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전략에서는 주식을 팔 때도 "주가를 보지 말고 기업을 보라"고 강조한다.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인가 매각할 것인가를 결정하고자 할 때, 주가를 보고 판단하지 말고 기업의 실적을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투자자라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경우에만 주식을 매도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주식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
1.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해서 판단 착오를 했을 때 주식을 팔아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수 백개 기업들을 분석하다보면 그 중 한두개 기업에 대해서는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이미 주식을 매입한 후일지라도 기업을 분석할 때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미련 없이 해당기업의 주식을 팔아야 한다. 오류를 발견하는 순간, 해당기업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지분을 계속 보유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보유할 만한 기업이 아니면, 그 주식을 단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했던 워렌 버핏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2.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을 때 지분을 팔아라.
투자자가 기업을 분석할 때 실수를 하지 않았지만, 해당기업의 실적이 악화되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운'이 없는 경우라 할 수 있는데, 투자자의 잘못은 아니므로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다. 해당기업의 실적이나 재무의 악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적인 것인지 판단하여, 일시적인 것이라면 계속 보유하고, 장기적인 것이라면 지분을 즉시 매각할 필요가 있다. 1.과 마찬가지로, 실적의 악화로 인해 기업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치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는 1.과 2. 같은 기업들이 10% 정도를 차지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은 '발견 즉시 사살'하여,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성공확률을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 아무튼, 해당기업의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것을, 또는 좋지 않게 된 것을 인지하게 된 순간,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우물쭈물하다가는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3. 더 유망한 기업을 발견했는데 투자자금이 없을 때 지분을 팔아라.
우량기업들을 계속 찾다 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업보다 더 유망한 기업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기업에 투자할 만한 자금이 없다면, 현재의 포트폴리오에서 펀더멘털이 가장 약한 기업, 즉 미래가 가장 불확실한 기업의 주식을 팔아 그 자금으로 새로운 기업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어떤 투자자라도 처음부터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투자자라면 항상 포트폴리오를 더욱 좋은 기업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4. 주식시장이 투기장으로 변하여 보유종목이 지나치게 고평가될 때는 지분을 팔아라.
필립 피셔는 "주식을 매수할 때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했다면 그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거의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보유종목의 주가가 폭등하여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될 때는 과감하게 팔아서 큰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
가치투자전략의 요체는 "우량기업의 주식을 디스카운트된 가격에 사서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주가가 '오버슈팅'하고 있어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때는 과감하게 수익을 챙겨야 한다.
장기보유를 원칙으로 삼더라도, 시장이 투기장으로 변하여, 몇 년 내에 접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평가된 가격을 다른 투자자들이 제안한다면, 망설일 필요가 있겠는가.
이 때야말로, 다수의 멍청한 투자자들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돈들이 소수의 현명한 투자자의 주머니로 모여들게 되는 타이밍인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지 않던가. 폭등했던 주가는 결국 꺾이게 되어 있다.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는 관성으로 인해 적정가치를 지나쳐 바닥까지 내려꽂히게 된다. 이 때는, 저평가된 주식을 다시 매입하여 지분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즉 시장의 변덕, 즉 폭등과 폭락의 사이클을 활용하여 지분을 확대해 나가면, 손쉽게 투자수익률을 배가할 수 있다.
워렌 버핏이 자신의 기본적인 목표는 연평균 15%의 투자수익률을 거두는 것이라고 했는데, 1965년부터 2007년 말까지 그는 27.1%의 평균수익률을 달성하였다. 12%포인트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된 것일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주주자본을 연평균 25%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가 연 15% 이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버핏의 포트폴리오에는 ROE가 25%를 넘는 초우량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25%를 넘는 기업들은 이론적으로는 주주들에게 25%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둘째는 시장의 변덕을 이용하여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다. 최소 2,3년 주기로 돌아오는 '디스카운트 - 프리미엄 - 디스카운트'의 사이클을 활용하여 주식을 사고, 팔고, 사면, 주식을 그냥 보유하고 있을 때보다도 두세 배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지분이 늘어난 만큼 투자수익률도 더 늘어나게 된다..
아마도 12%라는 차이의 상당 부분은 첫번째보다는 두 번째 전략으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전략을 가치투자자들은 '역발상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상과 같은 두 가지 방법만 적용해도 투자자라면 누구나 놀라운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의 매매를 결정할 때 가격으로부터 힌트를 얻으려고 하지 마라. 기업의 펀더멘털에서 의사결정의 근거를 확인하라.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매매도 펀더멘탈에 기초해서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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