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보다는 주변환경과 다른 사람들을 바꾸려는 노력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성공하는 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을 변화시키는 탁월한 능력임을 보게 될 때, 여건에 대한 불만과 실패의 주요 원인을 외부로 치부하는 모습은 장기적으로 스스로 실패자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고려아연’은 국내 최대 아연공급 업체로서 국내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기업이다. 몸집이 클수록 자기자신을 더듬어 보고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나가기 어려운 법임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최근 모습은 점진적인 ‘발전’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   독점기업

 

앞서 말했듯이 ‘㈜고려아연’은 모회사인 ‘㈜영풍’과 함께 국내 제련아연 공급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독점기업이다. 호주와 미국의 자회사 생산량까지 더하면, 전세계에 공급되는 제련아연의 약 10%를 생산하고 있다.

 

< 출처 : 2005년 1분기 사업보고서 >

 

 

동사는 해외로부터 들여온 아연 및 연 정광을 제련하여 순수한 아연괴, 연괴, 전기금, 전기은 등을 생산하여 국내 및 해외로 공급하는 업체이다. 동사의 수익은 주로 아연괴를 비롯한 비철금속이 거래되는 LME(London Metal Exchange)시장의 아연,연의 가격과 제련수수료(T/C, 아연 정광을 수입할 때 일종의 할인액)의 추이와 관계가 깊다.

 

<출처: www.lme.co.uk, 사업보고서>

 

 

3. Cash Cow

 

독점 기업하면 으레 생각나는 단어는 바로 ‘불멸’일 것이다. 독점적인 시장점유율 외에도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에 힘입어 동사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 왔다.

 

< 출처 : 사업보고서 >

 

 

또한, 이와 같은 안정적인 이익으로 인해 비록 부채의 절대적인 규모는 증가하였지만, 비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 출처 : 사업보고서 >

 

 

(단위 : %)

 

< 제1차 비철금속 업계 평균 부채비율 대비 비교>

(출처: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2004, 사업보고서)

 

 

4.   옥의 티

 

이토록 견고한 고목나무 같은 동사에게도 옥의 티가 있었으니, 바로 동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실 자회사들이다.

 

사실 동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들이 모두 지분법손실만 안겨다 주는 부실자회사는 아니다. ‘㈜고려아연’과 모기업 ‘㈜영풍’ 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원재료인 정광을 공급하는 ‘㈜서린상사’나, 동사의 생산설비 구축 경험 및 관련기술에 대한 노하우로 제련소 설비에 관한 컨설팅을 담당하는 ‘㈜KZ 엔지니어링’ 및 국내 니켈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코리아니켈’과 같은 자회사들은 상당히 건실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해외 자회사들인데, 이 해외 자회사들을 비롯한 부실 자회사에 대한 출자로 유출되는 현금이 동사의 순이익 규모에 비교해볼 때 만만찮은 규모이다.

 

<출처 : 사업보고서>

» 부실자회사 : ㈜에어미디어, ㈜이베레떼, KZ Australia Pty., Ltd., KZ America Inc.

 

 

5.   ‘발전’을 향한 강한 의지

 

최근 동사는 지난날 경영상의 실수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부실 자회사 중 하나였던 ‘㈜이베레떼’(2003년 매각)와 ‘㈜에어미디어’(2005년 매각)의 처분이 그것이다. 이는 주력업종에만 매진하겠다는 동사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모습이었고, 이에 따라 유출되던 현금의 규모가 많이 감소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동사에게서 다소 무거운 이미지를 지우기 어려운데, 누적된 부실로 인해 현금유출의 주범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해외 부실 자회사들 때문이다.

 

먼저 미국법인인 KZ America Inc 을 살펴보면, 높은 비용구조에 기인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감원 및 생산설비에 대한 컨설팅으로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적자규모가 적지 않고, 과다부채로 인한 금융비용도 더해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또한 KZ Australia Pty., Ltd.는 호주에 있는 자회사인데, 부채비율이 무려 500%나 달해 영업이익을 실현해도 막대한 금융비용으로 인해 설립이래로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출처 : 사업보고서>

 

 

<출처 : 사업보고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해외자회사를 비용이 저렴한 중국에 설립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들어 중국 내 아연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중국이 세계 최대 아연공급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각국의 아연 제련업체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비철금속계 유수의 BHP 그룹은 일찍이 중국에 진출하여, 중국 정부와 합작으로 ‘란핑’ 광산을 개발하여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처로 이용하고 있다.

 

물론 호주자회사의 경우, 호주 내 광산으로부터 안정적인 원재료를 공급받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해서 호주와 가까운 곳에 제련된 아연을 공급함으로써 운송비를 줄이는 이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높은 임금에서 발생하는 고비용 체제는 장기적으로 각각의 회사 제품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하는데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 : AME Mineral Economics>

 

 

이 외에도 최근 들어 동사의 제품라인에 변화가 있는데,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생산비중을 늘리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은’의 제품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인 ‘인듐’ 및 ‘동’에 대한 설비투자를 단행하여 제품라인을 다양화하는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6.   맺으며

 

‘㈜고려아연’은 비록 독점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단순한 제품구성으로 인해 실적이 국제 아연가격에 의존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고, 최근 들어 값싼 중국산 및 북한산 아연괴의 유입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동사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부실 자회사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력업종과 크게 관계없는 자회사들을 과감히 매각하고, 아연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듐 및 동의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등 고부가가치를 향한 동사의 열정은 희망을 갖게 한다.

 

비록 방법과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사실 부실 자회사들도 동사의 업종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기억한다면, 동사의 ‘발전’에 대한 노력을 과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지난날의 실수를 통해 더욱 견고한 지위에 올라서는 ‘㈜고려아연’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2005년 6월 1일부터 기존 종합주가지수의 약점을 메꾸기 위한 통합주가지수 KRX 100이 출범했습니다.  약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하는 우량기업들만 모으고 시가총액비중상한제를 둬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변동에 따른 지수변동을 제한했다고 합니다. 

 

  기준은 2002년 1월 12일(당시 종합주가지수 약 730포인트)을 1,000포인트의 기준으로 삼아 지금 약 2,034포인트 입니다.

 

  앞으로 통합주가지수가 종합주가지수를 대체하여 우리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KRX 100 구성종목(시가총액순)

순위	종목명	산업구분	시가 총액 (십억원)	시장 구분	순위	종목명	산업구분	시가 총액 (십억원)	시장 구분
1	삼성전자	종합전자	73,933	유	26	LG화학	화학	2,692	유
2	한국전력공사	전기가스	17,484	유	27	대우건설	건설	2,431	유
3	포스코	철강금속	17,448	유	28	한국가스공사	전기가스	2,371	유
4	국민은행	은행	15,345	유	29	GS홀딩스	서비스	2,346	유
5	SK텔레콤	통신서비스	14,446	유	30	삼성물산	유통	2,219	유
6	현대자동차	운수장비	12,304	유	31	한진해운	운수창고	2,111	유
7	케이티(KT)	통신서비스	11,477	유	32	태평양	화학	2,065	유
8	LG전자	종합전자	9,866	유	33	삼성중공업	운수장비	2,012	유
9	신한금융지주	은행	8,807	유	34	대림산업	건설	1,978	유
10	S-Oil	화학	8,452	유	35	삼성전기	종합전자	1,944	유
11	우리금융지주	은행	7,867	유	36	하이트맥주	음식료	1,812	유
12	SK	화학	7,612	유	37	삼성증권	증권	1,771	유
13	신세계	유통	5,844	유	38	케이씨씨(KCC)	화학	1,706	유
14	현대모비스	운수장비	5,766	유	39	CJ	음식료	1,696	유
15	케이티앤지	담배	5,442	유	40	한국타이어	화학	1,689	유
16	하나은행	은행	5,261	유	41	농심	음식료	1,687	유
17	삼성SDI	IT부품	4,927	유	42	호남석유화학	화학	1,636	유
18	기아자동차	운수장비	4,840	유	43	두산인프라코어	기계장비	1,532	유
19	케이티에프(KTF)	통신서비스	4,150	유	44	INI스틸	철강금속	1,516	유
20	LG	서비스	4,116	유	45	에스원	서비스	1,506	유
21	현대중공업	운수장비	3,952	유	46	엔씨소프트	소프트웨어	1,497	유
22	대우조선해양	운수장비	3,767	유	47	GS건설	건설	1,451	유
23	삼성화재해상보험	보험	3,746	유	48	현대산업개발	건설	1,432	유
24	중소기업은행	은행	3,546	유	49	대한항공	운수창고	1,418	유
25	강원랜드	서비스	2,975	유	50	동국제강	철강금속	1,415	유

주) 유: 유가증권시장 코: 코스닥시장

순위	종목명	산업 구분	시가 총액 (십억원)	시장 구분	순위	종목명	산업 구분	시가 총액 (십억원)	시장 구분
51	NHN	소프트웨어	1,384	코	76	고려아연	철강금속	656	유
52	두산중공업	기계장비	1,345	유	77	동부화재	보험	602	유
53	대우인터내셔널	유통	1,303	유	78	CJ홈쇼핑	방송서비스	583	코
54	한화	화학	1,276	유	79	현대오토넷	종합전자	581	유
55	우리투자증권	증권	1,275	유	80	LG생활건강	화학	517	유
56	대우증권	증권	1,267	유	81	GS홈쇼핑	방송서비스	512	코
57	한화석유화학	화학	1,254	유	82	한솔제지	종이목재	484	유
58	부산은행	은행	1,189	유	83	대한전선	종합전자	448	유
59	LG석유화학	화학	1,189	유	84	한미약품	의약품	439	유
60	현대미포조선	운수장비	1,166	유	85	현대해상	보험	438	유
61	현대하이스코	철강금속	1,034	유	86	LG마이크론	IT부품	432	코
62	현대백화점	유통	1,009	유	87	대덕전자	IT부품	415	유
63	대구은행	은행	997	유	88	한국전기초자	비금속광물	406	유
64	한라공조	기계장비	958	유	89	LG화재	보험	402	유
65	현대증권	증권	952	유	90	파라다이스	서비스	395	코
66	쌍용자동차	운수장비	890	유	91	한섬	섬유의복	360	유
67	제일모직	화학	853	유	92	다음	소프트웨어	341	코
68	제일기획	서비스	780	유	93	유일전자	IT부품	317	코
69	LS전선	종합전자	766	유	94	웅진코웨이	기계장비	315	유
70	동원금융지주	기타금융	749	유	95	SBSi	소프트웨어	289	코
71	LG상사	유통	744	유	96	서울반도체	종합전자	284	코
72	대신증권	증권	738	유	97	국순당	음식료	274	코
73	유한양행	의약품	736	유	98	휴맥스	통신장비	257	코
74	오리온	음식료	725	유	99	인터플렉스	IT부품	221	코
75	삼성테크윈	의료정밀	709	유	100	인탑스	IT부품	179	코

주) 유: 유가증권시장 코: 코스닥시장

 

관련기사 ■ [기업속으로] 동국제강:50년만의 대변신 이끄는 장세주·세욱 '우애경영' ■ [기업속으로] 동국제강 : 노사평화 대명사…불황에도 해고 안해 재계에서 보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동국제강 그룹이 창립 51년 만에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탈보수 △탈철강 △탈순혈주의 등 이른바 '3탈(脫)경영'에 맞춰졌다. 동국은 지난해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CI(기업 이미지 통합)를 바꾼 데 이어 최근 휴대폰 키패드 생산 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정보기술(IT)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외부에서 수혈하기도 했다. 창업 3세인 장세주 회장이 제2의 창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그동안 동국제강 그룹은 '바늘에서 조선용 후판까지'라는 별칭의 철강 전문 기업으로 불렸다. 1954년 고 장경호 창업주가 철사와 못을 만드는 선재 사업을 바탕으로 동국제강을 일으킨 이후 창업 2세인 고 장상태 회장이 1968년 서울제강 인수,1972년 한국철강 인수,1985년 연합철강을 인수하는 등 철강이라는 '한우물'만 파왔기 때문다. ◆회사 이름 빼고 다 바꾼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CI를 교체하면서 회사 이름까지 아예 영어식으로 바꾸려고 했다. 원로 임원들의 반대로 사명 교체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변화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동국제강은 그룹 이미지는 물론 경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꾸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새 사옥 건설.그룹 매출 5조원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지난 74년부터 30년간 서울 중구 수하동(을지로 입구) 3층짜리 옛 청계초등학교 교사(校舍)를 본사로 사용해 왔으나 그 자리에 어엿한 고층 사옥을 짓기로 했다. 착공 시기는 내년쯤. 최고정보책임자(CIO) 직책을 신설,적임자를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데 이어 기술연구소도 세우기로 했다.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능력 있는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보교류 차원에 머물렀던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올 들어 사장단 회의로 격상시켰다. 계열사들의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통합 경영의 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다. 외부 컨설팅을 기초로 한 내부 혁신 작업에도 착수했다. 추진체는 최근 신설된 경영혁신추진본부.전사적 자원관리(ERP) 및 통합생산관리(MES) 시스템을 도입,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산체제를 구축 중이다. ◆미래 신수종 사업을 찾아라 철강경기는 워낙 부침이 심하다. 철강설비를 대거 확충하는 중국으로 인해 철강 공급과잉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철강업계는 대형화,통합화로 가고 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슬래브공장을 지어 조선용 후판의 원자재를 원활하게 확보키로 하고 충남 당진의 유휴부지 10만평에 철강공장을 더 짓기로 한 것은 맞대응 전략에서다. 동국은 하지만 철강 부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에 있다고 판단,IT 사업에 진출했다. 철강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IT 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려는 포석이다. 앞으로 IT 관련 기업을 더 인수할 계획이다. 오는 2010년까지 IT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액 2조원,순이익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철강 부문에서 4조4800억원,철강 부문을 보완하는 물류와 기계 부문에서 각각 2600억원,1840억원의 매출액 등 그룹의 총매출 규모가 4조9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IT 부문 목표는 야심찬 성장 전략이다. 동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종합레저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사업 대상을 물색하는 등 미래 신수종 사업 찾기에 열중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입력시각 06/23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