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가가 8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50포인트 정도 내리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시장은 항상 예상보다 더 크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만

itooza나 valuestar에 시장상황에 대한 논평글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볼때는 생각보다 투자자들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포트폴리오상 상당한 하락을 경험했지만 그냥 무덤덤한 기분입니다.

다른 투자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이미 상당한 수익을 올린 상태인지라

여기서 10% 더 떨어진 들 어쨌든 올해 목표수익보다는 훨씬 많이 벌었고,

주식투자 올해만 하고 관둘 것도 아니고 최소 은퇴하기 전까지 앞으로 20-30년은

할 텐데 이미 오른 상태에서 시장의 출렁거림이 심각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마치 밤새도록 포카를 치면서 우연히 상대방이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들고 있어서

오랜만에 족보를 본 기념으로 박수 한번 쳐주고 얼마쯤 잃어주는 기분입니다.

사실 하루 80포인트 하락은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니거든요.

 

미국시장이나 왜 세계증시가 폭락했느냐?

그 원인은 바로....

그간 주식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올해 미국, 신흥시장 할 것 없이 '마이묵었다아니가'.

그만큼 먹었으면 얼마는 토해내야 정상일 것으로 봅니다.

물론 서브프라임 문제가 가벼운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근의 폭락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간 많이 올라서 떨어질 때가 되었는데

증시전문가가 일반인들에게 시장의 하락을 설명해 줄 수 있도록

마련된 소재, 즉 '핑계거리'라고 생각됩니다.

 

 

금주 발행된 The Economist지에 서브프라임 문제가 커버스토리로 보도되었습니다.

주요 요지는

서브프라임 문제의 근원은 그간 금융권에서 유동성을 남발했고

잘 알려졌다시피 신용이 좋지않은 사람에게 과도하게 주택담보 대출했기 때문입니다.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미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주택시장도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모기지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문제는 그간 파생상품이나 채권을 유동화시키는 금융기법이 아주 다양하게 발달되어서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우량 채권과 섞어 팩키지로 만들어 유동화시키기도 하고

옵션 등과 연계하여 거래시키면서 사모펀드나 대형펀드들도 별 꺼리낌없이 고수익을 목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금융시장 전반에 부실채권이 퍼진 것입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은행업이나

미국대형은행은 전반적으로 자산이 건전한 편이니 손실은 감수해야하겠지만 파산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신용경색으로 소비위축,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세계경기가 침체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유가상승, 이자율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등으로 미국 소비자의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소비증가로 인해 전세계적인 소비는 그렇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의 경우도 우리나라나 미국기업들 모두 이미 사내에 상당한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고 합니다.

투자를 하더라도 은행에서 차입하는 것보다 유보현금으로 투자할 수 있을 정도이므로

투자위축으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결국 서브프라임 문제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나 금융권에서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동성공급을 통해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문제로 보입니다.

 

 

오늘 폭락을 했으니 폭락의 가속도로 말미암아 최소 1-2일 정도는 더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그간 모아두었던 현금을 절반정도 투입했고,

다음주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입니다.

wiseinvestor 님의 글을 보고 한전 ELW를 매수했는데

얼마나 더 떨어질지 궁금하군요.

 

금주 주말에는 다음주에 뭘 더 살까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