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원숭이 기르는 사육사가 있었다. "너희들에게 나누어 주는 도토리를 앞으로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朝三暮四]'씩 줄 생각인데 어떠냐?" 그러자 원숭이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 '아침에 도토리 세 개로는 배가 고프다'는 불만임을 안 저공은 '됐다' 싶어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朝四暮三]씩 주마."
그러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원숭이에게 주는 도토리의 갯수는 어느 쪽이 많은가? 아침 4개 + 저녁 3개? 혹은 아침 3개 + 저녁 4개? 이 답을 알기 위해서는 아침만 비교하거나 저녁만 비교하면 원숭이 I.Q. 가 되어버린다.
초등학생도 원숭이 입장에서 어느 쪽이 유리한가 비교하려면 아침과 저녁에 먹는 도토리를 합쳐서 비교해야한다는 것을 안다.
아래의 기사를 분석해보자. 진실은 무엇이고 진실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경기지표 '추락'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무려 7.3%나 줄어들었다.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3년 5월의 -0.8%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이고, 감소폭도 환란직후인 지난 98년 10월에 기록한 -8.8% 이후 무려 6년 4개월만에 최대다. 또 생산제품 출하도 6.1%나 줄어 역시 98년 10월의 -11.3% 이후 최대 감소폭을나타냈고 설비투자도 3.6% 줄어 한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건설은 민간부문의 부진으로 2.0% 줄었고 건설수주는 무려 20%나 감소해 정부가 체감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지목한 건설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더했다. 이밖에 도소매 판매도 설 영향으로 소매업에서는 증가했으나 (6%) 자동차 판매 및 차량연료, 도매업 등의 부진으로 1.6% 줄어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나타났다. 통계청은 그러나 지난달 각종 생산지표가 이같이 부진을 나타낸 것에 대해 조업일수 감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나친 경기 비관론을 경계했다. 실제로 올 1,2월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설비투자도 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소매판매는 2.3% 줄어 민간소비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조업일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일이나 감소했다"며 "1,2월 합쳐도 조업일수가 하루 정도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상승 불구, 경기전망 오리무중
정부는 올들어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복세가 완연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로 향후의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전년동월비가 지난 1월 무려 10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선뒤 지난 달에도 전달대비 0.2% 포인트 올라 2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선행지수는 통상 실물경기와 3~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다"며 "연초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것은 이르면 2.4분기 혹은 3.4분기에 국내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진실:
1.올해 1,2월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5.3% 늘어났다. 도소매판매는 2.3% 줄었음.
2.작년은 1,2월이 60일이었고 올해는 59일임. (1.7%의 차이)
3.결과적으로 올해 1,2월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비 4.9% 증가했음. 설비투자는 7.0% 증가. 도소매 판매는 0.6% 줄었음. (기간 환산 후)
다음의 예측을 보자.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조업일수 단축과 기저효과를 감안해 2월 지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산업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실망스럽다"며 "이런 추세라면 1.4분기 성장률이 2% 대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위의 진실 3가지를 고려하면 위 연구위원의 예측은 전혀 근거없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실망스런 경기지표 확인 때문이라면 정말 허술한 통계분석에 기인한 한 편의 코미디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최소한의 산수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제분석을 맡기지는 말자.
그리고 위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한다.
◆1.2월 산업생산 급증: 설비투자 '급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