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천연물 신약은 2001년 출시된 SK케미칼의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이다. 조인스는 위령선·괄루근·하고초 등의 나무·풀에서 추출한 물질을 혼합한 관절염 치료제다. 원래 민간에서는 위령선을 비롯한 3가지 물질이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 약대 김영중 교수는 "조인스 개발의 특징은 3가지 물질을 어떤 비율로 조합해야 최적의 약효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아냈다는 데 있었다"며 "민간요법에 과학이 접목돼 신약이 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조인스보다 1년 늦게 출시된 동아제약의 천연물 신약 '스티렌'은 위염 치료제이다. 쑥에서 원료를 얻은 스티렌은 출시 발매 이듬해부터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품목을 블록버스터로 구분한다. 스티렌은 꾸준히 매출 신장세를 보여 작년에는 8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녹십자는 자생한방병원과 공동으로 골관절질환 치료제인 천연물 신약 '신바로'의 임상 3상 시험을 최근 완료하고 2011년 출시할 예정이다. 신바로는 퇴행성 척추염, 관절염, 디스크 등 골관절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천연물 신약이다. 녹십자는 위염·위궤양 치료 천연물 신약인 'GC7101'도 개발 중이다.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GC7101'은 만성위염 및 위궤양 동물모델에서 점막 보호, 산 분비 조절 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벤처기업 ㈜KMSI와 함께 천연물 발기부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장기 복용에도 부작용이 없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관절염, 발모 촉진제 등 합성 약품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을 치료하는 천연물 신약도 연구 중이다.

유한양행은 천연물 신약 개발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 중이다. 경상북도·대구광역시가 설립한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과는 천연물 천식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올해 임상 2상 시험을 받을 예정이다.

광동제약은 천연물 치매 치료제 'KD501'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KD501은 현삼(玄蔘)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원료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