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냥 풀어보는 썰이지만..^^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습니다. :p

Value Investing 가치투자 p.123

"만약, 신규업체가 기존업체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신제품을
개발하여 유통시킬 수 있다면(예를 들어, 차별화 할 수 있는
능력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면), 사실 상 그런 제품은 모두
일용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장기간 동안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기업들은 실제적으로
또는 잠정적으로 경쟁업체들이 할 수 없는 것을 가능케 하는
데서 이익을 보며, 그런 기업들의 가치는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브랜드에 전혀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강력한 브랜드는 기업의 자산이 될 수 있으며, 그 가치는
그것의 재생산비용과 같다. 하지만 브랜드의 가치가 그것을
만들어 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같다면 브랜드화만으로는
가치의 원천이 될 수 없다.

가치는 기존 업체가 신규업체에게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생긴다. 즉 잠정적인 신규업체가 자산 4,000만 달러에
연간 1,0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탑 토스터를 보면서 자신은
그정도의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


농심이 여태까지 신라면 브랜드 마케팅으로 지출한 비용이
1,000억원이라고 가정해보지요. 신규업체가 라면시장에 진출할
경우, 똑같이 1,000억원을 퍼부어서 농심의 신라면과 동급의
브랜드 파워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그에 대한 답이 Yes라면,

신라면의 브랜드 자산은 가치(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의 원천이
될 수 없겠지요.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데 들어간 비용과 브랜드
가치가 같으니까요.

이 때의 브랜드파워는 "진입장벽, 차별화" 원천으로서의
brand loyalty가 아니라..단순히 인식시키고 구분짓기 위한 인지도
정도에 불과합니다. 브랜드 파워라 해서 다 같은 동급이 아니지요.


이제 현실적인 답인 No의 경우를 살펴보죠.

(단순하게 봐서) 신규업체가 1,000억원을 투자하고 신라면과
같은 이익을 낼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인지도 확산을 노린다면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같은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브랜드 파워가 "평균 이상의 수익"으로까진 연결되진
않겠지요. 단순한 브랜드와, 진입장벽으로서의 브랜드의 차이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가치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지요.

신라면이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정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다른 여러 제품들(예:매운콩라면)과 인지도는 비슷하지만 무의식적
선호도라는 로열티 측면에선 매우 강력한 차별화가 이루어져 있죠.

(또 가장 맛있구요. 품질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경쟁요소겠지요)

브랜드 투입비용은 똑같은 1,000억 원이지만,
구축한 브랜드 파워. 즉 산출된 브랜드 자산은 1,000억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가?
바로 가격결정력에서 나타납니다. 이 가격결정력에서 가치창출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 경제학적으로 가격결정권이란 독점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가격결정력
하나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신규업체가 1,000억을 투입하고 가격결정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상당히 어렵겠죠. 브랜드 파워를 결정짓는 요소에는 구체적인 투자금액
외에도 오랜 기간동안 축적되어온 인식도 있습니다.

브랜드가 제대로 관리될 경우, 투자금액보다는 오히려 이런
'시간투자'가 브랜드 파워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소위 명품이라는 것들이지요.

신라면의 브랜드 자산은 '브랜드 마케팅 비용 +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라는 요소가 어마어마하죠. 과연 어떤 신규업체든 간에
신라면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버펫은 진입장벽을 갖춘 기업과 경쟁하여 얼마나 손해를 보게 되는가로
진입장벽의 강도를 가늠하였습니다. 어떤 프랜차이즈를 생각할 때,
그 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프랜차이즈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 퍼부어야
하는 비용, 시간(시간은 정말 중요합니다) 등을 고려해보십시오.

답이 부정적이라면 그것은 매우 강력한 프랜차이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 가치 계산

신규업체가 동서식품의 인스턴트 커피시장에 진입한다고 가정할 때,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 강도가 얼마나 되는지 한 번 생각해보죠.


동서식품이 마케팅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1,200억원 가량됩니다.
(02년도 기준 : 광고비 670억 + 판매장려금 550억)

지출한 비용만큼 브랜드 자산이 된다면, 동서식품의 브랜드 가치는
1200억원 정도라는 얘기가 됩니다. 또한 신규업체가 동서식품만큼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드는 비용이 1,200억이라는 얘기지요.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진정한 브랜드 자산이란, 지출된
투자 금액 외에도 '시간'이라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소비자에
브랜드가 강력하게 인식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기간을 감안하게 된다면,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폭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동서식품의 '맥심'이란 브랜드는
'습관성 구매'라는 강력한 프랜차이즈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 광고판촉 몇 번 해서 쉽게 가질 수 있는,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죠. 지속적인 투자과 오랜 기간동안 치밀한 브랜드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겨우 만들어질까 말까한 자산입니다.

신규업체가 동서식품같은 프랜차이즈 가치를 구축하려 한다면,
몇 년이나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까요? 3년? 5년? 어쩌면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영원히 불가능 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봐서 5년이 걸린다고 가정해 보지요.
이럴 경우 동서식품만큼의 프랜차이즈 가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6,000억원(=1,200 * 5)으로 산출됩니다.

이제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브랜드) 가치는 1,200억원에서
시간까지 고려하여, 6,00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과연 이것이 전부인가? 아닙니다. 6,000억원이라는 비용은
신규업체의 입장만을 고려할 때의 금액입니다. 이젠 동서식품의
입장까지 고려를 해봐야겠지요.


신규업체가 진출할 경우, 동서식품은 가만히 있을까요?
인스턴트 커피시장은 동서식품의 독점시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서식품 입장에서는 신규업체가 들어오자마자
쫓아내버리는 것이 장기적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겠지요.

신규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해 동서식품은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릴 겁니다. 치열한 경쟁은 경쟁비용을 늘리게 되고 수익성을
갉아먹게 됩니다. 이것은 경쟁이 치열한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 하이트맥주와 OB - 하이트맥주의 02년도 영업이익률은
01년도에 비해 무려 5%나 하락하였는데, 이는 광고선전비의 대폭적인
증가에 기인합니다.)

이에 따라 신규업체가 지출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은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시장 상황도 감안해야 겠지요. 인스턴트 커피시장은
라이프사이클 상, 성숙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확히는 완만한
성장을 하면서 커피믹스가 인스턴트 커피를 대체해 나가고 있지만요)

성숙기는 전체 파이가 더 이상 커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개별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 남의 파이를 빼앗아와야
한다는 시장쟁탈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성장기가 모든 기업들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win-win 시장이라면
성숙기는 남의 파이를 빼앗아야 성장할 수 있는 zero-sum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신규업체로서는, 동서식품의 고객들을 빼앗아와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단기적으로는 동서식품 이상의 경쟁비용을
지출해야 어느 정도의 마켓쉐어를 차지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 정체된 시장이라는- 외부상황 또한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
가치를 극대화시켜주는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기간을 고려한 브랜드 자산 구축비용. 여기에 동서식품의 반격,
그리고 마켓셰어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감안한다면 신규업체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

즉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 가치는 6,000억 원을 훨씬 상회하게
됩니다.초기투자비용이 어마어마하지요.

게다가 동서식품의 시장지위를 감안한다면 신규업체의 투자회수기간
- 이익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 정착하기까지의 기간 -
은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회수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에 비례해서 지출금액은 계속 늘어만 가지요.

오히려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퇴출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워렌버펫은 얼마나 손해를 볼 것인가로 프랜차이즈 강도를
가늠하였습니다.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경쟁하고자 하는 기업과
동급의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기까지 얼마나 퍼부어야 하는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동서식품과 경쟁하려고 한다면 최소한 6,000억원은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한다면 이는 1조원 가량으로
늘어나겠지요. 그러나 이 정도의 자금을 퍼붓고도 동서식품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기엔 부족할 겁니다.

동서식품의 프랜차이즈 가치.
즉 진입장벽의 강도는 1조원을 상회한다는 얘기지요.

~~~~~~~~~~~~~~~~~~~~~~~~~~~~~~~~~~~~~~~~~~

1조원의 진입장벽이란..

동서식품의 유형자산+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현금)이
3000억원 가량입니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이 1200억원이라면,
신규업체가 초기에 진입할 때 드는 비용은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대략 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1조원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면 이제 남은 돈은 5,000억원
가량이 되겠지요. 신규업체로서는 이 5,000억원을 다 소진할 때까지
'시장에서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최대의 관건이 됩니다.



여유자금 5,000억원을 추가로 다 퍼부어도 시장에 정착하지
못 한다면 퇴출 당할 것이고

시장에 정착해서 고정적인 마켓쉐어만 어느정도 확보해 놓으면
향후 지속적인 매출발생으로 계속 자금(현금흐름)이 유입됨으로써
영업활동을 해 나갈 수 있겠지요.



만약 시장에 정착한다면.. 또 2가지의 경우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case 1 : 어느 정도의 마켓셰어는 확보했지만 동서식품에 비해서 여전히 열세일 때

절대적 매출규모에서 차이가 벌어진다면 자금력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첫째로 규모의 경제의 실현이 어렵기 때문에 제품의 단위 당
cost는 동서식품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죠.

둘째로 5,000억원이라는 여유 자금 분이 있어도 마케팅비용
(+ 그외 여러 비용)을 고려해 볼 때 금방 소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이후로는 매출에 의존하여 여유자금분을
조달해야 하는데 절대적 매출규모 열세로는 경쟁하기가 어렵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case 2 : 동서식품과 대등한 마켓쉐어를 차지했을 때

실현가능성이 적지만.. 이렇게 될 경우에도 신규업체로서는 여전히
위험부담이 큽니다. 동서식품의 연간 이익규모는 1,000억원 입니다.

동서식품과 대등한 마켓쉐어를 차지하게 된다면?

이익규모는 절반인 500억원으로 떨어지겠지요. 그러나 하이트맥주와
OB의 경우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 경쟁비용이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것은 수익성을 갉아 먹는다는 의미이고 500억원 이하의
이익을 내게 된다는 뜻이죠. (가격전쟁까지 일어날 경우 수익성은
더욱 낮아지게 됩니다) 게다가 동서식품의 자금력을 감안해본다면
경쟁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런 가능성들이 의미하는 바는, 신규업체가 1조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하고서도 5%의 이익률도 내기가 어렵다는 뜻이 됩니다.
또한 경쟁이 장기화되면 장기화될수록 투자회수기간도 길어지게
되구요. 이것은 추가적인 자금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신규업체가 대등한 마켓쉐어를 차지할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에 진입을 꺼리게 됩니다. 이러한 투자위험성
(투자회수기간, 이익률)이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게 되지요.



case 3 순식간에 동서식품을 추월할 경우

이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브랜드 로열티, 유통환경, 라이프사이클, 제품 특성, 필요한 자금력..
여러 요소들을 감안할 경우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겠지요.
그래서 이 경우는 제외입니다.


종합적으로 어느 케이스로 보나 1조원의 자금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주먹구구식 계산이긴 하지만
직관적으로도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프랜차이즈 가치가 1조원 이상이다'
=> 이런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요점은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 '신규업체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상대다', '신규진입은 위험성이 너무 크다'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 입니다.

수치는 단지 가늠할 수만 있으면 되겠죠

'브랜드 파워가 있다.'
'기술력이 있다.'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이런 애매모호한 말로는 그 기업의 진입장벽이 큰지 작은지
파악하기엔 그 근거가 빈약하고 불충분하거든요. 사실 이렇게
수치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분석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겠지요.

진입장벽을 파악하려면 무엇보다도 다양한 시나리오와 경험에
기반한 결론이 필요하고..이걸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워렌버펫이 '투자대상은 잘 아는 제품,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은
이걸 두고 말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