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이미 몇 수 앞을 내다본다.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언변조차 화려해보인다.
이런 경우 상대에 맞춰 나도 머리를 많이
굴린다고 해서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이럴 땐 1편에서 이야기한 피감사인의
입장이 되어보면 어떨까?
상대의 논리구조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다.
상대의 생각에 맞춰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상대하는 것이다.
상대가 뭘 말해도 뚱, 모호,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말이다.
상대방 게임의 법칙에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하려면 나와 상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내가 가진 유리한 점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상대방의 불리한 점과 두려워 하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마도 영악한 상대는 답답해서 돌아버릴지도 모른다.

주식시장은 그런 영악한 상대라고 볼 수 있다.
그 내공은 익히 우리가 보아왔던 것 처럼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그 힘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타이밍과 기습공격에 관한한 도저히 시장을
이기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장점에
맞서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아마도 백전 구십칠패정도는 될 것이다.
3%의 확률에 도전하려고 하는가?

좀더 확률높은 승부를 하자.
시장이 아무리 강하고 영리한들
시간이 되었다고 내 돈을 그냥 가져가진 않는다.
평가손을 보았다고 돈을 꺼내가진 않는다.
내가 딴 일에 몰두하고 있으면 시장이 자꾸
나를 정신적으로 건드리겠지만, 내가 하기 나름이다.
몇개의 회사에 투자하건 내 마음이다.
언제까지 투자하건 내 마음이다.

사업전망이 밝은 회사의 주식을 싸게 사놓고
""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하고 있어도
시장은 나에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주가등락의 지치지 않는 쇼를 보여주겠지만 내가
관여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건 참 재밌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그 게임에 동참하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다.

주식에서 젤 중요한 것은 그래서 여윳돈이다.
여윳돈에서 힘이 나온다.
그러면 나만의 방식으로 영악한 자에 대응할 수 있다.

여윳돈을 좋은 회사의 주식에 투자해놓고 무신경해 할 수

있는 사람은 그토록 원하던 승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