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이가 둘 있습니다. 6살.4살 인데 이 녀석들 보면 참으로 이쁘기 그지없습니다. 가끔 베란다에 앉아 쭈그려 담배 한 대 태우면 큰 녀석이 다가와

'아빠, 담배는 몸에 나쁜 거야..'라고 말하면 콧잔등이 시큰해지곤 합니다.

 

제가 주식에 입문하게 된 것 바로 이 아이들때문이었습니다.

별써 입문하지 6년이 되었군요..

지금 옛날을 돌이켜 보면, 대박을 쫒아 헤메는 가련한 저의 모습이

생각이 나곤 합니다.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어디서 작전주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수하던..아무런 노력없이 탐욕의 눈이 먼 저의 모습이

선합니다. 그 때 당시에 각종 이평선을 어설피 익혀 차티스트인양

아는체 하다가 4,000원 하던 세원텔레콤 주식을 10원에 매도했던

그런 아픈 기억도 생각이 납니다. 그 때 당시에 3,000만원을 가지고

주식에 입문했다가, 사는 전세집을 옮기기 위해 주식을 정리하고

나니 950만원정도 남더군요. 증권사 앞에서 눈물을 떨구며

다시 이 증권사에 올 때는에는 반드시 성공해서 오리라 하던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그러다가 피터린치의 책을 접하게 되고 나서 주식을 바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아..주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을 때의

그 감동이란.....이제는 차트가 아닌 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그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서고 있는지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저의 생활습관이 달라졌습니다. 연애시절에도 잘 안 갔던

명동을 아내를 데리고 나서 쇼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저가화장품이

'미샤'의 매장이 많은 걸 보고 여자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일일이 쓰고 있는

화장품이 무언지 다짜고짜 물어보게 되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로부터 '코리아나'

한국화장품'의 영업이익이 더 나빠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몇 달이 지나 회사의 주가들이 계속 하락하는 것을 보구 '아 내가 생각하는게 맞구나'하

는 확신에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루하던 광고가 무척 재미있게 되었고, 동네 슈퍼 아줌마께

왜 서울우유 대신 남양우유를 갖다 노았는지, 오뚜기의 3분카레류가

아직도 많이 찾고 있는지를 물어보게 되었답니다.

 

결국에는 내재가치가 있으면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몇 가지의 투자원칙이 정해지면서 배당투자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3월결산법인이 '한국주철관'이었습니다.

일단 주철관이 무언지 아는게 처음이었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니 상수도에서 집까지 물을 끌어 오기 위한 연결

파이프라고 정리가 되더군요.

 

그리고는 다짜고짜 IR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물어본 다음

상.하수도에 일하고 계시는 공무원 형님께 전화를 걸어

'한국주철관을 아시나요?' 했더니

'그럼, 대부분의 주철관을 그 회사로부터 사오는 걸..긍데

그 회사 돈은 많이 남기지 못할꺼야..거의 과정형태인 회사인데다

조달청 통해 입찰을 하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남기지 못할 꺼야'...

사업보고서를 보니 점유율이 71%더군요..헉 71%???

 

오오...과점회사...

비록 ROE가 4.27이고 영업이익률이 낮지만 이거는 전력이나

가스주처럼 망하지 않는 제2의 한국전력이지 않은가...결국

세상이 변하고 제2의 911 테러가 나도 집에서 물은 먹어야 되지

않는가..그 때의 흥분이 아직도 잊어지지 않는군요..

 

빨리 4월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왜냐하면 3월 결산법인기 때문에

배당락으로 주가 폭락시 매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드더 4월이 되고 배당락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대략 2,000원에 10,000주를 매수했습니다. 그러다가

4월말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하여 주가는 더욱 폭락했습니다.

 

저는 미친 듯이 한국주철관을 매집했습니다. 소위 몰빵이 되더군요.

23,000주까지 가지게 되었지만 주가는 더 하락하여 한 때 -400만원이

되더군요..하지만 저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이 회사는 배당을 한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대비 배당금액만 해도 600만원이 되는데

시가대비 8%의 이자가 주어지고 이 회사가 망하기는 힘들다...어디서인가

반드시 이 회사의 가치를 알고 들어오는 투자자가 있을 꺼다...

 

그리고는 기다렸습니다. 거의 6개월을 기다리리 어디서 고배당 펀드가

이 회사 주식을 5% 이상 샀다는 공시가 나오고 갑자기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회사 주식을 매입했을 때는 2005년 2월에

매도할려고 했으면 목표수익률은 20%였지만 10월 밖에 안 됬지만 40%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30%~40% 사이에서 전량 처분하였습니다.

 

년 은행이자가 3.8%인데 6개월만에 3,40%라면 이게 바로 대박이 아니고

몬가..은행에 맡겨두었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이익률인데..

더 올라가면 이것은 내 주식을 산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하자...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부디 이 사이트를 찾으시는

모든 분에게 열정과 적절한 행운이 따르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2005년이면 벌써 주식 투자 경력 10년차로 접어 듭니다. 초보 투자자, 학생 투자자를 거쳐 현재는 아예 투자를 직업으로 삼고 있게 되었는데 예전과 지금의 차이랄까요...이런 걸 얘기하고 싶어져서 이 코너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2000~2001년이 전성기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IT버블이 끝나고 장이 내리 꽂을 때였습니다. 바텀업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신나는 시기였죠. 그냥 좋은 주식들이 싼 값에 널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이디어도 무지 많이 떠올랐습니다. 주위에 널린 아이디어들이 모두 투자로 이어졌을 정도였습니다.

 

2% 부족할 때가 팔리는 걸 보고 발견했던 롯데칠성, 현대그룹 왕자의 난으로 억울하게 주가가 액면가 근처였던 현대백화점, 전통주 우려로 주가가 지지부진하던 국순당, 회사가 바뀌고 있는데 불과 주가가 18000원의 고배당주 성격이 매우 강했던 태평양, 여성복의 강자였지만 투자자들이 뭐 하는 회사인줄도 잘 몰랐던 한섬, 분기 실적 한번 잘못 나왔다고 공모 후에 주가가 박살나던 유일전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던 동서, 온미디어가 자회사로 있는지도 사람들이 몰랐던 오리온(당시 동양제과) 등 주옥 같은 종목들이 정말 말도 안되던 가격에 있었고 사거나 레포트를 내기만 하면 주가도 오해가 금방 풀려 가치가 빨리 반영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이때 아주 안 좋은 버릇이 생겼습니다. 바로 빨리 파는 버릇입니다. 롯데칠성은 8만원에 사서 18만원에, 현대백화점은 6000원에 사서 13000원에, 국순당은 16000원에 사서 23000원에, 태평양은 18000원에 사서 30000원에, 한섬은 2700원에 사서 8000원에, 유일전자는 6000원에 사서 13000원에 팔았습니다. 이중 동서와 오리온은 예외적으로 상당히 오래 가지고 있었고 모두 4배 정도 올라 수익률도 컸습니다만, 다른 종목들은 지금 현재가격을 생각하면 매수 가격도 터무니 없지만 매도 가격 또한 터무니 없습니다. 한 마디로 지나치게 빨리 판 겁니다. 99년 IT주가 날아갈 때도 신세계 붙잡고 1년 동안 3배의 수익을 거두는 뚝심이 있었는데 오히려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전성기 때 안 좋은 버릇과 다소의 자만심이 생긴 겁니다.

 

당시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평가 된 종목은 많고, 아이디어는 넘치니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이 정도 수익률이면 만족해야지..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수익률을 떠나서 실수 내지 오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아이디어가 넘치는 게 아니라 당시가 가치투자자들에게 호기회라고 할 정도로 싸고 좋은 주식이 넘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이런 종목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 하는 것이지만 당시에 비하면 새발에 피입니다. 시간이 지나고보니 버핏이 얘기한대로 환상적인 투자 아이디어는 매년 그리 많이 나오지 않더군요. 오히려 자산운용을 업으로 하게 된 지금.....단 하나의 환상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만큼 희소하다는 것이겠죠. 이게 예전이랑 지금이랑 달라진 점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이때 생긴 빨리 파는 버릇은 아직도 가끔 실수를 만듭니다. 내가 나무를 일찍 심었다는 이유로 열매를 한번만 거둬도 다음 열매를 맺기 보단 다른 나무를 심어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은 그런 좋은 나무가 많지 않은데도 말이죠. 보유가 새로운 매수보다 좋을 때도 있다는 점이 젊은 혈기에 좀 가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존 네프의 책을 읽어보니 위안은 되더군요. 이 양반은 목표가에 도달해 60~70% 수익만 나도 금방 팔아버리고 다른 종목을 찾아나섭니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놀라운 수익을 만들어 냈습니다. 버핏 책을 보면 항상 느끼는 압박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느낌입니다. 버핏은 알면 알수록 참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초보 투자자 때는 버핏이 그렇게 친밀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버핏에게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물론 장기투자 자체가 교조적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그 당시의 기업 가치를 다시 체크해보지 않는 것은 게으름이고,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혹은 다른 투자 아이디어에 도전해보기 위해 기업 가치 증가분과 상관없이 파는 일은 나쁜 버릇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투자 경력 10년차 그리고 남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자로서 좀더 성숙한 그리고 좀더 유연성 있는 투자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4년의 끝에서 반성과 함께 새로운 다짐을 해봅니다.

 

제가 영풍제지에 대한 간단한 분석을 해봤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간단히 적어봅니다.

 

2004년 9월 30일 현재 영풍제지 자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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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금 : 260억

매출채권 : 114억

재고자산 : 71억원

토지건물등 유형자산  :240억

 

제지 회사의 재고자산의 질은 의류나 식품회사의 재고자산의

질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입니다.

 

편의상 매출채권,재고자산,유형자산을 0 으로 잡겠습니다.

 

2004년 9월 30일 영풍제지의 총 부채(차입금=0)는 60억원입니다.

 

당좌자산도 아닌 현예금에서 부채를 차감한 금액은 200억원 입니다.

현재 자사주를 제외한 주식수는 1,846,410주 입니다.

 

단순히 200억원 / 1,846,410=10,830원 입니다.

현재주가 7,500과 차액은 3,330원 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무었을 의미할까요?

300만원 가치 금덩이가 있는 중고자동차를 250만원에 파는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그러면 향후 현명한 경영진이 할 수 있는 주주정책은 무엇일까요?

 첫째 자사주 매입입니다. 작년 배당(900원)기준으로 시가배당율이

12%가 넘습니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현금흐름 관리와 

주가관리가 시급해 보입니다.

 

둘째 상장폐지 입니다.

지금 재무상태로는 상장의 실익은 없어 보입니다.

순현금 가치에도 못미치는 주가는 전혀 기업가치를 반영못하니까요

 

물론, 회사의 성장성이 뛰어난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자산가치 우량주는 많아도 아처럼 현금자산가치 우량주는 더문일 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