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개량신약의 명가로 통하는 한미약품이 요즘 뜨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동등생물의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 참여를 선언하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차세대 난치성질환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 이관순 중앙연구소장은 31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개량신약 개발 기술격인 ‘바이오베터’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왕 하는 일,  다른 기업들이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보다 더 우수한 개량신약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한미의 글로벌 비전을 제시한 것인데,  일명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이 바이오베터의 실체라 할 수 있다. 

랩스커버리 기술은 한미약품이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기술과 함께 신약 연구에 활용해온 대표적 개량신약 개발 기술 중 하나다.  오라스커버리가 주사형 항암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기술이라면,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약효지속 시간(약효 반감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이다. 두 기술은 앞으로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신약개발 무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관순 소장은 “바이오시밀러보다 성능이 좋아진 바이오베터도 일종의 신약개념”이라며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약효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준다”고 설명했다. 단백질이 기본인 바이오시밀러는 체내에서 약효가 금방 소실된다는 점에서 바이오베터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상 2상과 1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HM30181A+파클리탁셀)’과 ‘오라테칸’의 경우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반면,  지속형 바이오신약 ‘LAPS-GCSF’와 ‘LAPS-EPO’ 등은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현재 전 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이 중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GCSF’는 전임상 단계에서 일본의 제약회사에 기술수출됐다.

이 두 기술을 적용한 신약의 임상이 마무리되면 경구용항암제는 2011년, 지속형 바이오신약은 2013년부터 매년 한 두 품목씩 시장에 출시한다는 것이 한미의 계획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신약개발에서 만년 2위의 수모를 겪었던 한미약품이 글로벌 신약개발의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다.

▲ 한미약품 이관순 소장

이 소장은 “현재 한미에서 랩스커버리를 제품화하기 위해 4개 약물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바이오베터는 앞으로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지만,  제품에 대한 라이센스 인 또는 라이센스 아웃을 통해 쌍방향으로 글로벌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특히 “올해 말쯤되면 바이오베터를 포함,  전임상과 임상 대열에 있는 신약파이프라인을 10개 이상 갖게 된다”며 “이레사나 타쎄바 등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는 바이오 표적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 약물은 ‘HM7813B(코드명)’로 현재 식약청으로부터 IND 승인을 받고 임상 1상 진입단계에 있다.  

한미약품은 이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했지만, 최근 2년간 국내 제약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여 가지 의약품 중 수입약은 불과 7개 품목에 불과할만큼 자체 원료합성기술과 의약품 개발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2008년 업계 순위가 2위에서 3위로 밀리는 등 성장동력이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연구개발 투자와 경영진의 신약개발 의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석·박사급 등 전문연구인력이 300명을 넘고 이관순 소장은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령탑이다.  2003년 140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567억원으로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 연구개발비의 65%는 신약, 30%는 개량신약, 나머지 5%는 제네릭(복제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제네릭→개량신약→합성신약→바이오신약’으로 이어지는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전략이 제약회사의 발전 모델로 국내외 제약업계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