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가는데 .. 만원 가냐? >





2002년중반에 치과기자재업체인 신흥을 소개한 적이 있다.
아무도 관심갖는 이 없던 중견회사라 많은 분들이 신기해했다.
( 마치 새로 나온 장난감평가하듯이 ....)

당시 주가는 약 3000원정도였는데 알루가 보기엔 신흥의 회사내용에 비하면
저렴하게 느껴졌다. 자회사의 고질적인 회계상 문제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저평가 되어있었긴 하지만 배당과 주주정책을 고려한다면 안전마진은 충분히 확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신흥에 대해 3차례 글을 쓰며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도 많이 했다.
당시  바로 옆에서 개원하고 있던 선배 한 분께 신흥을 사라고 이야기했더니  신흥놈들
마음에 안든다고 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 그런데.. 신흥이 얼마 가는데?  만원까지 가냐? "

알루는 대답했다.
" 네.. "

선배는 다시 말했다.
" 뭐? 정말이야?.........
   .......그래도 그놈들 맘에 안들어. 뭐 회사도 얼마나 커지겠어? "

당근 그 선배는 신흥을 안샀다.
사실 그 선배는 다른 주식도 안샀다.
나~중엔 그 선배형수님이 주식을 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
내가 하라는 고대~로 할거면 추천해주겠다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했다. 
그래서 4개 알려줬는데 나중에 봤더니 완죤  형수 혼자 알아서 하고 있었다.
엇~  왜 이리 삼천포로... ^^

그런데 신흥은 만원에 도달하지 못했다.
오히려 2000원까지 고꾸라졌다. (2003년 4월)
그당시 알루는 무척 고민했다.
2000원... 아~ 빚을 내서 그냥 왕창 질러버려..!
그런데 그렇게 못했다.
신흥 한 종목만 들고 있을까... 했으나 결과는 오히려 정 반대였다.
2001년 9.11 이후 시작된 랠리로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던 그 때
알루는 신흥이란 놈에 발목이 잡혀 수익률이  저조했다.
( 비중도 컸거든.. )
회사내용이 문제될 건 없었다.
문제는 나 자신이었다.
답답한 신흥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흥을 팔았다.  더 나은 종목으로 교체하는 건 피터형님도 괜찮다고 그랬어..하면서.
( 교조주의는 지극히 위험하다..)

얼마전인 2007년 3월  나는 신흥이 2만원이 되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자사주소각으로 주식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었고  신흥을 대체할만한 업체는 등장하지 않았다.
( 바텍이나 오스템임플란트는 신흥과 성격이 좀 다르다)
주가는 슬금슬금슬금 오르거나 옆으로만 갈 뿐 떨어지지도 않았다.
폭등의 조짐이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알루는 한 번 버린 신흥을 다시 주워담지 못했다.
그런 신흥이 2만원이 되었다.

선배가  " 얼마 가는데 ?  만원 가냐? " 라고 물었던  그시점에 신흥을 샀으면 3000원이 2만원이
되었을 것이다. 
( 물론 그렇게 단물만 쏘~옥 빨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급등엔 왠지 매도하기가 쉬웠을 것 같은
   모양새를 보였다.)

주식이란게 그렇다.
지나고 보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그 상황이 오면 예전 그대로 행동한다.
신흥은 경기순환형 회사가 아니다.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매겨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매도할
필요가 없는 그런 회사다. 싸게 샀다면 말이다.  배당받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내가 왜 신흥을 그냥 두지 않고 굳이 돈 더 빨리 벌겠다고 다른 회사로 갈아탔는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 어떤 펀드매니저도 사실 심층해부해보면 이런 부화뇌동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

나는 신흥이 만원갈껄 확신했다.
몇 년안에 ?  그건 잘 몰랐지만 어쨌든 복리수익률이 상당히 좋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 선배또한  만원 가냐? 라고 했을때 언제 만원 가냐? 라고 안 물어봤기 때문에 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잘 판단하라.
무조건 장기보유하라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은 신만이 안다. 몇 번 잘 맞췄다는 것이 앞으로의 확률을 높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싸게 산 좋은 회사의 주식은 함부로 버리지 마라.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으면 의외의 상황에서 여러분에게 큰 도움을 줄것이다.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회사가 잘 안돌아가는 경우  그리고  회사는 아주 잘 해나가고 있으나 주가가 너무 비싼 경우.

신흥은 이제 너무 비싸졌다.
2007년 3월 정도부터 매도를 고려했어야 했다.
나는 너무 빨리 팔았다...

그러니 내 말을 믿지마라.
주식은 스스로의 힘으로 해야한다 .^^

 

 

 

<  주식의 묘미 >




주식이란 참 묘하다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른다.

예전에 이건희 회장이 자식과 골프는 맘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알루는 거기에 주식도 포함시켰던 생각이 난다.
( 당시엔 골프를 안쳐서  자식과 주식은 맘대로 안된다고 했었다..^^)

이런 일이 잘 생긴다.
슬금 슬금 오르는 주식을 보고 있는데 마음은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즉 , 상승세에 대한 감정이 불확실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불확실할때는 꼭 주식이 오른다.
그래서 우리는 저 종목이 떨어지면 반드시 사리라 생각한다.

이런 일도 잘 생긴다.
오르고 또 오르는 과정을 지켜보니 이제 저 주식은 상승세가 분명한 것 같다.
즉, 상승세에 대한 감정이 확실해 진 것이다.
이제 발을 담그면 못 먹어도 3점은 먹을 것 같다.
그래서 상승이 확실해진 주식을 산다.
그런데 그 주식이 하락한다.
그리곤 생각한다.
" 역시 주식은 오르기 전에 사야 돼.. 팔고 안 오른 주식을 사자~"

그래서 안 오른 주식을 찾는다.
뭔가 꺼림칙 하긴 하지만 이미 오를대로 올라버린 주식에 한 번 데었기 때문에
안 오른 주식을 산다.
그런데 그 주식은 계속 안 오른다.
상승세가 확실하다고 해서 샀다가 갑자기 닥친 하락에 놀라 내던져버린 이전
주식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생각한다
" 역시 가는 놈이 가... 안 오르는 것은 이유가 있어."

그래서 오르는 주식에 다시 올라탄다.
그랬더니 좀 오른다.
이제야 돈을 버는구나 싶다.
그런데  얼마쯤 지나니 안 올라서 팔아버린 주식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호재도 나온다. 좀 찝찝하다.
새로 산 오르는 주식은 상승세가 둔해지며 오르락내리락 하며 매도목표가에
5% 못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풀이된다.
5% 만 더 오름 팔건데...  그런데 그게 그렇게 안되고 내린다.

안 올라서 팔았던 주식은 계속 오른다.
살 수가 없다. 사람이라면 사기 힘들다.
그런데 올라서 샀던 주식이 떨어진다.
갑자기 하루에 4~5%까지 푹푹 떨어진다.
다음날엔 또 크게 오르기도 한다. 떨어진 폭에 조금 못미친다.
한달동안 내리고 한달동안 오르는게 주식이라면  자식과 골프에 비견할 물건이
아니다. 우리들 대다수는 지금 이게 하락인지 상승시 조정인지 구분을 못한다.

이런게 주식이다.
알루는 이런 주식투자에서 최고의 묘미는 다음과 같다고 본다.
남들이 다 시큰둥하다.
그게 될까 생각한다. 그런데 난 될 것 같다.
산다. 조용하다. 안 오른다. 또 산다. 내린다. 고민하다 지른다.
조용하다. 남들은 수익률이 얼마네 얼마네 하는데 내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 심하진 않다..^^ )
나 자신도 심란하다. 바꿀까...? 
에라 ~ 모르겠다. 냅둬봐...
그런데 어느날 내 주식에 불꽃이 튄다.
내릴 때도 사놔서 사둔 양도 많다. 잘 오른다.
잘 삭힌 홍어맛이요 잘 익은 김치맛이다.
계속 오른다. 잘 간다.
기다림은 알게모르게 내 맘속에 뭔가를 남겨놓는다.
그 마음한구석의 아쉬움이 날아간다. 속이 시원해진다.
알루는 이것이 주식의 묘미라 생각한다.
오르는 종목에 올라타 약간의 확실한(?)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