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척 친한 고등학교 동창과 만나서 밤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도 전부터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인데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실제투자에 들어갔습니다.
기술적 분석을 선호하는 친구라 저와는 여러가지면에서 접근방식이 틀리지만,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배움보다는 만남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몇몇 안 되는 친구이기도 하지만요
어째건 그 자리에서 몇몇 종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중 이야기가 나온 종목이 레인콤이었습니다.
최근 기관쪽에서 나오는 엄청난 물량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데
최근 차트 흐름상이 좋아보인다고 하더군요.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월 실적발표도 예상보다는 양호할 것이고,
최근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한 전자사전의 인기도 좋고
향후 중국 시장의 진출시도 애플사보다는 유리할 것 같다는 예상을 하더군요.
그 때 제가 생각했던 레인콤 혹은 MP3시장 전반에 대한 제 생각을 말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요즘 MP3를 보면 제가 중학교 때 용산전자상가에서 사던 워크맨이 생각납니다.
당시 음악 듣는데 별로 관심이 없던 저 조차도 인천에서 직접 용산까지 가서
국산 워크맨의 몇 배가 비싼 일제워크맨(주로 AIWA, Parasonic 등)을 샀습니다.
일제라고 해서 저같은 소비자로서는 큰 차이를 구별할 수 없는 성능차이에
불과 2년 남직 정도면 고장나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국산 워크맨에 비해 몇 배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없음에도
샀던 워크맨이 어느순간부터 우리주변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과연 MP3는 워크맨의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MP3의 미래와 관련해 최근 시사점을 주는 것이 디지탈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디카의 인기는 꽤 높지만 최근 카메라폰의 경쟁적인 출시로
고화질의 디지탈 사진을 원하는 몇몇 고급 소비자들을 뺀
나머지 일반적인 대다수의 디지탈 카메라 수요자들은
카메라폰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디지탈 기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귀찮은 일이죠. 만일 하나로 여러기기를 통합할 수 있다면 무척 좋은 성능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겠죠. MP3도 결국 핸드폰의 통합화에 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핸드폰이 뮤직폰 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최근 몇년간에도 MP3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는 점을 볼 때 이러한 지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최근의 상황 변화는 핸드폰의 음악기능 강화라는 흐름을 가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바로 음원시장의 본격적인 유료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MP3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무료로 고음질의 컨턴츠를 다운받을 수 있었던 인터넷 환경에 기인했습니다. 그래서 음악컨턴츠의 제공업체는 별로 돈을 못 벌고 그러한 음악을 제공하는 하드웨어업체인 MP3제조업체들이 큰 돈을 벌었죠. 하지만 앞으로는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 음원 시장이 탄생하면서 이 시장을 장악하는 컨턴츠 유통기업이 이윤의 핵심을 챙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음원유통시장의 강자는 누가될까요? 바로 이동통신업자들이 될 것입니다. 이들은 광범위한 소비자들과의 연결망을 장악하고 있고, 막강한 자금력도 있으며, 기존의 서비스를 보완발전시킬 수 있는 서비스이며, 최근 정체된 통화료 시장에 성장성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최근 이들은 멜론, 뮤직온 등의 브랜드로 음원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음원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도 여러다양한 업체들과 일일히 접촉하기 보다는 몇몇 거대 이동통신업체들하고만 거래하는 편을 선호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좀 더 진행된다면 MP3 시장은 지급처럼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상상이 먼 미래의 일일까요? 레인콤이 MP3시장의 축소라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도 지금처럼 계속 잘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의심들이 레인콤에 선듯 손이 안 가게 합니다.
전에 올린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이동통신업체들이 커넥터형 기업으로 이동형 컨턴츠 제공이라는 시장에서 그 영향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면 레인콤의 피해가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에 대한 제 개인적인 답은 SKT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