밤늦게 까지 다시 20대 초반의 기분에 잠겨있고 싶다.

 

내일 아침이면 코끼리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세 녀석들이 뻗어있는 나를 두들겨 깨울 것이다.

 

 

새 - 김동률

 

날 보고 있나요
별이 지는 저 하늘 위에선
너무도 작은 나이겠죠

 

듣고 있나요 그대 떠난 뒤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나의 기도를

 

별이 가득한 어느 여름밤
꿈꾸듯 내게 말했죠
그대 영원히 머물곳은
저 하늘 너머라고

그 어디쯤 있나요
내게 닿을순 없나요
그대 없는 이 세상에
내 쉴 곳은 없나요

나 이제 훨훨 날아올라
오래전 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아

그 곳에서 날 기다릴
그대 향해 날아

 

별이 가득한 어느 여름밤
꿈꾸듯 내게 말했죠
그대 영원히 머물곳은
저 하늘 너머라고

 

그 어디쯤 있나요
내게 닿을순 없나요
그대 없는 이 세상에
내 쉴 곳은 없나요

나 이제 훨훨 날아올라
오래전 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아
그 곳에서 날 기다릴
그대 향해 날아

 

외로운 날개짓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