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급락했다.

주식이던, 아파트던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는것은 당연지사지만, 그간 끝없이 오르기만 할 줄 알았던 주가가 하락하자 시장창가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으례껏 그렇듯이 불과 지난주 까지만해도, 리레이팅을 외치던 목소리들은 잠복하고, 어느새 글로벌 증시의 하락과 고유가, 원화강세. 증국의 위안화 절상우려등이 이제 막 발생한 악재인양 하락의 이유로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분석이나 전망이란 이런것이다.

같은 주제를두고 주가가 상승 할 때는 원화강세는 내수부양의 효과가 있고, 우리 기업들의 가격결정력의 증대로 수출에도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며, 유가 역시 그간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제 상승률은 높지 않다는 분석에, 위안화 절하는 올해안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던 그 자신만만함은 어느새 멀리로 달아나버렸다.

한가지 의미심장한 일은 또 하나있다.

지난해 내내 주가하락을 주장하던 모 증권사 리서치 헤드가 손을 들었다, 시장의 마지막 약세론자로 불리던 그가 드이어 자신이 시장을 잘못 보았다고 항복한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증권사는 그 리서치 헤드를 경질했다,

사실 시장의 조정신호는 여러가지였다,

약간 시니컬하게 이야기하면 시장의 마지막 약세론자가 손을 들때, 바로 그때가 소위 합창반대의 법칙이라는 "뻬따꼼쁠리"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는지 모른다,

이렇듯 주식시장에서 분석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이제 주가가 조정받자 소위전문가들은 즉시 추가조정론에, 당분 이젠 달러캐링 자금 유출과 싱가포르투자청의 투자금 회수까지 그야말로 상상가능한 모든 악재들을 들고나오면서 추가하락에 배팅을 한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이 이렇게 몰려다니는 습성을 잘 살피면 의외로 길이 보인다,

시장의 강세국면에서는 "이쯤이면 설마,이쯤이면 진짜"하는 바로 그순간 주가는 "어어"하면서 계속 오른다, 이럴때 대부분의 예상은 "이제는 설마,이제는 설마"하다가 "이제 정말 계속 오르는구나,," 라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실 맹점은 그기에 있다,

사실 참가자 전원이 "더 오르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지점은,거꾸로 주식시장에 참여 할 가능성이 있는 참가자는 다 참가했음을 의미하고 (현금 보유자의 비율이 감소), 그것은 곧 더이상 머뭇거리면서 돈을 움켜쥐고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뻬따꼼쁠리 국면에서도 두가지 다른점이 있다.

먼저 강세장의 종료지점에서 본격적인 하락국면이 연출될 때는 주가가 하락을 해도 아무도 그 하락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가 재상승을 위한 조정을 받을 때는 시장 분위기가 금방 급변한다, 다시말해, 시장의 가용자원이 전부가 동원된 상황에서는(총 유동성의 소진) 정말 더이상 짜낼 수 없는 유동성의 한계로 인해 기대심만 남지만, 모든 사람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할지라도 아직 그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이 남아있을 때는( 총 유동성이 남아있을 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잠재의식속에는 여전히 시장의 하락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뜻이된다,

즉 상승의 극점에서는 하락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상승 추세중의 조정에서는 오히려 하락을 두려워하고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시장이 이제는 이제는하고 버티다가 어느순간 무너지면 모두가 정말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금방 불안에 휩싸이지만, 사실 이 국면은 여전히 유동성이 남아있어, 일정 수준에서 반등하지만, 전원이 참여해서 가용자금을 모두 쏟아부은 시장이 무너지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게된다.

때문에 지금처럼 시장참여자들 전부가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상승한 시장에서는 급락에 대한 두려움은 버려도 좋다, 당분간 단기매물들이 쌓여 주가 반등을 억누르더라도 어느시점에서는 반드시 저가 매수가 유입되고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조심해야 할 때는 모든 투자자들이 참여해서, 모든 가용자금을 투입했을 때다, 이때는 거래대금 회전율이 급증하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급등한 상태에서 지수 10%를 올리기위해 과거에 1조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10조가 필요한 상황인데 고금리로 은행의 대출이 서서히 한계에 부닥치기 시작하는 지점, 바로 그때가 진짜 고점이다,

주가는 그렇게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오르면 굴러 내리고,굴러내리면 다시 밀어 올린다,

다만 모멘텀 차원에서 우리가 얻을 힌트가 한가지 있다면,끊임없이 돌을 밀어 올리다가 되밀리기 직전에는 움직임이 멈춘다는 것이다, 하늘로 공을 던져도 어느순간 공이 하강하기 직전에 공이 허공에서 정지하는 순간이있고, 산으로 돌을 밀러 올려도 될밀리기전에는 바위가 멈추어지는 시점이 있다,

이것을 모멘텀 차원에서 이해하면, 고점의 이격이 하락하고, 시세의 각도가 느슨해지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을 되짚어서 잘 살펴보면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보면 사실 지표는 이미 경고신호를 내보내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애써 무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비관 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한대로 시장은 다시 움직인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다만 다음에 움직이는 방향성은 지금 우리모두가 "이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금 열광하는 주식이 아니라, 지금까지 소외된 전혀 새로운 종목군에 의해 결정 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자,,

필자 생각에는 전기전자,자동차,지주회사,은행,이 정답일 것 같지만, 그것도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2005/03/16 시골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