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이 편안한 성공은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때문에, 자기의 인생과 삶의 현재 일어나는 여러가지 다양한 일들에 대해서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거기에 이미 벌어지고 끝나버린 자신의 과거에 어떤 '의미부여'를 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는 과거사에 대해서 어떤 의미부여를 하느냐에 따라 바뀌는 '사안에 대한 태도와 관점'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게 곧 가치관이고 신념이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긴 생각해보면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든 막연히 낙관하라는 이야기로 해석하면 안될 것이고, 일어난 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라는 이야기기 되어야 할 것 같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쁜 과거를 잘못된 변명으로 미화하고 좋은 추억을 확대해석하면 내 미래는 인과논리의 오류인 상태로 머릿속에 추상화 되어 판단근거로 쓰여지게 되면 이 판단이 미래에 지속적으로 판단을 내리게끔 작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잘 기록해두고 수시로 읽어보고 쓰라린 과거를 곰씹어보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
기록하고 분석할때 사실과 의견을, 원인과 결과를 분리해서 늘 대조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이런저런 과정상의 오류는 늘 있을 수 있지만 그리고 이 결과가 신통찮을 수 있고 쓰라리지만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은 실수하는 동물이고, 기록하며 반성하는 동물이기때문에 늘 곰씹고 되새기고 후회하며 조금씩 성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8월에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 390시간을 기록했다.
이건 거의 10년만의 기록이 아닌가 싶다.
코딩량 테이블 갯수등 내가 종전에 세운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우는 중이다.
전업투자자가 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이 일을 완수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로 치환되어 아주 사소해진 채로 놓여지게 되었다.
근 3년 동안 투자 스코어로만 보면 외양으론 그럴듯 해보이는데 내용상으로 내가 정말 잘했는지? 하는 질문으로 들어가면
그냥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 머릿속 정리가 간편해질 것 같아서 그냥 일만 죽어라고 했다.
마른수건 쥐어쩌듯 머리와 몸과 정신을 쥐어짰다.
8월은 내게 너무 힘든 달이었다. 다행히 업무는 상당히 진행되긴 했지만 일정은 지연되고 말았고, 추가된 일정으로 그닥 질적으로는 나을 것 없는 압박감은 가슴을 짓누르는 중이다.
흔히 보수주의자라 자부하는 사람들이 국가의 폭력을 당했을때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사람들은 남의 불행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굳은 신념이라도 가진것처럼 행동하고 생각한다. 진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꽤 존재하는듯 한데, 공감능력이 떨어져서 사회적으로 성공하긴 쉽겠구나 싶지만 절대 마주치지 않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나는 '지붕뚫고 하이킥'이란 시트콤의 쓰디쓴 결말을 좋아했다.
내가 누리는 행복이 아주 간단하게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 발만 물러서면 벼랑끝, 낭떠러지라는 인식이 나에게나 다른이에게도 보편적이구나 하는 공감. 이 불안의 전선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불안이 되고 직면한 경제문제로 무한경쟁체제로 고통을 일상화하는 근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늘 내가 디디고 있는 벼랑을 조심스레 살펴보면서 살게 되었다.
“예전에 오일쇼크가 난 뒤에 사람들이 정말 어렵게 살았다. 그러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들어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의 삶이 알고 보니 한 발만 떨어지면 얼마나 위태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된 거다. 빚 때문에 초등학교조차 못가는 신애의 이야기는 그런 것들의 반영이기도 하다.”
김병욱 감독 인터뷰 중 (텐아시아 2009.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