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터넷산업 화두는 'M&A'
 
 임동욱 기자 |  05/25 15:36 | 조회 1610

올해 인터넷산업은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스닥시장 전문애널리스트들의 모임인 코스닥발전연구회는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인터넷 산업에 대한 현황 및 전망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강록희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산업 내 부정적인 요인들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며 "경기 순환 사이클 상 1순환주기를 마친 인터넷 산업은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2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강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업종에서 가장 중요한 인터넷 트래픽이 올해 들어 회복세로 전환했다"며 "인터넷 업체 간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지금껏 활발히 진행되면서 앞으로 부익부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자연적인 독점 현상이 발생하고, 인터넷 산업 내 구조조정으로 인해 선발업체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강 애널리스트는 "네트워크 효과란 인터넷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를 선호하는 경향"이라며 "인터넷 경제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로 부문별 선두기업인 NHN, 엔씨소프트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장지배력을 높이려는 인터넷 업체들의 노력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배경 속에서 앞으로 인터넷 업체간 M&A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올해 인터넷 산업의 화두를 'M&A'로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 선두인 NHN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것은 실적모멘텀을 노린 선취매일 뿐만 아니라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NHN은 검색광고와 게임부문 등 각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업종 중 가장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3월 충분한 자금을 쥐고 있는 모기업 둔 야후코리아가 NHN을 인수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당시 NHN주가가 들썩였다. 그러나 NHN측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강력히 부인, 피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인터넷산업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우호적 또는 적대적M&A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날 기준으로 NHN의 외국인 지분율은 49.99%로 전반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NHN 경영진의 우호지분은 약 20%선에 불과한 수준이다. 만약 자금력이 충분한 야후가 외국인 지분을 블록 매매로 넘겨받는다면 경영권 이양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외국인 지분율이 54.41%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사례와 인터넷 업종은 핵심인력이 떠나버리면 껍데기만 남아 적대적 M&A가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했던 사례를 돌이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베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던 옥션을 외국인 투자펀드 등으로부터 블록매매로 매집했고, 이 후 공개매수를 계속해 완전 자회사로 만든 바 있다. 또 옥션은 이베이가 인수한 후에도 실적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우호적 M&A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NHN의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는 4대 주주 엠플레이는 비상장 게임전문회사 넥슨과 창업자 김정주 회장이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진간 친분 및 지분 구조를 고려할 때 양 사가 서로 합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다소 이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10~20대를 노린 게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넥슨과 상대적으로 대박게임이 없는 NHN이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엠파스, CJ인터넷, KTH, 네오위즈 등도 M&A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검색시장의 신규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진 까닭에 M&A를 염두에 둘 때 검색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엠파스의 매력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검색포털 마이엠 사업을 접고 '넷마블'만을 보유한 CJ인터넷과 '파란'의 KTH도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업체를 인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아직 이같은 M&A움직임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관찰할 때 설득력이 있다"며 "코스닥시장에서 주도주로서의 힘을 잃었던 인터넷업종이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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