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평가` 도입돼 기업가치 제고 고민
- 계속되는 이 회장 `주가발언`에 신경 곤두세워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포스코(005490) 계열사들이 이구택 회장의 계속되는 주가 언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가 올들어 적극적인 계열사 관리를 표방하면서 계열사들 임원 평가 기준에 주가 기준을 넣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

이에 따라 그동안 주가에 그다지 신경을 써오지 않았던 상장 계열사들 입장에서 최소한 시장수익률 만큼의 주가는 유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모회사인 포스코의 주가 동향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16일 2007 포스코 아시아 포럼에서 자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에 대해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그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주가 상승이)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스코)주가는 적어도 50만원 가야하고,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를 높여 적대적 M&A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강조한 것. 포스코 주가는 16일 종가기준 41만5000원이다.

이같은 이 회장의 발언으로 신경이 곧추 서는 사람들이 있다. 포스코의 상장 계열사의 임원들이 그들.

이구택 회장은 지난 1월2일 시무식에서 `그룹`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회장이 "올해를 우리 포스코 그룹이 연결경영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언급한 것.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그룹`이라는 용어를 사용치 않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국내외 모든 계열사가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통일된 비전과 전략 하에 경영자원의 활용과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여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계열사와도 임원교류를 활발히 추진해 계열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임원들은 다시 포스코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임원 평가에 정량적 기준을 강화하면서 평가 기준에 기업가치 항목도 넣기로 했다. 상장사의 경우 기업가치는 곧 주가가 된다. 계열사 임원들은 이제 주가도 신경써야 할 입장이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포스코 그룹 상장사는 포항강판(058430)과 포스렉(003670), 포스데이타(022100), 삼정피앤에이(009520) 등 4곳.

삼정피앤에이는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48.8% 올라 가장 큰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포항강판은 20.9%, 포스렉은 17.5% 올랐다. 이에 비해 포스데이타는 17.9% 하락, 뒷걸음질쳤다. 이 기간 KOSPI지수는 10.8% 오르고 코스닥지수는 15.1% 올라 3개 업체는 시장수익률을 앞질렀다.

그러나 이구택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는 지난해말부터 지난 15일까지 36.6%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포스코의 주가 상승세를 앞지르고 있는 계열사는 삼정피앤에이 한 곳뿐이다. 포스데이타는 물론이고 시장수익률을 앞지른 계열사들도 `회장님의 회사` 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상장 계열사 한 관계자는 "상장 계열사들이 이전에는 기업가치에 크게 신경을 써오지 않았지만 올들어 사정이 달라졌다"며 "상장 계열사별로 IR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말 현재 포스코의 계열사 장부 평가액도 `어느 기업이 기업가치 향상에 적극적인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가 분기보고서상에 계상하고 있는 계열사 장부가액(지분 100% 환산 기준)은 포항강판이 2500억원, 포스렉과 포스데이타가 각각 1013억원과 1467억원, 그리고 삼정피앤에이가 521억원이다.

지난 15일 현재 포항강판의 시가총액은 1260억원으로 포스코 장부가 평가의 절반에 그치고 있고 포스렉은 109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포스데이타는 1467억원으로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1%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삼정피앤에이는 시가총액 652억원으로 장부가 평가액을 웃돌고 있다.

한편 이들 상장 계열사들은 모두 저유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측의 지분율이 60%를 넘어 유통주식수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상태. 실제 주권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한 포스데이타를 제외하고는 거래량이 상당히 적은 실정이다.

소형주의 경우 저유동성은 주가의 할인요소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 포스코 상장 계열사들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저유동성 해소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할 전망이다. 기업가치 개선의 부담이 있는 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기업가치 개선 활동에 나설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