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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원]풀무원,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
씨바들아! 2004.11.5.금요일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독극물사건'은 어려울 때 지킨 윤리경영 원칙이야말로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됨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이다. 1982년 시카고에서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독극물이 주입된 타이레놀을 복용해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시카고 지역에 배포된 타이레놀을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 이 당시 CEO였던 Jim Burke는 FDA의 권고를 넘어서 시카고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배포된 약품 전량3,000만병, 약 1억달러 어치를 회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사건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는 타이레놀 제품을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소비자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타이레놀은 이 회사의 견강 매출액의 7%, 이익의 17%를 차지하는 주력상품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조치는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한 결정이었다. 사건 직후 35%였던 시장점유율은 7%까지 떨어졌으나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회사가 절대절명의 위기 일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건을 공개하고 사태를 수습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존슨앤존슨의 윤리적 태도를 신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뀌게 되었다.
1998년에서 1999년 약 1년동안 소비자보호원이 수도권에 유통중인 두부 22개 제품을 수거하여 GMO(유전자조작식품)의 유통실태를 파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재조합 농산물의 안전성 논란이 지속화 되었었고 그 논란의 중심은 콩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96년부터 상당량의 GMO농산물이 수입되고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이 다소비 됌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표시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었다. 이리하여 소비자보호원이 유럽연합이 사용하고 있는 PCR시험법을 이용하여 정성적(성분이 있다없다만 확인가능함)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두부의 경우 22종의 두부제품 중 18개 제품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었다. 그리고 "국산콩 100%"라고 표기한 6개 제품중 풀무원 제품에서도 GMO성분이 검출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보호원이 "유전자재조합농산물 및 식품의 유통현황에 대한 시험검사결과"로 언론에 공표하였다. 그런데 풀무원이 "100%국산콩만을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풀무원 두부에서 GMO가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기업이미지 저하 및 급격한 매출감소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한국소비자보호원 검사방법의 문제점을 들어 10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풀무원이 소비자보호원을 상대로 106억원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장한 심정과 주장을 요약해본다.(2003년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주관 간담회에서 풀무원이 제출한 자료에 근거함)
당시 2명의 주부들이 풀무원이 생산, 판매한 두부에서 유전자조작콩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보원발표를 접하자 100%국산콩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며 풀무원을 상대로 각각 1천5백만원의 위자료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결국 풀무원은 이런 소비자들의 동요를 핑계삼아 소비자 보호원 흠집내기 초강경책을 내놓은 것이다. 1999년에서 재판이 끝난 2003년까지 지리한 법적 공방이 시작되었다. 그럼 재판과정상 쟁점과 풀무원의 주장을 요약해 본다. 하지만 이미 PCR 방식은 유럽국가들이 공동인증하여 1998년부터 이미 실시하고 있는 실험방식이었으며 당시 우리나라에는 GMO 가공식품에 대한 근거규정조차 없는 상태였다. 검출방식이 등재될리는 만무했다. 하지만 2000년 농림부와 식의약청이 PCR 방식을 기본으로 GMO검사법지침이 확정되었다. 물론 소보원은 재판과정중 보관하고 있던 미개봉시료를 국내 연구소와 미국연구소까지 보내 외화를 낭비해가며 증명해야만 했다. 2003년 5월 30일 풀무원 소송변호인단인 태평양 법무법인에서 소보원 실험결과를 전적으로 승복한다는 조건으로 취하서에 동의함으로써 3년6개월을 끌어온 106억원 손해배상 소송은 끝이나게 되었다. 그럼 소취하를 왜 했는지 풀무원의 입장을 들어보자.
물론 그동안 풀무원이 소송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소보원의 실험결과 발표 직후 5대일간지에 소보원실험 비판 광고를 실었다.그리고 마지막엔 106억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억울하고 피해당한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 그동안 윤리기업으로서의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소 취하서'에 "기업이미지와 매출액도 피고의 시험검사 결과 발표 당시 수준으로 회복 또는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소송진행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을까!
하지만 풀무원의 소 취하는 소비자보호원의 실험결과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결국 당시 풀무원을 상대로 소비자가 제기한 "허위표시로 정신적 충격"에 대한 소송에서 법원은 1백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물론 풀무원은 법원의 조정결과를 받아들여 위자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일반 두부보다 2배나 비싸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을 위해 풀무원 두부만을 고집한 주부들이 어디 2명뿐이냐. 그리고 수입콩이 함유되어 있었으면서도 국산콩100%라고 속여 판매한 것에 분노하지 않을 소비자들이 누가 있었겠나? 위자료 100만원 받을 만한 소비자가 어디 2명뿐이랴. 하지만 풀무원의 능숙능란한 언론통제와 1년예산을 통째로 날릴 만한 엄청난 손해배상소송 에 전전긍긍하던 소비자보호원이 위축될대로 위축되어 소비자정보를 알리지 않은 탓에 적절한 소비자대응을 하기가 어려웠다.
풀무원은 1981년 압구정동에서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이라는 조그마한 야채가게에서 시작했다. 1984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에 지금은 매출액 기준 약 3천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풀무원 전에는 두부나 콩나물은 그냥 시장 어귀에서 누가 만드는지는 알 수 없는, 그냥 시장에서 사 먹는 '두부'와 '콩나물'이었다. 근데 풀무원이 처음으로 브랜드 있는 두부나 콩나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포장 두부와 콩나물에 있어서는 거의 독점과도 다름없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품목에서 보다시피 두부는 풀무원의 핵심수익원이다. 전체 매출 비중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브랜드 두부와 콩나물로 중견기업이 된데에는 웰빙이라는 소비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장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광고와 홍보를 통해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있는 식품을 만든다"라는 사람과 자연과의 약속을 기업경영 원칙으로 천명했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제품을 직접 선전하는 광고는 없다. 제품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제품 하나하나 광고를 하는 것보다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하는 편이 더 나은면도 크겠지만 식품을 다루는 기업이다 보니 특히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윤리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훨씬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주효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을 타사 제품들보다 높여도 소비자들은 그만큼 더욱 안전하고 신뢰가 있도록 믿게 했고 그 또한 성공했다. 나 또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풀무원은 무슨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친환경적 기업의 대표주자쯤으로 인식하기도 했었다. 그러한 생각은 나뿐만은 아니였으리라. 근데 이렇게 배신을 땡길 수 있는거냐? 풀무원이 두부에 이어 이번엔 녹즙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독자제위들도 알고 있을테지만 KBS에서 단독으로 풀무원에 유기농케일을 납품하던 농민이 사실은 유기농이 아니고 농약을 친 일반 케일이었다라고 양심선언을 해 버렸다.
근데 풀무원은 이번 건이 가슴 설레이면서도 실제로는 아프기만 한 첫경험도 아니고 벌써 소보원이랑 다년간의 그렇고 그런 경험들이 있었다. 게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방에게 '어머 이런 일은 처음이야'라며 시치미 뚝 떼고 연기할 만한 농염함까지 갖추었으니. 일단, 5대일간지(더 실었나?)에 억울하고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전면광고로 언론사들 다독거리고 두 번째는 '우리도 모르고 당하는 일이라며'시치미를 뗀다. 뭐 농민이 농약을 쳤는지 않쳤는지 같이 농사 짓는 것도 아니라며, 단지 인증서만 믿었을 뿐이라며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한다. 세 번째는 실험방식에 흠집내기다. 그리고 전문가다운 투로 농약검출실험에 대한 KBS의 비주류 실험을 부정하고 다시 실험하자고 한다. 네 번째는 뭐 소송되겠다. 그리고 이 억울함을 법정에 호소한다는 그야말로 대쪽같은 굴하지 않는 강경함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풀무원은 죄없고 하늘아래 꿀리는 것 없다는 자세로 소비자들에게는 아무 일 없으므로 계속 소비하란다. 그리고 맨 마지막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사실 KBS가 잘못이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기분이 살짝 나빠질라고 하는 것은 풀무원의 윤리경영이라는 것이 이 정도인가 하는 배신감이다.
최소한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도 풀무원을 시장점유율을 50%이상씩 올려준 이유는 뭔가 먹는 것가지고 장난치지 않는 기업일 것이라는 신뢰 때문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식품의 안전에 대해서는 자연과의 약속이라고 떠들어대는 기업의 높은 윤리경영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근데 5년전 있었던 소비자보호원의 수입 GMO콩 사건하며 이번의 유기농녹즙 파동하며 그 대응방식이 윤리경영을 지향한다는 기업의 대응방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불리한 내용은 어떻게든 초기에 모면하고 나중은 책임없이 덮어 버리는 전형적인 비윤리적 기업의 대응방식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왜 덮어놓고 억울하다. 잘못없다고 단정짓는가? 제대로 조사부터 해야하는거 아닌가? 사실 녹즙문제가 처음은 아니지 않은가? 2001년도에 유기농녹즙(그것도 이번에 문제가 된 신선초녹즙이었다.)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반세균이 검출되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그때도 별 대책없이 유야무야 그냥 뭉기고 넘어갔잖아!. 글구 유기농재배를 하더라도 처음부터 유기농인증을 주지 않고 유예기간 3년을 두는 이유는 토양과 토질이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아무리 농약을 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토질이 이미 농약으로 산성화되었기 때문에 유기농인증이 되지 않는게다. 그런데 2001년 당시 풀무원이 밝혔다시피 유기농인증도 안받은 농가에서 케일을 들여와 녹즙을 만들었다매. 그럼 유기농아닌거지. 이제와서 왜 억울하다며 오히려 유기농인증 제도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문제를 호도시키는 건가. 그리고 만두파동 때(억울하게 당한) 중소만두업체와 단무지 업체들을 죽이니 살리니 하며 목소리 높혔던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왜 지금은 잠잠한가? 비싼 돈들여 좋은 집에 좋은 환경에 웰빙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아이들 우리 남편들에게 두부나 콩나물 녹즙이라도 좋은 것으로 먹이자며 비싼 풀무원 제품을 선택했던 소비자들을 실망시키는 풀무원은 자연과 사람의 약속이니 윤리경영이니 뭐니하는 번드르한 광고만 해댈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딴지소보원 |
실험방식에 대해 흠집 내기.-먼저 풀무원은 PCR 실험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주장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GMO검출을 위한 공인된 실험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PCR 방법은 공인되지 않은 방법이기에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