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이 진다.
인적없는 연못 안 누각에
변함없는 맹세는 있어도
비단에 쓴 글 부칠 길이 없도다.
아 아 아
송나라는 문화가 화려하고 문인을 우대하여 충신이 많다.
육유는 그 중에서고 송나라 최고의 시인으로 불린다.
그러나 대개의 천재들이 이상하게도 그렇듯 육유도 일생이 순탄치 않았다.
20세에 당완이라는 여자와 결혼 하여 금슬이 좋았다.
육유의 어머니는 어쩐 일인지 이 며느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생나무 가지 찢기듯 둘은 강제로 이별을 당했고 육유는 평생 그 여자를 잊지 못하였다.
약 10년 뒤 육유는 진사 시험을 쳐서 장원을 했다.
같이 시험을 친 사람중에 진회의 손자가 있었고 육유에게 밀려 차석을 하였다.
진회라면 악비장군을 죽여 중국역사상 최고의 간신으로 악명높은 바로 그 진회이며,
지금도 소주엔가 어디 가면 악왕묘가 있고 거기에 진회와 그 마누라가 쇠사슬에 묶여 있다.
(옆에 팻말이 서 있는데 소변금지라고 되어 있다 한다)
진회는 이에 앙심을 품어 손을 써서 임금 앞에서 치는 본시험에서 자기 손자를 장원으로 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육유를 낙방시켜 버렸다.
송나라는 진사 지상주의로 진사가 아닌 사람은 결코 제대로 된 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
소흥으로 낙향한 육유는 실의에 빠져 지냈다.
어느날 심원이라는 정원에서 쉬고 있다가 10년만에 우연히 당완을 만났다.
당완은 조사정이란 사람과 결혼하여 있었다.
육유의 과거(科擧) 시험 이야기는 소흥에서도 알려져 있었고 당완도 이를 알고 있엇을 것이다.
당완이 남편에게 청하여 육유에게 술과 고기를 보내 주었다.
감격한 육유는 심원의 저택에 시를 써서 남겼는데 위에 적은 것이다.
당완이 야위었다고 했는데,
아마 이 때 이미 병이 있었는지
얼마 안 있어 당완은 죽었다.
육유는 이 후 50년 정도를 더 살아 85세 까지 살았다.
심원에서의 재회로부터 40년이 지나 이미 75세가 된 육유는 고향의 심원에서 다음의 오언절구를 남겼다.
꿈은 끊어지고 향기는 사라진지 40년
심원의 버드나무는 늙어서 버들개지를 날리지 않도다.
이 몸이 죽어서 계산의 흙이 될지언정
아직도 추억의 땅을 찾으니 눈물이 비오듯 하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