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커피 대명사 '커피믹스' 1조원 시장 육박
저렴한 가격, 편리성 앞세워 마트ㆍ편의점 매출 1위
▲ 시리즈 기획 순서
<1> 불붙은 커피전문점시장, '전쟁은 지금부터'
<2> '커피믹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3> '커피 불패' 신화는 어디까지?
지난해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무엇일까. 흔히 ‘라면’을 떠올리지만 의외로 '커피믹스'였다. 무려 1400억원 어치나 팔려 기존 1위였던 쌀(1260억원)을 밀어냈다.
인스턴트 커피의 아성은 굳건하다. 전체 커피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이렇듯 확실한 시장성에 커피빈,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들도 자체 커피믹스를 출시했다.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맛과 향을 끌어올린 프리미엄 제품의 경연장으로 바뀌는 중이다.
◆ 한국인 입맛 점령 '커피믹스' 불황 속 불티
동서식품 '맥심' 매출 8000억원..연 15%씩 성장
국내 인스턴트 커피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원. 이 중 커피믹스가 9700억원, 일반 커피(캔, 병커피)가 2500억원대다.
커피믹스는 '맥심'으로 대표되는 동서식품이 70%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매출액은 지난해 8000억원으로 97년 178억원에 비해 40배 이상 성장했고 매년 15%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불티나게 팔렸다. 대형마트 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매년 10% 가까운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뒤를 쫓는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 초이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17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까지 지난 7월 커피 믹스를 출시하며 '맥심 신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00m 천연암반수로 만든 '칸타타 오리지날 골드 커피믹스'는 올해 매출 목표가 150억원이다.
◆ '커피제품' 편의점 매출 1위..탄산음료 매출 제쳐
1000원 컵커피 돌풍 '미니스톱'서 누적판매량 3000만잔
커피믹스를 포함해 캔커피, 컵커피 등 인스턴트커피 제품들은 편의점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전국 점포에서 커피 음료는 총 1170만개가 팔려 음료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매출도 지난해 36.2%에 이어 현재까지 38% 증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커피는 2009년부터 탄산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최근 기능성 음료의 열풍 속에서도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커피음료의 돌풍에는 1000원짜리 컵커피의 인기가 한 몫 했다. 컵커피는 커피 원액을 얼음에 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GS25에서만 올해 판매량이 134.5%나 증가했다.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에서도 컵커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90% 늘었다.
미니스톱의 ‘1000원 아이스커피’는 지난해에만 850만 컵이 팔렸다. 캔 맥주와 바나나맛 우유를 능가하는 최고 인기 상품이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3000만 컵을 돌파했다. 63빌딩의 1만3250배 높이며 서울 사는 성인 전체가 5번씩 마신 분량에 해당한다.
매일유업 '카페라떼',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등도 3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캔커피인 롯데칠성음료 ‘칸타타’는 2007년 론칭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해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 "커피전문점 급팽창, 프리미엄 커피믹스로 대응"
인스턴트 커피업계, 소비자 입맛 맞게 제품 차별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커피전문점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인스턴트 커피 업계도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06년부터 출시한 '맥심 웰빙 1/2 칼로리 커피믹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월 평균 35억원 어치가 팔리면서 누적 매출액이 무려 600억원을 넘어섰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인 '맥심 웰빙 폴리페놀 커피'와 아라비카 원두 고유의 고급스러운 향이 담긴 '맥심 아라비카 100' 등도 기존 커피믹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테이스터스 초이스도 칼로리와 카페인을 모두 절반으로 줄인 '테이스터스 초이스 델리시오 2분의 1'을 내놨다. 또 프리미엄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수프리모', 커피와 설탕만 들어 있는 '수프리모 아메리카노' 등도 출시했다.
캔커피와 컵커피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페라떼'로 컵커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매일유업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30대를 위해 설탕을 빼고 칼로리를 절반으로 줄인 ‘슈거리스 카페라떼’를 출시했다.
◆커피전문점도 '커피믹스' 눈독
커피빈 스타벅스 고급 커피믹스 제품 잇따라 출시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에 따라 유명 커피전문점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 초 커피빈은 인삼을 섞은 커피믹스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개당 1000원을 호가하는데도 10개들이 1만통이 모두 팔려나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회사 측은 '블랙 커피믹스' 등도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도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고급 믹스커피 '비아(VIA)'를 지난 4월부터 일본에서 팔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