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이 지나갔다.
블랙먼데이는 참 어감이 편한데 블랙써어쓰데이라고 쓰기는 참 어렵다.
블랙프라이데이라고도 잘 안쓰는 것 같다.
블랙웬즈데이라고 들어봤는가? 블랙 튜즈데이는?
블랙 무슨날은 신문에 표기할 때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가?
세상일엔 이렇듯 비집고 들어갈 틈새, 허점이 꽤 많이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로 시작된 이번 충격을 보며 
세계가 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미국의 모기지가 유동화되어 세계를 돌고 돌았다.
내 손에서 떠나 남의 손으로 넘어간 자산유동화증권은 그 후 또 누구에게로
갔는지 알 수 없다. 단지 내 손에 있던 리스크가 남의 손으로 갔고 나는 이제
리스크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는 계속 작동하고 있고 마지막 위치에서 터진
폭탄은 고리를 타고 결국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극의 주연은 서브프라임이지만  연극의 테마는 지극히 고전적이다.
고공질주하던 주식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으며  그 명분은 서브프라임이다.
뭐가 되었건 브레이크를 걸었을 것이다.
알루가 신흥의 예를 들었지만 내 주식은 아직 덜 올랐는데 설마 하락할까하다가
당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대단한 폭락이었다.
알루가 볼 때서브프라임을 내세운 세번째 폭락이자 그 강도가 가장 셌다.
이런 폭락을 겪으면, 더구나  고공질주하던 시기에 겪으면  반등이 쉽게 오지 않는다.
며칠 지나 다시 2000을 훌쩍 돌파하면 좋으련만 맘처럼 잘 되지 않는다.
아마도 상당한 기간동안  종합지수는 약세라고 봐야 할 것이다.
상당한 기간의 의미는 각자 판단하기 바란다.
어떤이에겐 찰라의 순간이 어떤이에겐 영겁의 시간과도 같기 때문이다
반등이 올때 종목을 잘 가려 현금화시켜놓는 것은 그리 나쁠 것이
없을 것 같다.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의외로 쓰일 곳이 많은 법이다.

종목별로 명암이 많이 갈릴 것이다.
올해 몇 배씩 오른 주식에 너무 큰 미련을 가지지 말라.
그런 주식은 본인이 판단할 때 자신이 없으면  단기 반등때 정리하는게 더 낫다.
아주 해피한 경우는 그리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횡보하는 것인데  경험상
대개 바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종목별 전망은 각자 알아서 하시길 바란다.
장기보유의 경우 장기에 대한 해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면  나중에  돌아버리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알루의 경우  그린화재는 최근 괜찮은 가격에 절반정도 정리했다가  어제 조금 다시 샀다.
SK 는 팔지 않았다.
( 손수탁씨가 SK처럼 재상장하는 경우 대개 첫날 급등하고 계속 내린다고 해서
  일단 정리할까도 했는데  못했다. 아쉽다. 첫날 팔고 어제 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문배철강이 최근에 많이 올라줘서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고  포항강판은 아직도
가격메리트가 있는 듯하고 그간 계속 약세여서 그대로 가지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어떻게 되는가?
다행히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과 관련된 자산유동화증권에 그다지 투자를
많이 하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정부가 작년부터 부동산대출을 잔뜩 조여놨기 때문에
터질듯 터질듯 위태로왔던 풍선이 며칠뒤보면 슬그머니 작아져있는 듯한 상황이 되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 신호로 본다.
다만 해외금융가의 분위기가 뒤숭숭하여 국내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애로사항이 생길 수는
있다. 그러나 직접 총탄을 맞거나 유탄을 맞는 상황인 것 같지는 않다.
미국도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결국  FRB가 돈을 풀 것이다.
모럴해저드를 선택할 것이란 이야기다. 롱텀캐피탈사태에서의 전력도 있지 않은가?
궁해지면 남들한테 뭐라하다가도 제 살길 찾기 바쁜건 사람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아라 한다.
한국은 조인다고 말이 많다가 미리 조여서 문제가 커지지 않으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가
될 것이다.

한국판 서브프라임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몇 년뒤엔 또 어떨지 모르지만..)
최근 1년간 세배이상 오른 종목이라면 일단 정리하는게 좋을 것 같다. 
( 2.7배 오른건요?  제발 알아서 판단하라)
즉시 랠리에 들어갈 것은 아니지만 가격하락이 너무 심하다고 판단되는 종목이라면
선취매하는것도 괜찮다.  자금의 성격에 따라 틀릴 것이다.
( 알루는 그린화재를 다시 살 것이다.)
종목별 명암은 엇갈린다.  내것이 명인지 암인지 잘 판단하자.  (그게 쉬우면 주식도사지..^^)

여름의 무더위에 고생하다가도 더위가 한 풀 꺾이면 왠지 아쉽다.
하지만  잠깐 또 더워져도 그건 삼복의 더위가 아니다.
이미 바닷물은 해수욕하기에 힘들정도로 차가워져 있는 것이다.
증시도 한 풀 꺾였다.
다음 계절이 올 것이다.
적절한 현금과  휘하 주식병사에 대한 명민한 판단으로 다음 계절을 대비하자
여름에 강한 선수가 있고 가을에 강한 선수가 있다.
포스트시즌에 강한 선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