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일과가 동네근처의 시립도서관에 가서 빈둥거리기인데,
의외로 놀란것은 시립도서관에 나말고도 빈둥거리는 사람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주: 빈둥거리다는 좋은 뜻으로 썼읍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것은 40대~60대의 사람들로 대부분 무언가를 읽고 있는데,
특징은 암기용 연습장이 없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현재 중간고사기간인 것 같은데,
중학생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이 눈에 뜨인다.
그런데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나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필자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대학원 2년
도합 18년이란 긴 세월을 오래된 텍스트를 오래된 방식으로 공부했다.
그 텍스트를 배우면서 현재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것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나의 18년은 주로 단한가지를 위한 삶이었다고 느껴진다.
"증"을 위한 삶
"증"을 위한 삶이란,
초중고 12년은 대학입학 합격"증"을 위한 삶이었고,
대학, 대학원은 회사입사 합격"증"을 위한 삶이었다.
그동안 텍스트를 공부하는 방식이란,
연습장에 무조건 쓰면서 외우는 것이다.
필자는 중고등학교때부터 암기과목은 치를 떨었다.
그리고 현재도 영어단어 아는것이 별로 없다.
외우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역시나 나의 생각은 맞았다.
외우는것은 "증"이 획득된 다음에는 없어진다. 모두
그리고 이 "증"이란 것이 인생살아가는데 크게 도움은
안되는것을 깨달았다.
"증"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이란 계속해서 있기때문이다.
필자생각에는 필요없는것을 계속 누가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제 필자는 "증"을 따기위한 텍스트는 보지 않는다.
그런것은 암기하지도 않는다.
혹시 모르겠다. 1~2달 쉬엄 쉬엄하면서 그냥 주는 "증"이 있다면 몰라도..
(운전면허"증" 같은거)
암튼 시간낭비다.
필자의 "증"을 위한 18년 공부가 진짜로 시간낭비였음이 최근에 밝혀졌다.
왜냐하면 이 순간 필자는 백수이며,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투자라는 매우 재미있는 텍스트를 만났다.
사실 필자가 18년동안 투자를 배웠으면,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워렌 할아버지 못지 않았을 것이다.
재정독립은 옛날에 이루었을 것이다.
지금쯤 아마 양재동의 현인쯤 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필자가 18년동안 교육받으면서 이런지경에 도달한 것은
오래된 텍스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텍스트라는것은 방향이 먼저다.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온갖 텍스트를 줘봐야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젊은이에게 텍스트란 단 한가지다.
방향성을 깨닫기 위한 텍스트
그리고 방향을 깨달은 자에게 텍스트란 필요없다.
왜냐하면 방향 그 자체가 텍스트이며,
그는 스스로 텍스트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년도별 어떤 사건이,
몇년도에 일어난 것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옆에 있는 학생은 이 순간 이것을 열심히 연습장에 적고 있는데,
그것이 진짜 역사란 텍스트를 공부하는 것일까?
필자의 텍스트가 지금 투자가 아니라,
역사였다면 이런 텍스트는 선택하지 않았고,
외우는 연습장은 필요없다.
그보다 서점에 가서 진짜 재미있는 역사책,
대가들의 사상이 담긴 역사책을 사서
재미있게 읽다가 흥미있는 부분에 몇 줄 그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진짜 역사가 나의 텍스트라면
나는 서점에 출간된 거의 모든 역사책들을 섭렵할 것이다.
나의 아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먼저 찾고,
텍스트를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고 싶다.
인생은 짧기 때문에 18년이란 시간을
낭비하게끔 하고 싶지 않다.
필자의 아들 봉구가 만약 투자가로 살고 싶어한다면,
훌륭한 텍스트는 바로 앞에 있으니 엄청난 행운아다.
필자는 대안학교가 좋아보인다.
근데 무척이나 비싸다.
음..
옆의 학생은 이제 다음 년도로 넘어가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때 역사를 무척 못했었다.
그런데 현재는 역사가 참 재미있다.
왜 고등학교 선생들은 아이들에게 역사가 재미있다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을까?
음.. 참 재미있는데..
숫자나 외우고 있으니 참 불쌍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