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합판산업,가구산업의 번성과 함께 매출이 급신장하며 70~8 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조광페인트는 그 당시 국내 가구 목공용 도료 시장에서 60~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정부 공인 단체가 전국의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회사 성장성과 안 정성,수익성 등을 종합평가하는 경영능력평가에서도 당당히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 김하옥 상무는 '지금은 보편화된 고광택,무광,무황변도료 등 목재관련 도료제품은 거의 대부분 조광페인트가 국내서 처음 개발 생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들 제품에 대한 공급 이 달려 구매자들이 공장에 몰려와 아우성을 칠 정도로 좋은 시절 을 보냈으며 리딩기업으로서의 직원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전방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료업계 특성상 조광페인트 는 90년대 이후 가구산업의 쇠퇴와 함께 회사 내부적으로 큰 변화 를 맞게 됐다.

특히 제품 다각화를 위해 400여억원을 투자,96년 충북 음성에 제2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IMF(국제통 화기금)외환위기'를 맞았다.

거래하던 가구회사와 건설회사,도장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나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돈이 회수되지 않았고,내수경기 하락과 함께 가구시장도 극도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안팎의 시련을 겪었다 .

게다가 음성공장 건설에 따른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20%에 이르면 서 매월 이자 부담만 10억원이상을 지불하며 경영난을 부채질했다 .

급기야 98년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사태가 발생 했다.

조광페인트는 위기 극복을 위해 500여명에 이르던 직원을 370여명 으로 줄였고,자산매각과 부실채권 대손처리,산업별 부침에 대비해 목재용과 건축용,공업용 등으로 페인트 비중을 나눠 제품다변화 를 실시했다.

직원들과 대리점은 영업력 강화에 매진했다.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는 이듬해 매출 738억원,당기순이익 44억원 의 경영성과로 나타나 회사 정상화를 앞당겼다.

조광페인트가 반세기를 넘는 기간 동안 회사를 유지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위기때 오히려 빛을 발하는 직원들의 단합 과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1천여개에 이르는 대리점과 거래선과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물론 매년 매출액의 5%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2개의 연구소 에 순수 연구개발 전담 인력만 90명(석박사 16명 포함)을 확보하 고 있는 등 탄탄한 기술력이 밑거름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 다.

또 지난 80년대부터는 노르웨이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기업들 과의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기술을 도입,자체 경쟁력을 높 여오고 있다.

한 분야에서 반세기 이상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여유도 생길만 하 지만 조광페인트는 아직도 할일이 많다.

전방산업의 급속한 변화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성민 대표는 '급속한 산업변화의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연 구개발부문에 대한 투자가 최선의 방안이다'며 '앞으로 친환경분 야와 플라스틱,전자업종의 정밀화학분야,고기능성 도료에 대한 집 중투자를 실시,리딩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