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돌파하면서 가장 흔하게 듣는 얘기는 아마도 “경기회복 기대감...” 아니면 “...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배경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시각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장세와 앞으로의 전망을 잘못 짚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지금의 주가 상승이 경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경기가 더욱 좋지 않았던 지난 해 중간부터의 반등 장세는 무엇인가. 경기와 주가 흐름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이제 금방 주가가 떨어진다고 하든지 아니면 이제 금방 경기가 회복되리라고 한다면 이는 한 번 잘못된 판단을 계속 합리화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주가와 경기 사이에 그런 괴리가 있다면 다른 이유가 없는지 찾아봐야 한다. 흔히 주가는 경기를 미리 반영한다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주가는 기업 이익을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지금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좋은 재무구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이익을 창출한다. 한편 국민경제 전체를 볼 때 금융자산에 대한 반대급부인 이자 소득과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인 임금은 결코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 경제의 부가가치 원천 중 기업이익만이 유일하게 급성장하고 다른 요소는 정체된 것이다.

이러니 기업 이익을 반영하는 주가는 올라도 되고 경기는 나쁠 수 있다. 더구나 이익이 증가한 다음 웬만한 악재에도 버티면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니 주가가 안 오를 재간이 없다. 게다가 시스템 리스크를 불러올 악재도 가시권에 없다. 달리 표현하면 지금의 주가 상승은 한국 경제 양극화와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 이동이라는 메가 트렌드의 다른 표현인 셈이다.

유동성도 기업 이익 전망이 좋으니까 유입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을 잡았다고 부동산 투기하던 자금이 주식 시장에 들어 올 가능성도 낮지만 설령 들어온다고 해도 그 투기적 속성 때문에 별로 반갑지 않은 것이 지금의 시장 상황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주가상승은 기업이익 증가와 안정성이라는 토양 위에서 새로운 투자 패턴의 정착으로 인한 양질의 유동성 유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 1-2년 이점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장기 상승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머니투데이: 조홍래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