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의 편지
개인적으로 FM 93.1MHz를 주로 듣고 있습니다.
(음악만 나와서 작업하면서 듣기가 너무 좋습니다.)
1/25(일) ‘FM 풍류마을’이란 코너에서
“동창이 밝았느냐~”란 시조로 유명한 약천 남구만의 편지란 이름으로 소개된 내용에
개인적으로 크게 느낀 것이 있어 한번 옮겨 보았습니다.
투자란 것도 대가들로부터 듣고 배우는 ‘법’과
그 법으로부터 개인이 실전에서 터득하는 ‘묘’와,
그리고 만의 하나의 경우로 ‘도’의 경지에 이르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렇게 많은 법칙들이 대가들로부터 나왔지만,
실제로 투자에 성공한 사람이 적은 것은 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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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향집 뒤에는 커다란 연못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종종 할일 없이 그 연못에 나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어떤 이웃집 사람이 낚시대를 만들어 주며
고기를 한번 잡아 보라고 했습니다.
사실 나는 한동안 서울에서만 지냈기 때문에 고기 잡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염없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지만 고기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내 낚시바늘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바늘이 너무 안쪽으로 굽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바늘을 밖앗쪽으로 조금 펴 주더군요.
그런데 다음날에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이 와서 보더니,
"바늘 고리부분이 너무 커서 물고기 입에 들어갈 수가 없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다시 고리를 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또 다른 사람들이 와서는
"이 바늘은 고리부분이 너무 길어서 고기가 삼킬 수도 없고
삼킨다고 해도 쉽게 뱉어 버리겠군요" 이렇게 말하면서
다시 낚시바늘을 고쳐 주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도 역시 고기를 잡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이 말했습니다.
"바늘은 바로 되었지만 낚시대를 당기는 방법이 틀렸습니다"
그러면서 물고기가 입질을 할 때 어떻게 낚시대를 당겨야 고기를 놓치지 않는지 알려 주더군요.
그 방법대로 해보니 고기 서너 마리가 잡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번에 자신이 낚시대를 드리우더니,
같은 자리에서 고기를 쉴새 없이 낚아 올렸습니다.
그 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법은 가르쳐 줄 수 있으나, 묘는 알려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말씀 드린 것은 방법 즉 법이지만,
오랫동안 몸에 배도록 계속한 다음에야 비로서 묘를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그 말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우리가 남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법, 즉 기본적인 방법인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해서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쉽게 남에게 묘책을 배우려고만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자신만의 묘를 터득하려면 스스로 깨달아 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묘를 넘어서 도를 얻는 경지에 이를 수도 있겠지요.
서두르지 말고 자신만의 묘를 천천히 터득해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어떻겠습니까?
1670년, 약천 남구만(南九萬)으로부터
* 약천 남구만의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