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전략"을 읽고,

지금은 크리스텐슨 교수의 "미래기업의 조건"을 읽고 있습니다.

후자는 아직 초입부에 불과하지만,

두권다 기존의 경영학에서 다루지 못했던 기업에서 혁신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기존생각과 다른 점이 흥미를 끌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혁신이라 하면 기존에 제공하지 못한 기능을 추가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여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기업의 조건"에 따르면, 고급 시장을 겨냥해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다 보면 기업들은 고객들의 필요 이상으로 성능을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초과만족은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수익성있게 차별화할 수 없는 범용화를 초래하여 성능 개선에 대해 추가적인 웃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제품은 너무 복잡하군. 게다가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등의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이 경우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히 삭제하고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고나서 여러분은 어떤 제품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제목에서도 나타났지만 핸드폰이 생각났습니다.

군대에서는 군사보안상 카메라폰이나 뮤직폰은 소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핸드폰을 찾으려고 보면 정말 하늘에서 별따기입니다.

기껏 찾으면 금방 품절이거나 아주 구형 모델이어서 잔고장에 A/S도 쉽지 않죠.

물론 아직도 고가의 핸드폰이 잘 팔리고 이를 선호하는 계층도 충분히 존재하지만,

연령적으로 중년 이상의 분들이나

업무특성상 카메라폰이나 뮤직폰 사용이 제한되는 곳,

혹은 문자서비스 이외의 부가서비스에 관심이 없는 고객 등은

기능만 많고 값이 비싼 핸드폰을 울며겨자먹기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현재의 고기능 고가핸드폰전략은 부가서비스제공에 열을 올리는 통신회사와

고이익률을 추구하는 핸드폰제조업자들의 담합에 의해서 형성된 시장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이 룰을 따를 필요는 없죠.

이런 면에서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해 배달함으로써 불필요한 기능없이 적절한 가격의 컴퓨터를 판매하여 미국 컴퓨터시장을 장악한 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최고의 인터넷망을 판매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생산시스템만을 구축한다면 기존의 망해가는 핸드폰회사를 이용해서

저가의 핸드폰을 대량판매할 수 있는 신시장이 열릴 수 있습니다.

군대나 연구소 등에 사내전용핸드폰을 대량공급할 길도 생기고요.

물론 이러한 전략은 기존의 핸드폰 빅3가 취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므로

신규업체들이 취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지만 충분히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 헐값에 인수를 기다리는 중소형 핸드폰회사를 인수해서

이러한 신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 가격은 15만원 내외면 적당할 것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