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을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해 왔던 국내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이 내년에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내·외적 악재로 인해 소형열병합발전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업체도 늘어나 국내의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이 성숙기를 맞기도 전에 사그러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소형열병합발전사업에 참여했던 SK,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경제성과 영업 접근성 등의 어려움으로 손을 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소형열병합 설치 현황에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집계한 소형열병합발전 설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2건, 2005년 46건, 2006년 21건, 2007년(11월 기준) 20건으로, 2005년을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건설구분별 설치현황을 보면 아파트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27건(전체에서 84%), 2005년 40건(87%), 2006년 17건(81%), 2007년 12건(60%)으로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올해 소형열병합시설에 지원된 정책자금 지원도 ESCO자금과 절약시설 자금을 합쳐 161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364억1600만원에 비해 55% 감소했고, 지원건수도 올해는 단 7건에 불과해 지난해 28건임을 감안할 때 75%나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부문의 신규수요 창출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거둔 케너텍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총 5건의 입찰에 참여해 단 1건만 수주했고 하반기 들어 입찰진행중인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올 한해 총 계약건수는 3건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삼성에버랜드도 올해부터 아파트 분야의 영업을 전면 중단함에 따라 내년에 2~3건의 수주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천리 역시 올 들어 신규 수요처에 수주 계약을 체결한 건수가 없어 영업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후발 사업체인 포스콘과 벽산건설 등의 업체도 올 들어 수주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손꼽힐 정도로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내년도 국내 소형열병합발전 시장 규모가 올해의 절반 수준인 10건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한 관계자는 “올해 수주계약을 해야만 내년에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데 지금은 영업자체가 힘들다”며 “올해 시장이 얼마나 침체됐으면 다른 업체가 몇 건 정도 수주계약을 했는지 알 정도며 그 건수도 손으로 꼽을 만큼 작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형열병합발전사업이 침체되고 있는 요인으로는 △LNG요금과 전기요금간의 격차심화로 인한 경제성 감소 △재건축 시장의 침체 △정책자금 축소 △사후관리의 어려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 △정부 정책지원의 부재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건축 시장의 침체로 그 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아파트분야의 보급이 급격히 떨어진데다 열병합발전시스템의 주 연료인 LNG가격이 지난 2006년 471.26원/㎥(서울기준, CHP용)이었던 것이 올해 582.52원/㎥으로 1년 사이에 무려 23%나 뛴 반면 전기요금은 110～130원/kw으로 최근 2년간 동결수준이어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너텍 한 관계자는 “재건축 시장은 죽은데다 전기와 도시가스간의 연료비 격차는 갈수록 커지다보니 경제성이 좋을 수가 없다”며 “소형열병합 시스템의 특성상 경제성이 나쁘면 연료비를 줄이지 못하게 되고 결국 투자비로 쓴 정책자금에 대한 상환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소비자는 그 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천리 한 관계자도 “소형열병합시스템이 에너지절약이나 효율성 등 국가적 측면에서 분명 장점이 많은데도 정부는 정책지원마저 인색한데다 시장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사업자가 최소한 신규 수요처를 개발하는데 족쇄를 채우지는 말아야 하는데 관련법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