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자강님 시간 참 잘 갑니다. 벌써 가을이로군요. 즐겁게 투자하시구요. 건강하십시오.

보검(寶劍) 괴담


1965년 호북성 강릉에 있는 초나라 묘 속에서 청동검 하나를 발견했다.
칼날의 밑부분에는 ‘월왕구천 자작용검'이라는 8 자(字)가 새겨져 있었으며,
칼날 양면은 남색 유리와 공작석이 상감되어 있었고 검신도 훌륭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발견 당시에도 매우 예리하였으며 부식도 없고 녹도 슬지 않았다.
합금 기술이 매우 뛰어 났다.
월왕구천이 사용하던 검이 무려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찬란한 빛을 띠고 전혀 변하지 않은 채 보존되어 온 것이다.

12년 뒤
강릉에서 멀지 않은 양양에서 오왕부차의 검이 출토되었다.

오왕부차의 아버지인 합려의 시대에 월나라에서 세자루의 보검을 보내왔다.
두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검을 본 합려는 분해서 자기나라 刀匠(검을 만드는 사람)에게
“이 보다 더 훌륭한 검을 만들라” 하고 명령했다.
월나라 보검이 오나라 보다 더 훌륭해 보여 기분 나빴기 때문이다.

명령을 받은 간장과 그 아내인 막야는 불길함을 느꼈다.
하늘과 땅에게 묻고 음양의 조화를 기다려 온갖 신이 내려오게끔 최적의 조건을 갖춘 뒤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검을 주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온도가 낮아지며 철이 굳어져 쇳물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과거 그들의 스승은 같은 사고가 났을 때 부부가 스스로 용광로 속으로 몸을 던져 철을 녹인 일이 있다.

간장과 막야는 용광로에 투신하는 대신
머리칼과 손톱을 잘라 던져 넣고 300명의 처녀 총각으로 하여금 풀무질을 하게 했다.
이리하여 두자루의 보검을 만들었고 이름하여 ‘간장’ 과 ‘막야’라 하였다.

양의 검인 간장을 자신들이 갖고 음의 검인 막야를 오왕 합려에게 바쳤다.
합려는 이를 귀히 여겨 소중히 보관하였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검의 상을 잘 보는 사람이 합려의 검을 보고는 양의 검이 한 자루 더 있었다고 말하자
합려는 노하여 간장을 죽여 버렸다.

애초에 간장이 합려에게 갈 때 막야에게 이르기를
“만약 내가 죽임을 당하거든 내 자식에게 나의 원수를 갚도록 하시오.
대문을 나서서 남산을 보면 돌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으니 검은 그 아래에 있다 이르시오.”
이 때 막야는 임신 중이었다.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이름이 미간척이다.
미간척은 성장하여 집 주춧돌 위에 소나무로 된 기둥을 치니 그 아래 검이 있었다.

(이 부분부터 합려가 초왕으로 바뀌어 있는데 이는 전해 오는 책들이 그렇게 기술되어있어서 이다)

실은 초왕도 꿈에 간장의 후손이 자기를 죽이려 하는 것을 알고는 천금의 현삼금을 걸었다
미간척은 검을 가지고 산으로 달아나 숨었다.
산 속에서 울면서 노래하고 있는데 한 나그네가 지나가다가 물었다.
미간척은 사실을 이야기 하니 나그네가 말하길,
“내게 그대의 목과 그 검을 주면 대신 원수를 갚아 주리라.”

미간척은 그리하라 하였으며
나그네가
“배신하지 않겠다” 하니 목이 베이고도 뻣뻣이 서 있던 미간척이 그제서야 쓰러 졌다.

나그네는 초왕에게 미간척의 머리를 바치면서 말했다.
“이는 사나운 용사이므로 반드시 확(;삼발이 없는 커다란 솥)에 넣어 삶아야 한다”
3일간을 삶아도 머리가 녹지 않으면서 목이 물위로 튀어오르고 눈알을 부라리고 있었다.

나그네가 말하길 이는 반드시 왕이 직접 보면 녹으리라 하였다.
왕이 와서 목을 빼고 보려 할 때 나그네가 뒤에서 칼로 쳐 초왕의 목을 베어버리니
왕의 목이 확 안으로 떨어졌다.
나그네는 그 칼로 자신의 목도 베었고 3개의 목은 확 안에서 구별할 수 없게 녹아 버렸다.
신하들은 할 수 없어 3 개의 목을 함께 합장하니 이 후 사람들이 삼왕묘라 하였다.
하남성 여남에 있다 한다.

간장과 막사외에도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엔 유명한 도장(刀匠)과 명검이 많다.
간장의 스승이라고도 하고 동문이라고도 하는 월나라 구야자가 가장 유명하며 ‘순균’이라는 천하제일보검을 만들었다.
검상의 명인이었던 설촉이라는 사람은 순균의 가치를 묻는 질문에
“성을 기울여 금을 저울질 하고 주옥으로 강을 메운다 하더라도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다” 하였다.

그 때 순균의 값은 저잣거리를 가진 고을 2 개,준마 1천필,1천호가 되는 집을 가진 도시 2개와 맞먹는다고 기록 되어 있다.

월왕구천이나 오왕부차가 춘추오패의 하나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철의 주조법이 월과 오에서 뛰어났기 때문에 무기가 월등했을 수도 있다.
이 시기는 철기시대가 막 열리던 시기이다.

초나라 왕에게 철검을 만들어 준 풍호자도 있다.

천하 명검으로는 ‘간장’ ‘막사’ ‘순균’ ‘용연’ ‘태하’ ‘탐로’ ‘어장’ ‘거궐’ ‘공포’ ‘승사’등이 있다.

이 중 간장.막사.거궐.어장,용연검은 무협지에 단골로 등장하는 잘 알려진 보검들이다.
쇠를 무 자르듯 하며, 주인공은 반드시 이런 보검 혹은 간장 막사나 구야자가 남모르게 제작해서 숨겨 두었던 또 다른 보검을 한 자루씩 갖고 다닌다.
마루바닥이나 뜰 안에 숨겨 두었던 것이 세상에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구야자는 북산의 소나무아래 숨겼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명검은 영웅을 찾는다고 했으니….

구야자가 말했을 법 하다.
“인생은 짧고 보검은 영원하다.” 고.


*근데 보검하고 투자하고 무슨 관게인지....ㅉㅉ

*공작석(石);말라카이트 그린Malachite green
말라카이트는 일종의 공작석을 말하며 그것을 부셔서 만든 안료로서 고대부터 쓰여왔다. 말라카이트라는 말은 그리스어의 malakhe라는 식물 잎의 색 이름에서 온 말. 현재 이안료는 인공적으로 만들며 짙은 녹색을 가리키게 되었다.
짙은 녹색(deep green) .
혹시라도 부동존님이 오시면 또 물을까봐 인용해 놓았습니다.....-.-

저도 문안 드리옵니다.

양자강님 격려 말씀 감사드립니다.
거의 저와는 아이투자 동기이신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닥터이시죠? 늘 즐거운 투자되십시오>>

4부 비운의 여인

잠시 산속의 집에서 놀며
쉬이 떠나기가 아쉬워 머뭇 거린다.
안개 낀 창문에는 밝은 달 가득차고
계류를 향한 문에 흰구름이 난다.
책은 등나무를 끌어서 서가로 삼고
사람은 쑥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이는 진정 차분한 마음으로 즐기는 곳
둘러보며 그 찬란한 빛을 완상한다.


마지막을 장식할 여인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가장 기구한 삶을 살다 간 상관완아 이다.

무측천이 좀 지겨워진 고종이 재상인 상관의와 모의하여 무측천을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몄으나 발각되자 고종은 상관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워 자신은 마누라로부터 화를 면하고,상관의와 그 아들 일족은 주살 당했으며,아직 핏덩이인 한 여자 아이를 차마 죽이지 못해 무측천이 궁전에 데리고 가서 후궁에 넣어 두었다는 것을 저번에 얘기 했다.
이 아이는 상관의의 손녀였다.
수없이 생사의 갈림길에 부딪혀야 했던 이 여인의 일생은 이렇게 출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좋은 가문의 이 여자 아이는 자라면서 재기가 뛰어나 궁중안에 소문이 나게 되었다.
무측천은 옛날 일을 잊지 않고 있으며,
캥기는 마음이 있으니 한 번쯤 확인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무측천이 불러서 꿇어앉혀 놓고 물었다.

“너는 나를 원망하지 않느냐?”
무측천이 어떤 사람인지 앞서 충분히 얘기 했다.
“비겁한 황제는 내 조부를 버렸고 당신은 내 조부와 부모를 죽였다.
나는 그대 앞에 꿇어 앉아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이다.
내 비록 오늘 죽임을 당해 들판에 버려진다 해도,자식의 도리로 그대를 용서 할 수없다.”
이렇게 말해야겠지만

“원망하면 불충이요 원망하지 않으면 불효입니다.”
14세의 상관완아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별 것 아닌 이유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시절이다.
생사는 오로지 무측천에 달려 있다.
무측천은 얼굴에 문신형을 내렸고
다만 매우 작아서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도록 했다.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던 이 여인은 인재를 잘 알아보고 귀중히 여기는 무측천에게 깊은 신임을 얻었다.
일종의 정치비서 역할을 하였다.
이것은 곧 권력의 핵심에 가까이 있음을 뜻한다.
이 여인은 특히 문학에 재능이 있었다.
무측천은 곧잘 조정 신하들을 모아 놓고 시제를 내어 시를 짓게 하였는데
그 심사를 상관완아가 했다.

세월이 흘러 무측천의 말년이 되자 이 여자는 ‘그 다음’으로 눈을 돌렸다.
정치 귀신이라는 무측천 옆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었으며 뛰어난 재능에 술수를 체득한 그녀다.
피비린내가 그칠 날이 없던 무측천의 조정에서 살아 남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무측천이 죽고나면 자신이 위태롭게 된다는 것은 쉬이 알수 있다.
하늘을 같이 할 수 없는 원수인 무측천이지만 역설적으로 이젠 무측천이 없으면 그녀의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다.
보호막이 사라지면 언제 무슨 일을 당할 지 알 수 없다.
무측천에게 당한 사람들이나 나라를 빼앗긴 이씨들 중에는 당연히 무측천의 측근인 이 여자를 가만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시대가 그러 하였으니 비서로서 이 여인도 무측천의 많은 음모와 살해에 관여했었을 것이다.

그녀는 저번에 54일간 왕위에 오른 적이 있는 중종에게 접근하였다.
보험을 든 것이다.
무측천을 퇴위시키는 쿠데타가 마침내 일어나자 예상대로 중종이 즉위했으며 이 여인은 소용이라는 낮지 않은 자리에 앉으며 목숨도 보전하였다.

중종이 복위 했을 때 아들인 이중준이 황태자로 책봉되었다.
이 사람은 위황후의 자식이 아니다.
친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다른 누이인 안락공주에게 얕잡아 보이고 더우기 그녀의 남편으로서 무씨 일파인 무승훈에게까지 업신여김을 당하자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게다가 안락공주가 황태자인 자신을 폐립시키고 자신을 황태녀로 세우기 위해 공작을 하고 있으며 그 공작의 중심엔 상관완아가 있다는 말도 돌았다.
그는 쿠데타를 일으켜 무승훈등을 죽이고
직접군대를 이끌고 궁중에 뛰어 들어가 먼저 상관완아를 찾았다.
자신을 제거하려고 공작을 하고 있던 상관완아를 그냥 둘 수 없다.

“그 뜻,먼저 완아를 찾고자 하는 것을 보면,다음은 황후를 찾고 그 다음에는 대가(황제)에 이를 것이다”
상관완아는 이렇게 중종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마음이 약한 중종은 크게 놀라 황후,안락공주와 함께 누각에 쫒아 올라가 반란군을 향해 소리쳤다.
“너희들은 모두 나의 병사들이다.어찌 반역자를 따라 반란을 일으키는가.
그 역적을 벤다면, 부귀를 누리지 못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리라.”

출세에 눈이 먼 부하들은 종남산 까지 따라가 이중준의 목을 베었고 중종은 아들의 머리를 무숭훈의 관 앞에 바쳤다.
중종 정도는 가볍게 요리 할 수 있다.


마누라와 딸에 의해 중종이 독살되는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위씨의 천하가 되자
갑자기 위험하게 되었다.
상황이 긴박해 졌다.
여기서 상관완아는 다시 운명을 결정짓는 도박을 해야 한다.
그녀의 눈에 위황후의 힘은 무측천과 비교되지 않는다.
단련된 후각을 가진 그녀는 위황후 측의 허약함을 한 눈에 알아 보았다.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이번에도 살아남을 비책을 세워야 한다.

불과 18일 뒤 예종의 아들 이융기가 쿠데타를 일으켜 위씨 일족을 처단했다.
이번에도 그녀는 자신이 있었다.
그녀는 진작에 위황후와 안락공주를 버리고 태평공주와 공모하여 선왕의 유조의 초고를 만들어 두었었다.
중종의 뒤를 이어 예종이 섭정하라는 유지를 끼워 넣었다.
예종은 이 말을 누이인 태평공주를 통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면죄부를 만들어 두었다고 생각했다.


궁녀들을 거느리고 촛대를 쳐든 채 이융기를 맞았다.
핏물이 떨어지는 칼을 들고 이융기가 다가 왔다.
어둠속에서 흔들리는 촛불 아래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둔 초고를 들고 상관완아가 서 있었다.
반란군의 장수 유유기가 받아 이융기에게 내밀었다.
그 초고를 작성한 사람이 상관완아라는 것을 이융기도 알고 있었다.

이융기는 그것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상관완아의 목을 쳤고 머리는 깃발 아래로 떨어졌다.
‘이 여자는 벨 것이다’하고 처음부터 작정을 한 것이다.
향년 47세.

조부가 고종에게 버림 받은 지 그만한 세월이 흘렀던 것이다.

상관완아의 불운이라면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이 점수를 따놓은 예종이 아니라 이융기였다는 점이다.


위에 적은 시는 이 기구한 여인이 지은 시이다.
마치 인간세계가 아닌 듯한 풍경을 읊고 있다.

불운한 별 아래 태어나
자신의 일가족을 몰살시킨 권력자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
피비린내 나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 있으면서
진저리나는 현실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싶었을 것이다.

칼날 위의 줄타기 같은 삶을 산 그녀는
조부의 원한 같은 것은 애초에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시는
“추호도 인간 연화(煙火)의 기미가 없다”
라는 평을 듣는다.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 건강히 지내시길 빕니다.
이 글의 대부분은 <중국의 역사>라는 긴 책을 읽고 약간만 각색한 것임을 솔직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