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에 네살짜리 코카스파니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똥개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개를 키워봤지만 이 종만큼 식탐이 심한 개를 본적이 없지요.

 

여름에 수박을 반으로 잘라 화채를 만드느라 안을 대충 파내고 빨간 속살이 조금 붙은 상태로 반통을 던져주면 1시간내에 예술작품을 만들어 놓습니다. 얼굴을 쳐박고 빨간색이란 빨간색은 모두 발라먹고 수박통의 속을 거의 민자로 만들어 놓습니다.

 

처음 이 녀석의 예술 작품은 저희 부부의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식탐견은 볼일도 크게 봅니다. 재밌는건 어렸을때 배변 훈련을 시키느라 볼일을 보면 꼭 먹을 걸 줬지요. 많은 개들이 어렸을때 볼일보는 것이 주인을 기쁘게 하는 일인 걸로 착각을 합니다. 심지어 변을 보고 입으로 물고와서 주인을 더 기쁘게 해주려는 개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식탐견도 크게 다르지 않지요. 네살이나 먹었는데도 (인간으로 따지면 중년부인) 아직도 볼일을 보면 좋아서 난리를 칩니다. '주인님 이것 좀 바바요~~ 나 응가 했어요~~'

 

특히, 부엌에서 뭐라도 만들어 먹을라치면 여지없이 단 한방울이라도 쥐어짜서 볼일을 봅니다. 그러면 먹을 걸 주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부부는 식사때마다 먼저 이놈 볼일본거부터 치워야한 답니다. 4년이 지나도 어렸을때 습득한 학습효과는 사라질 줄 모릅니다.

 

오늘 집사람이 우리 식탐견 변을 치우면서 그러더군요. "파블로프가 왜 개를 실험대상으로 썼는 지 알거 같어..."

 

학습효과...

 

제가 아는 한분은 강남에 사십니다. 강남 불패를 40년 가까이 몸소 체험한 분입니다. 바로 얼마전에도 현대 I 타워가 스타타워로, 또 다른 이름으로 바뀌면서 몇천억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걸 스타타워 10분거리에서 살며 목도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부동산 불패에 대한 학습효과가 깊게 뿌리박혀 있습니다.

 

"주식은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가 뛰어들어도 다 잃는다."는게 이분의 주장입니다.

 

이분은 얼마전 원룸/오피스텔 붐이 일때 강남에 외국인 전용 고급 원룸/투룸을 지었습니다. 다 짓고 나니 원름/오피스텔 붐의 꼭지였습니다.

 

이와 함꼐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듯했습니다. 역시 그때가 꼭지였더군요.

 

정부가 부동산 투기 뜯어말리는 데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만 토로합니다. 솔직히 이분이 사들인 부동산의 가치를 저는 평가를 못하겠더군요. 아니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가치도 평가를 못하겠어요. 전 그래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꿈도 꾸지 않지요. 분석 불가라서...

 

이분의 부동산 투자 결과를 주식으로 따지면 1000 넘을때 사서 지금 600쯤을 맴돌고 있다고 할까요...

 

단지, 주식만큼 시세 변동이나 그 추이를 곧바로 따라갈 수가 없어 피부로 느끼는 고통은 훨씬 덜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분은 '언젠가는...' 이라며 부동산 불패는 불멸의 진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자신이 투자한 부동산의 가치가 왜 그렇게 나가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겠구요. 직전 고점보다 꽤 올라야 투자한 의미가 있어보이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어려워 보입니다. 몇평 되지도 않는 아파트가 십억을 넘는 걸 보면 전 왠지 산성피앤씨같은 회사가 떠오를뿐입니다.

 

학습효과과라는 거... 이토록 무서운 것 같습니다.

 

단순한 몇가지 예만 봐도, 수혜주라는 것도 결국 학습효과를 적용하는 거지요.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면 어떤 종목의 주가가 오르고 내린다... 예를들어, 원화강세면 대한항공같은 외화부채가 산더미인 기업은 1년에 몇백억을 앉아서 번다는 겁니다. 솔직히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거든요. 그 환차익을 남기려면 대한항공이 빨리 돈을 벌어 원화가 강세일때 외화부채를 갚는 길 뿐인데, 지금껏 대한항공이 그랬던 적이 있었나... 환율이 오르건 내리건 언제나 외화 부채 비율은 그대로이던데... 연말에 장부상으로는 이익이 있더라도 숫자놀음일 뿐일텐데...

 

고유가도 마찬가지구요. 유가 오르고 내리는 거 하루 이틀 얘기도 아닌데 정유주에 대한 수혜 논리는 언제나 바뀝니다. 주식 투자 시작한 초기에 고유가 얘기가 나왔을때 SK 투자를 하고 있을때라 과거 기사들을 찾아봤습니다. '휘발류 값이 오르니 수혜'라는 논리가 몇해전에 나왔었더군요. 그러더니 또 몇해전에는 '장기적으로 악재'라는 이상한 논리도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얼마전에는 '정제마진'이라는 좀더 그럴듯한 논리로 수혜를 들먹였습니다. 10년 평균을 내보면 호악재 논리가 반반으로 갈리는 것 같더군요. 특히, '단기 호재/장기 악재' 또는 '단기 악재/장기호재' 식으로 양다리 걸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정말 '그때 그때 달라요...'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도 벌써 들먹인지 꽤 오래된 것 같네요. '단기 악재/장기호재' 논리도 언제나 따라붙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제 중국이 위안화 절상하면 오히려 뻬따꽁쁠리로 받아들여져 짤없이 호재라고 여기게 될 정돕니다.

 

북핵도 그렇지요. 말 꺼내기 싫을정도로 북한과 관려된 지정학적 리스크는 짜증이 날 정돕니다. 이것도 솔직히 정말 북한이 핵을 사용해서 전쟁이라도 일으킨다면... 우습습니다. 주식 투자건 부동산 투자건... 이런게 의미가 있을까? 현금 들고 있다고 안전할까? 정말 웃기지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 격언중에 가장 싫어하는 말입니다. 주식 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공공의 적과 같은 격언이라 정말 듣기 싫습니다.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 발표가 있었을때 여지없이 이 말이 나오더군요. 오전에 사업자가 선정되자 마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널뛰기를 했지요. 수많은 개미들이 M60 총탄에 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지금까지는 꿈을 꾸었으니 이제 현실로 돌아올때라는 말을 했습니다. 과연 DMB 테마를 쫓았던 개미들이 꿈을 꾼것일까? 그들은 투기를 했을 뿐이라고 봅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PER가 100을 넘나드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게 투자라고 보이진 않거든요. 투기 열풍으로 오른 종목은 그만큼 폭락할 수밖에 없는 논리가 있습니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 분들은 소문에 사지도 않았고 뉴스에 판것도 아니지요. 단지, 투전판에서 돈을 잃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DMB가 무엇인지 알고 투자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의 실적이나 향후 성장성을 단 10분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이분들이 배우고 익혀야할 것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멍멍 끙끙 철학에 가까운 엉터리 학습효과가 아니라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기업의 주가 폭등만큼 끔찍한 악재는 없다' 는 단순 명제일텐데 말입니다.

 

이 밖에도 언뜻 그럴듯해보이지만 동전던기지만큼 위험한 학습효과에 바탕을 둔 투기 행위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봄이면 황사가 온다... 매년 황사 관련 테마가 등장하는데 그렇다면 황사만으로도 떼돈을 번 사람들이 있어야할텐데...

 

여름이면 더위 테마가 뜬다... 흠... 얼마전 퇴출된 에어콘 업체도 매년 이 테마에 속하지 않았던가?

 

전일 미국 시장 오르면 거의 우리시장은 전강후약... 내리면 전약 후강... 우습게도 이게 잘 안맞으면 디커플링 운운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미국시장은 언제나 100% 우리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펄떡이는 나비 한마리.

 

연초 모 증권사 전문가는 이런말도 했습니다. "5로 끝나는 해는 주식이 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올해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어처구니 없지만 결과적으로 연초까지는 이 사람말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결코 2005년이기 때문이라고 우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학습효과는 고정관념으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20년 동안 맛없었으니 여전히 맛없을 걸로 보이던 삼양라면... 맛있더군요. 그래서 주가에 반영되더군요.

 

5~6천원대에 투기나 해대던 하이닉스, 언제나 단타족만 들끓는 투기 잡주일 거니 거들떠 보지 말자... 턴어라운드가 주가에 반영되더니 7분기 연속 흑자... 현대상사, 대우인터내셔날, 현대건설... 비이성적인 학습효과가 낳은 고정관념으로 인해 사고도 놓쳐버린 놈들... INI 스틸을 '인천제철' 시절의 투기판 기억으로 거들떠 보지 않는 분들도 꽤 되더군요. 이놈 거래하기전엔 인천제철 어쩌구... 전혀 몰랐는데 그런 말 들으니 왠지 찜찜하고... 8천원대에 매도했었지요. 어리석은...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학습효과는 '1000이 고점인 박스권'이라는 고정관념입니다.

 

"시장 움직임과 관계없이 오른다: 슈퍼칩 매력 돋보이네 - 휴켐스, 농심, 신세계, 빙그레 등 조정장 대안 / 단기 수익률은 낮지만 꾸준한 상승세가 특징"

 

오늘 한 경제신문 증권면에 나온 헤드라인... 혼란스럽습니다.

 

1000 이상은 위험하다... 돌파확인하고 진입하는 '돌파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솔직히 전 자신이 없습니다. 연초 1000 돌파한게 '돌파매수'에 해당했던건지 좀더 두고보고 꽤나 오래 확인하고 나서 들어갔어야 하는건지... 앞으로 또 1000을 돌파하면 그때는 진짜 돌파매수인건지... 유명한 고수분들 중에도 1000 돌파했을때, 아니 그 이전부터 '패러다임의 변화'를 운운하며 새 시대가 온다며 진격 앞으로를 외친 경우를 수없이 봤기 때문에 정작 1000이 붕괴되고 나서 나오는 전문가들의 말은 그냥 비웃어주고 있습니다. 저들도 나랑 똑같구나...

 

보유 종목들 역시 박스권 등락을 합니다. 돌파하는 경우도 있었고 연초에 실제로 돌파를 해서 꽤 높은 곳까지 갔었지요. 박스권 매매를 했던 서너달 수익이 우스워보였습니다. 돌파이후 내비친 시세의 가능성에 비하면 말입니다.

 

더 우스운건 박스권 매매를 서너달 하다보니 실제 돌파시기에는 물량을 팔아먹게 되더라는 겁니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고점 부근이라서 물량을 줄이고 떨어지길 기다렸지요. 그냥 돌파해서 가더군요. 안하느니만 못했습니다. 이전에도 알고 있던 건데 왜 이런건 학습이 안되는지...

 

SK를 2만원에 사서 2만 5천원에 팔아먹고, 다시 4만원에 사서 박스권 깨진다고 3만5천원에 손절하고... 다시 4만원중반에 진입해서 박스권 상단이랍시고 4만8천원대에 팔아먹고... 7만원까지 가더군요.

 

이런 예는 수도없이 많습니다. 박스권... 이 말 자체가 기다리기 싫어서... 지쳐서...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란 기회비용을 날리는 거라서...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지 못하는 우리가 만들어낸 개념이니까...

 

우리 시장의 박스권 매매 학습효과가 정말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우리 모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1. 먼저 안정적인 컴퓨터를 한대 삽니다. 하루 24시간, 연중 365일을 돌려도 문제가 없을만한...

 

서버급으로 사도 요즘 200만원 한팎이면 충분하지요. 또 IDC(인터넷 데이타 센터) 에 물려놓으면 정전이나 온도, 먼지 등등 주변 환경 걱정도할 것 없습니다.

아예 IDC에서 서버 한대 빌려서 돌려도 월 10만원 내외이니 1년에 150만원 정도면 '안정적인 컴퓨터 구입' 조건을 만족하겠지요.

 

2. 시스템 트레이딩 환경을 만듭니다. 대신 증권 등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트레이딩 툴을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구축할 수 있지만 증권사 서버 업데이트 시간에는 접속이 끊기니 매일 접속을 새로하는 방법만 찾으면 이 조건도 쉽게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3. 종목 신경쓰지 않고 지수와 완전 연동되는 코덱스200 만 거래하는 걸로 하고 "지수가 800 이하로 내려갔을때 매수하고, 매수후 900 이상을 돌파할때 매도"하는 단순 무식 전략을 짜서 돌립니다. 백테스트를 해서 박스권 하단과 상단을 조금 조정하거나 매년 가중치를 둬서 1년마다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4. 간간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만 확인하고 매매에 대한 의사개입없이 10년후에 계좌를 열어봅니다.

 

얼마일까요? 10년전인 1995년부터 이 전략을 적용했다면 한번 매매에 성공할때마다(기간에 상관없이) 15% 정도의 수익률로 5번 정도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복리효과를 적용하면 10년에 100% 정도 수익... 다시말해 10년전에 PER 10 정도인 회사를 사서(회사가 큰 성장없이 계속 그 수준을 유지했다는 전제하에...) 묻어둔거나 다름없는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배당수익은 포기한 거고...

 

박스권 바닥을 700으로 낮춰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익이 커지는 경우가 있지만 70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매매 기회를 한번 놓치게 되니까요.

 

박스권 바닥을 500이나 600으로 낮추면 성공했을 경우 수익은 더 커지지만 매매 기회는 그만큼 또 줄어들어 역시 무의미합니다.

 

지금까지 가장 안전한 박스권 하단은 750~800이었습니다. 그 한참 밑으로 300,400 까지 떨어진 경우가 분명 있지만 그건 거의 국가 위기상황에서나 가능한 수치로 매수 기회를 확보하지 못하는 리스크가 커서 750 이하까지 노리는 건 욕심에 지나지 않더군요.

 

실제로 종합지수 올려놓고 테스트해보면... 500 이하로 매수기회를 잡은 사람은 2000년이후 한번의 매수 및 매도 기회가 있을 뿐인데 수익은 거의 100%에 가깝지요.

 

800에서 900으로 잡았을 경우 3번의 매매 기회가 있었고 누적수익률이 50% 조금 넘는 수준이니 500~900 박스권의 매력은 그만큼 커보입니다.

 

그런데 향후 10년동안 50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과 80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 90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고려해보면 크게 먹자고 박스권 하단 수치를 낮췄을때 매매 기회 상실 리스크는 너무 커보입니다.

 

1년 평균 20%에 달하는 수익률이면 바랄게 없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800~950 박스권이라면...못할 것도 없어보입니다 :-)

 

우스운건 2000년 기준으로봐도 정말 돈잘버는 우량주들은 2-3배 오르는데 이런식의 박스권 매매 최대치는 1배가 채 안된다는 것.

 

더 우스운건 1000을 넘어버리는 날이오면 단 한번의 매매 기회도 오지 않고 운영비만 날라간다는 것.

 

지난해에 주식의 역사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예언이라도 하듯 다우지수가 15년 박스권을 돌파했을때와 우리시장의 현실이 너무 비슷하다고 결론 비스무레하게 내렸지요. 저도 참 많이 공감을 했습니다. 이번만큼은 가능해보인다고...

 

다른 조건은 몰라도 1000 부근에 와서 기업 실적이 '바닥'이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점이라고들 하는데 기업 실적은 바닥이라면... 게다가 언제나 고점에 오면 유상증자니 뭐니 부실 청산하느라 바빴는데 요즘은 돈이 남아도는 기업이 수두룩해서 오히려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분명 과거와는 달라 보입니다.

 

새로운 지수를 만든다고 하지요. 반갑습니다. 별의별 거지깡깽이같은 기업들까지 모두 집어넣은 현재 종합지수 제가 초짜라서 그런지 어리석어보이거든요. 늘어나는 우량기업수만큼 부실기업도 늘어나서 언제나 제자리인것처럼 보이는 종합지수. 1000을 넘었던 1999년과 2005년. 이 두시대가 절대 같아보이진 않는데... 누군가가 말했던 우량주만 놓고보면 지수 8000 이라는 말이 실로 가슴에 와닿는데...

 

지수 1000 박스권이 무서운건... 이놈의 악질 학습효과가 주식 시장 자체를 투기판으로 여기게 하고, 어디가서 '저 주식 투자합니다'라고 선뜻 말하지 못하는... '너 주식하냐?'고 걱정스레 쳐답는 친지들이 부담스러운 이 현실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하지말자'는 가훈이 우스갯소리로 나돌정도로 한심하게 치부되는 주식시장. 연구해보면 해볼수록 매력있는 시장. 실제로는 1000 가두리에 갇혀있지 않은데, 그놈의 잘못된 기준때문에 언제나 1000이 고점으로 알려져 있는 안타까운 우리 시장.

 

분명 우리 시장은 꾸준히 매년 '평균적'으로 좋아지고 있는데... 

 

언젠가는... 1000이 바닥이 오는 날이 오겠지요. 그냥 조용히 그날을 기다리려고 합니다. 돌파매수니 타이밍 전략이니 뭐니... 모멘텀 상실이니... 지수가 1500 가려면 500조가 필요하느니... 이런 기업 외적인 분석... 이젠 자신이 없습니다. 주식의 역사의 결론적인 멘트가 현실로 다가오는날... 현금을 들고 매수타이밍을 재고 있다면 아마 전 매수 못할게 뻔합니다. 당분간 고점에 물려 착시현상에 불과한 계좌의 파란불로 속끓이는 게 언젠가는 오고야 말 큰 상승장에서 왕따당하는 소외감보단 훨씬 고통이 덜할 것 같아서요.

 

1000을 제대로 돌파하고 확인 사살한후 매수하려고 할때 삼성전자가 60만원, 70만원을 가고 있다면... 살 수 있을까요? 앞에 말한 전략을 얘기하는 분들은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전 못할겁니다 :-) 그래서 그냥 지금 수준에 물려 있는 게 낫다는 결론이지요.

 

지금 보유종목의 PER가 한놈은 4, 또 한놈은 6 정도 됩니다. 기술주구요.  어떤 놈은 정말 2 부근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더군요. 기술주가... 갸우뚱합니다.

 

아이투자 분들 대부분 1년 수익 20% 이상이면 대박이라는 데... PER 2~4인 기술주가 널려있다니...

 

이게 이성적인 현실인지...

 

저 놈들이 더 떨어져주길 기대하는 건 또 이성적인 바램인건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수가 얼마이든... 주식시장이 대중적으로 올바르게 인식되는 그날...

 

"저 2005년부터 열심히 기업 공부하고 투자했어요." 라고 부끄럽지 않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ps. 이해를 돕기위해 저희 집 강아지의 작품세계 및 작품활동 후 흡족한듯 쉬는 모습을 올려봅니다^^

 

워렌 버펫의 투자기법

 

1단계: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은 무시한다.

2단계: 경기 전망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3단계: 기업을 매입하듯이 주식을 매입한다.

4단계: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사실 기업을 매입하듯이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이 좀 막연했습니다.

(3단계가 되면 1,2단계는 저절로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세판을 자주

쳐다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금번 메리 버핏이 지은 "워렌 버핏의 실전 주식투자"에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 있어 버핏의 투자 체크리스트를 정리해서 올립니다. 투자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적정한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 이익률)

 지속적 경쟁우위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12% 이상의 높은 ROE를 보인다.

(지난 50년간 미국 기업들의 평균 ROE가 약 12%였다. 다시 말해 미국 기업들은 매년 자기자본에 대해 12%의 수익률을 올려왔다는 의미다)

 

2. 안정망 : 적정한 ROTC( 총자본이익률)

 ROE만 보면 생기는 문제점은 대규모 배당을 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여

의도적으로 높은 ROE가 나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 가격경쟁형 기업을

솎아 내기위해 ROTC를 써서 가격경쟁형 기업을 걸러낸다

버핏은 12% 이상의 지속적인 ROTC를 보이는 기업을 선택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 부분에서 많은 업체가  걸러집니다. 10% 넘기도 어렵습니다. 총자본 이익률=  당기순이익 / 총자본(=자기자본+ 타인자본))

 

3.지속적인 과거 순익추이

수익의 지속성은 지속적 경쟁우위의 또다른 이름이다. 강력하면서도 동시에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주당순이익을 가진 기업을 찿아라.

 

4.부채는 버핏을 불안하게 한다.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지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순이익의 5배에 못 미치는 정도의

장기 부채를 가지고 있다.

 

5.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일단 지속적으로 높은 자기자본이익률과 총자본 순이익률을 보이고 주당순이익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보수적으로 재무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을 발견하였다면

다음은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지 알아봐야 한다.

: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고 빨리 닳아 없어지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라.

 

6. 노조가 당신의 투자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노조의 힘이 쎈 지속적 경쟁우위형 기업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회사를 찾았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노조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자본가의 입장에 서야 한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7.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비례해 올라갈 수 있는가?

가격경쟁형 사업에서 원가의 증가와 제품가격의 하락은 주가에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 경쟁우위형 사업은 원가의 증가와 함께 제품가격을 올릴수 있다. 이것은 기업가치와 주가가 최고한 인플레이션 만큼 보조를 맞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8.적절한 유지비용이 소요되는가?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유지'다

이론적으로 지속적 경쟁우위가 크면 클수록 사업의유지를 위해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이렇게 벌어들인 모든 이익을 배당을 하거나 사업에 재투자하는데 쓸 수

있어 주주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어준다.

 

9.주주이익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가?

자사주 매입의 마술은 투자자가자신의 돈이 아니라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돈으로 주주의 지분률을 올려준다는 데에 있다.

 

10.유보이익이 시가총액을 증가시키는가?

주가와 주당 장부가치가 상승하는가와 같은 말이다.

유보된 이익이 기업가치를 증가시켜 결국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 지속적 경쟁우위형 기업의 특징이다.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록 기업에 매겨지는 가치도 증가한다. 이렇게 주가의 상승이 일어난다.

 

 

( 지속적 경쟁우위기업에 대한 선택적 역발상 투자)

 

버핏은 어떤 기업이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두었다가 가격이 맞을 때에 이런 기업에 투자를 한다. 그는 근시안적인 주식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할 때 최고의 매수기회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식을 사고 나면,유보 이익이 사업 가치를 늘리도록 놓아두면서 주식을 계속 보유한다. 주식시장은 사업가치의 증가를 목격하면 이에 비례해 주가를 끌어 올린다. 이것이 바로 버핏이 엄청난 부를 창출해낼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핵심은

지속적 경쟁우위를 발견해서 주식시장이 낮은 값을 매길 때 사들이는 것이다.

 

보기에는 무척 간단하기는 한데 문제점은 이러한 기업을 고르기 어렵고,고르면 이미 가격이 장난이 아니게 올라 있다는 것입니다. 싸질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리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기다려 보고, 그것이 지겨우면,

시가배당률이 높은 현금같은 주식(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높고 금리이상의 투자

효율이 예상되며, 현금화가 용이한 주식)을 보유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괜찮은 방법일 것으로 보입니다.

 

제법 오래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탑스, 토필드, 소디프신소재, 에스엔유 등 영업 실적이나 매출액 신장, 증권가 애널들이 좋다고 추천하는데 왜 안오를까요? 최근에 매입(52000원)한 에스엔유는 애널들이 좋다고 하길래 바닥이라 생각하고 샀더니 계속 미끄러 지에요. 직장생활을 하는터라 집중적으로 신경을 못쓰는데 아쉬움이 너무 커서요. 조언 가능하신분 분석좀 부탁드려요

 

지금 쓰고 계시는 마우스가 광 마우스가 아니신 분이 이제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볼마우스가 많이 쓰였지만, 광 마우스에 모두 대체되었습니다. 광 마우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해 제품화되어 시장에서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기존 볼 마우스가 고장이 자주 일어나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 비해 광 마우스는 정확도와 견고함이 뛰어난 제품이라 빠른 시간에 볼 마우스를 몰아 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광 마우스를 만들어서 제품화를  이루었고, 엄청나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광 마우스를 제품화한 우리 나라 업체들이 과연 성공했을 까요?  안타깝게도 광 마우스는 너무나 견고하고 내구성이 좋아 한 번 사면 컴퓨터와 수명을 같이할 정도로 수명이 길어, 시장포화상태에서 개체 수요가 없어 광 마우스는 신규 컴퓨터 제품에 패키지로 납품되는 것 이외에는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중국 제품의 역 수입등으로 우리 나라 업체들은 모두 광 마우스 제조를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제조하게 되었습니다.

 

광마우스 제조를 포기한 업체들은 어떤 제품을 신규로 출시했을까요?  시장에서 비교적 복제가 용이한 제품에 매달렸습니다. 우선 눈에 쉽게 띄는 것이  PC 카메라, CCTV, 무전기, 핸드폰 등이었습니다.  디자인을 상큼하게 해서 시장에 출시해서 몇 개월 히트를 치는가 싶더니,  어느 새 몇 개월 만에 복제품들이 저가에 쏟아져 경쟁은 치열해지고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단순 제품을 만들던 업체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레인콤이 올해들어 적자를 시현했습니다. 김태희를 모델로 쓰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거인 삼성전자가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있고, 복제품과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엠피쓰리 화일의 유료화, 엠피쓰리 폰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레인콤은 입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의 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일전자는 삼성전자의 복수 납품정책에 의해 경쟁업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독점력이 떨어지면서,  단가 하락 압력에 굴복하고 영업이익률이 엄청나게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의 영업이익률 유지를 위해 작년과 올해 지속적인 단가 하락을 이루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부에 납품하던 리모콘 업체들( 삼진, 에스제이윈텍 등)은 이제  중국으로 사업장을 이전하여 단가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케이스를 만들던 세화도 역시 낮아진 납품단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기기, 전자제품 들은 신기술이나 새로운 방식의 제품의 등장으로 기술수명이 무척이나 단명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느 정도 수익성이 있다고 하면, 금방 복제품이 나오고,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에게 종속되어 마진을 위협받아 존폐의 기로에 서기 쉽습니다. 기술적인 진입장벽을 갖춘 업체들도  첫해 재미를 보고 나면, 제조원가명세서를 파악한 대기업에게  역공을 당해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컴퓨터 가격은 이제 몇 십만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옵니다. 과거 조립 PC 가격이 70만원이었는데, 이제는 델 컴퓨터가 무차별적인 저가 공세를 펼쳐, 용산 조립 PC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삼보컴퓨터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걱정되는 순간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세코닉스, 코아로직, 엠텍비젼 같은 최고의 기술주들이 과연 최고의 몸 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러한 기업의 주가 하락을 과연 역행투자의 신호탄으로 보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최고의 몸 값을 가진 이러한 기술주의 대명사인 기업들이 왜 기업을 공개하는지 이유를 알게되면 기술주의 투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제품개발과 대량생산을 통한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고, 

 

짧은 기술수명으로 영구적인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가장 좋은 시기에 기업공개를 하여 보상을 받고자하는 경영주와 투자자들이 매도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기술주 들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 많은 투자동아리가 생긴다는 글이 있네요.

제가 대학 다닐때와는 다른 참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그때는 사상과 철학을 논하는 동아리가 많았는데....

지금 20대에 아이투자나 가치투자를 알고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투자를 하는 젊은이들은 정말 좋은 때를 만난듯 합니다.
많은 좋은 책과 컨텐츠와 투자문화가 정착된 듯 하고요.
주식시장도 루머나 작전 같은것은 많이 없어지고 실적에 의해 평가받는 시장이 되었으니까요.

현재의 젊은이들의 이런 변화와 트랜드는 정말 이들이 30-40대의 중년으로 성장했을때는 개인의 자산구성과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오리라 판단됩니다.
앞으로 주식투자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자산가가 속출할 듯 하고요.

이러한 도도한 물결은 여전히 국내에서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이라는 과거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바꾸고야 말거라고 판단합니다.

고정관념과 편견이 없고 합리적인 사고와 정보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그 선봉에 서겠죠. 그 만큼 아직은 기회가 많다는 반증도 됩니다.

다만 이런점은 주위해야 합니다. 과거 코스닥 붐이 꺼지면서 낙오자가 나왔던 것처럼.....
향후 혹시나 있을 시세의 폭락에도 살아남을수 있는 자신만의 원칙과 자산관리기법을 갈고 닦아야 할 듯 합니다.
주식시장은 전쟁터이며 시세의 흔들림속에 피해자와 희생자가 속출할 수 있으니까요. 시세가 많이 오른상태에서는 20-30% 정도의 현금은 보유하고 분할매수로 리스크에 대비하는 등 늘 시장앞에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론 9년째 주식을 조금씩 해왔지만 그동안은 기술적분석이나 막연한 감에 의해 투자를 해오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치투자에 눈을 뜬듯 합니다. 저 처럼 회계감사, 신용평가를 해본 사람이 그 정도이니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지금도 감과 기술적분석 위주의 투자에 매달리고 있는 거죠.

 

진작 이런 투자원칙을 갖추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제라도 이런 원칙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일단 회계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잘 모르면 회계원리나 중급회계 같은 동영상강의나 회계학원 강의를 한번 수강하는 것도 좋을겁니다. 그 다음은 사업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안목을 넓혀야 합니다. 그리고 한 종목씩 관심종목을 늘려가면서 엑셀에 재무자료나 정성적인 내용을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깊이와 넓이를 갖추다 보면 기업의 내용과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이 늘어나리라 봅니다.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기술적분석과 금융지식도 필요하며 특히 자산관리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가야 합니다.

 

저도 아직은 너무 부족하지만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뵙는 많은 젊은 후배투자자들에게 조금만한 도움이 될 까 하여 감히 글을 올려봅니다.

 

주식얘기는 늘 재밌습니다만,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올려야 하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는 늘 고위험 고수익과 보장된 저수익사이에서 헤메이게 됩니다.

투자아이디어를 걸러내는 단계에서 많은 편견으로 인해 하늘로 승천하는 많은 기업을 놓치게됩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시장지배적인 사업자이다(이를테면 농심) 그냥 그렇게 앉아서 농심만 보게 되면 삼양식품을 놓치게 됩니다. 저도 수타면만 먹으면서도 그냥 놓쳐버렸죠.

투자자의 머리는 누구보다도 유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구심에서 이 글을 씁니다.

 

독점기업은 과연 영원한가?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선택권과 가격결정권을 누리려면 무의식적이고 관습적으로 어떤것을 선택하는 행위에 대해 주기적으로 재판단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은 독점기업의 지위를 무의식적으로 늘려주고 있으며 스스로의 선택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소비를 하고 독점회사들은 다수의 이익과 선택권을 침해하는 대가로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독점유지비용까지 모두 소비자가 냅니다. 코카콜라를 한 개 살때마다 코카콜라를 무의식적으로 마시게 만드는 비용에 몇곱절을 소비자가 내게 됩니다.)

주주들 입장에선 1등 독점기업은 좋은 투자처가 되겠지만 독점 유지비용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게 됩니다.

제 글의 빈틈을 사정없이 공격해서 좋은 토론이 됐으면 합니다 ^^

 

1. 브랜드는 노쇠해 집니다.

1위에 안주하는 브랜드는 결국 노쇠해지게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아디다스는 Just Do it을 외치는 나이키에게 추월당했습니다

캐딜락도 고급차 이미지에서 장의사 차, 늙고 보수적이고 관료들이나 타는차가 되었습니다.

벤츠도 지금 그런 추세를 겪고 있죠. 미국의 차들은 일본의 차에게 지속적으로 밀려나는 중입니다. OB맥주는 하이트와의 물전쟁에서 패배했습니다.

2. 변화에서 도태됩니다.

 시장은 일정한 사이클을 두고 완전히 판이 달라집니다. 8비트 컴퓨터의 강자 애플, 아타리, MSX 컴퓨터는 16비트 시대에 IBM의 PC에 의해서 시장에서 퇴출당하다시피 했습니다.

IBM을 메인프레임의 지루한 이미지를 그때 벗지 못했다면 제록스와 운명을 같이 했을 것입니다. 박카스도 시장자체의 판을 뒤집고 올라온 비타500을 견디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키아도 삼성전자를 막기위해 죽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멀티미디어화, 고용량 다기능화로 나가는 삼성전자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아이투자에서 좋아하는 동서도 녹차나 웰빙차원에서 얼마나 잘 대응할지 관심거리 입니다.

3. 독점비용은 증가합니다.

 시장의 독점비용은 흔히 신규진출기업이 진입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느냐로 계산합니다.  그렇지만 그 시장에 어떤 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고착화 되면 변화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위의 노쇠해진다는 점과 맥락이 같죠).

독점이 길어지게되면 조직이 경성화되고 조직원들은 관료화 되는 경향이 생겨납니다.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지지만 변화관리가 안되는 단점이 생기게 되죠.

신규진출기업이 스스로를 차별화 시키면서 경쟁환경을 스스로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기 시작한다면, 1위 기업은 2위기업의 페이스에 말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마케팅 전쟁의 사례는 아토즈와 마티즈의 전쟁에서 마티즈가 선빵, 아토즈는 대응으로 나가다 아토즈를 시장 밖으로 내보낸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4. 시장은 절대 강자를 싫어합니다

 독점기업이 나쁜이미지가 쌓이는것은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많은 장애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MS가 세계도처에 엄청난 반군을 몰고다니다가 리눅스에게 미래시장을 위협받고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5. 소비재 독점기업은 매출이 안정일까요?

 2등을 제대로 견제하고 관찰하지 않는 독점기업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6. 소비재 독점기업은 주가가 안정적일까요?

 1위 프리미엄을 내주게 되면 주가는 이래저래 고단해질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성장 개념에서 사회공헌, 사회책임을 중시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위에 열거한 독점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 보기 때문 아닐까요? "우리는 독점, 시장 재배사업자지만 사회에 이렇게 많은 공헌을 합니다." 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는 기업이 장기적인 시장창출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그런점에서 작년 "세계금융의 별이 되겠습니다"(우리는 1등할테니까 영양가 없는 고객들은 높은 예대이자나 물고 높은 인출수수료나 내라 싫음 딴데가든가~!)라는 국민은행의 광고는 최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광고를 전후해서 국내 최강의 국민+주택의 합체인 국민은행은 한국금융의 별똥별이 되어 추락하는 순간을 겪었습니다. 신한지주가 코앞까지 추격하고,  우리금융은 덩치를 불리고 있습니다.

 

저는 반짝거리고 열정이 넘치는 2위, 3위기업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독점기업은 스스로와 싸워야 하지만 스스로와 싸워서 몇십년을 계속 잘 해내고 있는 시장지배기업은 흔하지 않습니다. 2위, 3위는 언제든 합종연횡을 통해서 1위를 벼랑에서 밀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SKT는 항상 변신할 태세가 되어 있어서 대단히 유능한 마케팅 능력을 가지고 있어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늘 1등 기업이 이 나태해졌는지,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지 관찰해야합니다.

투자에서도 항상 안전해 보이기만 한 1위기업보단 2위나 3위의 발전가능성을 관심있게 관찰해 보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옛 전설에서 콩쥐가 어머니의 힘을 믿던 팥쥐(독점 사업자)를 누르고 최후의 승자가 되는 일을 본다던지,

역사적으로 동아시아의 최강자였으며 수나라를 몰락시켰던 고구려가 한반도의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신라에게 멸망당한것은 독점이 얼마나 많은 잠재경쟁자와 싸워야 하는지,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독점기업이 몰락하는것은 소비자가 각성하는 그 순간부터입니다.

독점기업은 소비자가 각성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마취주사를 놓던지, 혁신을 해야 합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그리고 재밌는 점 하나는 지장지배기업이 몰락하면 시장지배기업을 인수하는 더 큰 독과점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궁극의 끝은 독점 같습니다.

 

PS

I. 역설적이지만 현대 한국 정치역사에서 현역으로써 가장 장수한 정치인이 JP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봅니다 . 형편없는 가격에 거래되는 배당 후하고 안전한 2위도 있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