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4년 상반기 경제는?
 
  작년 말 2004년의 경제전망 예상은 매우 낙관적이었다. 이는 경상수지 부분에서 성장세를 이룩할 것으로 봤으면 이에 따라 2004년은 투자와 소비에 있어서도 장미빛 전망이 이어졌다. 그리고 실제로 올해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작년보다 더 확대되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는  수출이 대기업위주의 4강 제품(선박, 전자, 철강, 반도체)주도 되며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경공업제품 비중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 이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경상수지 흑자와 내수부진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2. 불태화정책(sterilization policy)

 

올해 경상수지 폭이 늘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제회복에 따른 수요 상승과 정부의 환율정책으로 요약된다. 세계경제의 회복은 일국의 국가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문제이므로 경상수지를 호전시키려는 국가에서는 환율 정책을 통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고 이러한 환율 정책은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따른 반응이 된다.

 보통 경상수지흑자로 인해 외국의 달러가 유입되면 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원화의 가치는 올라가고 달러의 가치는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환율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환율의 상승은 수입을 증가시키고 수출을 감소시키는 자동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를 늘리려 한다면 환율 하락을 방어해야 할 것이다.

 

즉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를 원화로 교환해 주게 되면 시중에는 다시 원화가 늘어나고 통화량이 늘어나는 태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외환시장의 안정과 통화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달러화 유입에 따른 채권 발행을 통해 늘어난 통화를 환수하는 불태화정책을 사용한다. 이런 이유에서 불태화정책은 통화증발을 막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중화시킨다 하여 중화정책이라 부르기도 한다.
 

3. 불태화정책과 전망

 한국의 중화정책은 한국은행을 통한 통화안정증권 매매를 통해 이루어 졌다. 이로 인해 재경부가 안정적으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며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통화안정증권의 발행은 한국은행 콜금리수준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재경부사이에서는 중화정책에 대한 미묘한 신경전과 함께 환시채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는 내부적 문제일 뿐 한국의 중화정책에 대한 대외압력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환율 방어는 한국의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는 정책이기 때문에 교역 상대국들에게는 불리한 무역제도가 되는 것이다.

 즉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들은 한국의 이러한 형태의 환율방어 정책에 대하 고운 시선을 보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는 미 대선 케리 후보측의 한국관련 통상정책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중 미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폭 중에서 한국으로 인한 부분은 미세한 부분이다. 이는 실제로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자체는 정당하지 못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정치질서는 힘의 논리에 의한 것으로 본다면 한국의 중화정책에 대한 대외압력은 커질 것이다.

 

4. 콜금리 인하와 환율문제

 

8월 금통위는 콜금리 수준을 0.25%p 인하하면서 미연준의 연방기금금리 0.25%p 인상안과 대조를 보였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서 미국으로의 자본유출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외환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달러 수요가 증가한다고 예상한다면 달러의 가치는 상승하며 환율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출 장려를 위한 중화정책 필요성을 줄이고 통화안정증권, 환시채등의 채권 발행을 줄여서 이자 부담 줄이게 될 것이다.

 또 다른 가상 시나리오가 있다. 한국의 콜금리가 인하되고 미국의 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자본의 해외유출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것이지만 한국의 콜금리수준은 3.5%이고 미국의 연준 금리는 1.5%이므로 자본유출이 크지 않기 때문에 원화가치가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환율이 상승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출전선에 큰 타격을 준다고 보지 않는 견해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 경제구조가 원자재를 수입하여 최종재를 수출하는 산업의 특성상 수입물가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하고 이런 수입물가는 설비투자와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원화가치만 낮게 하는 정책이 투자를 활성화 시키는데 어려움을 지닐 수 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환율이 하락해야만 수입물가가 안정되고 전체 소비자 물가 안정세에 도움이 되리란 기대다. 특히 한국은행이 재경부가 중화정책을 포기하는 대가로 콜금리 인하를 협의했다는 또 하나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결국 콜금리 인하로 인해서 전자의 경우는 중화정책을 불필요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 중화정책 포기압력이 작용하게 될 것이다. 어느 경우가 발생하든지 인위적 환율 조작은 점차 그 규모가 작아 질것으로 예상된다.

 

채수복 spin80@hanmail.net

 

헉, 아 쓴게 다 날아갔네..

다시 써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한번 다시 써보자...

나 워렌버펫처럼 투자하라는 워렌버펫이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묶은 책이다.

여운이 남는 구절들을 아래에 인터뷰형식으로 정리해보았다.

읽은지가 좀 되어서 느낌들의 이어짐이 약간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

와타미: 주식시세를 매일 보는지?

워렌버펫: 훌륭한 장기적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면 단기적 가격변동은 매력적인

              가격에서 우리들의 소유권을 증가시킬 기회를 준다는 것을 빼고는

              다른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와타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워렌버펫: 중요한 요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기간에 걸쳐 기업의 경제적 특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확신

           2. 경영진이 기업의 모든 잠재력과 현금흐름을 현명하게 활용할수

               있다는 확신

           3. 경영진이 기업수익을 회사보다는 주주에게 배분하고 있다는 확신

           4. 기업의 매입가격

           5. 투자자의 총수익에서 구매력이 감소한 정도를 결정할 납세와

               인플레이션의 수준

와타미: 분산투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워렌버펫: 물론 일부투자전략들 - 예를 들어 차익거래에 기울인 우리들의

              노력처럼 - 에서는 폭넓은 분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경제성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가진

              합당한 가격의 회사들을 대여섯개 정도 찾을 줄 아는 투자자라면

              틀에 박힌 분산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겁니다.

              슈퍼스타를 찾는 이런 투자접근방식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줍니다.

          

와타미: 주식을 매수하면 왜 그리 오래 보유하는지?

워렌버펫: 위대한 사업과 뛰어난 경영자를 찾는 일은 너무나 어려운데

              왜 이미 증명된 제품(나는 진짜물건 이라고 말하고 싶다)를

              버려야 하겠습니까?

와타미: 어떤 기업을 주로 매수하나요?

워렌버펫: 우리의 목표는 싼 가격의 중간 기업이 아니라 합당한 가격의

              뛰어난 기업을 찾는 것입니다.

와타미: 그러면 Mr. Market이 아무리 높은 가격을 불러도 뛰어난 기업이라면

           매수하나요?

워렌버펫: 과열된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은 우수한 회사의 주식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지불한 가격을 회복하는데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와타미: 주식투자에 입문하는 저같은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워렌버펫: 현명한 투자는 쉽다고 말할순 없지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한 사업체를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입니다.

  

와타미: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워렌버펫: 우리 생각에 투자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단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것인가 와

              시장가격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입니다.

              앞으로 5년, 10년, 20년 후 높은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업의 주식을 합당한 가격에 매입함으로써 투자자로서 여러분의

              목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물색한다면 여러분이 정한 기준에 맞는 기업을 몇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자격을 갖춘 기업을 발견하면 그 주식을 많이 사십시요.

             또한 여러분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어떤 주식을 10년동안 소유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단 10분도 그것을

             가질 생각을 마십시요.

             지난 여러해동안 이익이 매년 상승하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십시요.

             좋은 타자가 되려면 치기전에 좋은 공을 골라야 합니다.

             그게 첫번째 규칙이죠.

와타미: 담배꽁초식투자란 무엇입니까?

워렌버펫: 여러분이 어떤 주식을 충분히 낮은 가격에 산다면,

              그 기업의 장기적 실적은 비록 형편없더라도

              상당한 이익을 남기고 그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마련해 줄

              사업상의 행운은 언제고 찾아올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꽁초식 투자법이라고 부릅니다.

              거리에서 주운 담배꽁초는 한 모금정도는 피울수 있지만

              더 이상 피울순 없지요.

              그래서 염가매수는 그 한모금이 모든 수익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청산자가 아니라면 이런 방식의 기업매수는 어리석습니다.

와타미: 내재가치의 변화는 어떻게 알수 있나요?

워렌버펫: 내재가치를 계산하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 해에 장부가격의 비율변화는 마땅히 그해의

              내재가치의 변화와 비슷할 것입니다.

와타미: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의 괴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워렌버펫: 나 자신은 한결같이 기업가치에 가까운 시장가격을 선호합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번영함에 따라 주주들은 주식을 소유하는 동안

              분명히 부유해집니다.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가격이 상하로 심하게 변동해도

              전체주주들의 최종 수익을 바꾸진 않습니다.

              투자자의 수익은 결국 기업의 수익과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에 걸친 실질적인 저평가와 혹은 고평가로 인해

              기업의 수익은 각 주주들 사이에 불공평하게 배분될 것입니다.

              어떤 주주의 투자결과는 대개 그가 얼마나 행운아인가,

              영리한가, 혹은 어리석은가에 달려 있습니다.

와타미: 그렇다면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의 차가 존재할 때

           매매차익을 얻어야 하나요?

           아니면 계속 보유해야 하나요?

워렌버펫: 주주들이 얻는 이익의 합계는 회사의 사업이익과 맞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기업의 실적을 능가하든 않든,

              제한된 숫자의 주주들은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비용으로

              대단한 이익을 얻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게임에서는 닳고닳은 사람들이 순진한 사람들보다

              유리합니다.

              한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사업실적은

              그에게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줄 것이고, 그가 주식을 사거나 팔 때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한 프리미엄이나 할인이 덜 중요해질 것입니다.

주가그래프에는 두가지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기울기가 완만한 저주파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기울기가 급한 고주파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투자는 아마 전자의 그래프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일 것이고,

투기는 아마 후자의 그래프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일 것이다.

전자에서 이익을 얻으려면 실적을 내는 기업을 사야할 것이고,

실적이 그래프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많이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샀다 팔았다 하는 수고를 않기 위해서는 매년 실적이 좋아야 할 것이고,

그럴러면 결혼할 최고의 기업을 산후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후자에서 이익을 얻으려면 아마 워렌버펫의 말대로 닳고닳은 사람이

되어야 할것이다.

여기서 워렌버펫은 중요한 점을 한가지 지적했다.

후자가 왜 투기가 되느냐는 점이다.

이것은 기업의 실적에서 이익을 얻지 않고, 사람들의 거래비용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때문이다.

후자의 거래패턴에서는 기업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단지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 파는 사람들은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사람들의 비용을 가져가는 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는 투기인 것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기업의 펀더멘틀로 투자를 하든, 기술적 투자를 하든

기본적으로 단기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는 다른 사람의 거래비용을 먹는 행위이므로 투기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배당을 받든지, 매수한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함으로써 주가가 오르든지

혹은 EPS와 BPS가 올라서 그에 합당한 폭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투자를 한 과실일 것이다.

 

포트폴리오 전략 이렇게 하라

 

가치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기업 자체 즉 종목이다. 하지만 종목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종목을 언제 얼마만큼 사서 얼마 기간 동안 보유하고 얼마에 팔지가 어우러져 수익률이 결정된다. 여기에 더해 종목의 숫자가 늘어난다면 반드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을 달리 얘기하면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한다.

 

포트폴리오 전략은 종목 선택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주관성이 개입된다. 투자 대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워렌 버핏은 자신이 잘 알고 확신이 있는 몇 개의 종목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집중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을 사용하는 반면 피터 린치는 많게는 몇 천 개의 종목을 편입하는 분산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을 사용한다. 이렇게 투자자마다 전략에 큰 편차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전략 팁 몇 개를 제시해볼까 한다.

 

1) 편입 종목은 10개 내외로

 

주지하다시피 워렌 버핏은 몇 개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가 버핏은 아니다. 버핏은 해당 기업에 대해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분석을 할 수 있고 미래 현금흐름까지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버핏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는 투자자금의 규모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략 자기가 잘 아는 종목 위주로 평균 10개 종목 정도를 편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다 보면 느끼는 점은 시장 상황에 따라서 모든 편입 종목이 오르거나 내려서 수익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시장 예측 보다는 개별 종목 위주이기 때문에 일정 시점에서 몇 개 종목이 순차적으로 저평가가 해소되면서 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무를 너무 적게 심어 놓으면 번개를 맞을 확률이 떨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나무를 너무 많이 심어 놓으면 번개를 맞을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나무 하나하나를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는 위험에 노출된다. 종목 분석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개인투자자에게 많은 기업의 가치 변화를 쫓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종합해보면 경험적으로 10개 정도의 종목이 커버하기도 쉽고 저평가 정도를 해소하면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수치다.

 

2) 고배당주를 현금처럼 사용

 

일정한 현금 비중을 확보하고 가는 것은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시장 자체를 예측해서 현금 비중을 크게 늘이고 줄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시장의 바닥을 잡겠다고 현금을 계속 들고 가면 결국 못 사고 마는 것이 보편적인 결과다. 장이 하락하면 일단 겁도 나고 더 떨어질 거 같은 기분에 선뜻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나친 현금 비중은 투자에 있어서 기회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면 현금 비중이 지나치게 적으면 봐두었던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매력적인 가격에 거래될 때 살 수 있는 총알이 없는 셈이 되고 만다. 이것도 기회를 상실시킨다는 점에서 리스크라면 리스크다.

 

이 두 가지 경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현금 대신 시가배당률이 높은 고배당주를 잘 선별해 일정 비중을 들고 가는 것이다. 고배당주는 결산기마다 금리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으므로 현금을 가지고 있는 바람에 추가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 기회비용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고배당으로 인해 주가가 올라갈 여지가 있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점은 감수를 해야 한다.

 

대신 장이 폭락하더라도 주가 하락폭이 다른 종목에 비해 제한적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할수록 시가배당률이 올라가 배당투자자를 매혹시킬 수 있어 주가 하락의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장이 폭락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장이 보수적으로 변모하므로 대안 투자의 대상이 되어 오히려 주가가 올라가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때 시장의 붕괴가 주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고배당주를 팔아서 현금을 확보한 후 가치에 비해 심하게 하락한 종목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배당주가 일종의 현금 비중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3)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로 심리적 취약성을 극복

 

최근 적립식 펀드가 인기다. 인기의 배경에는 저금리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시장 타이밍을 따로 잡지 않아도 되어서 주가가 쌀 때 펀드를 환매해버리고 주가가 비쌀 때 펀드를 매수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우선이겠다. 적립식 펀드가 자산운용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은 필연적인 인간의 심리적 취약성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는 점이다.

 

직접 포트폴리오 운용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운용 틀 없이 자신의 심리상태에 흔들리면 끊임없이 오류를 반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무리 확신이 있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면 주가 하락 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에는 본전만 되면 팔아버리고 심리적 안정감을 취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 반대로 사자마자 주가가 오르면 조금이라도 더 높게 한꺼번에 팔아 이익실현 하려는 욕구가 발동해 적절한 매도 시기를 놓쳐버리고 만다.

 

이런 심리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를 권하고 싶다. 매수와 매도 기간을 늘이게 되면 타이밍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게 되어 본래 생각했던 기업 가치가 더 또렷이 보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급적 한 종목에 대한 비중이 20%를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20%를 넘어가서 한 종목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되면 그 종목의 가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가의 등락만 보이게 된다. 결국 이런 시각의 변화는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다른 결과로 귀결되고 만다.

 

필자가 수험생이던 당시 나만의 시험 치는 비법이 있었다. 시험지를 받으면 앞장부터 푸는 것이 아니라 뒷장부터 푸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장 안 풀리는 문제는 일단 미루고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풀었다. 이 방법을 고집했던 이유는 차례대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안 풀리는 문제 때문에 다른 문제까지 못 푸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었다. 시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공부를 했느냐였지만 이러한 약간의 비법은 시험 당일 심리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더 효과적으로 드러내는데 기여를 했다고 자평한다.

 

가치투자에서도 종목 선택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 종목들이 수익률로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런 포트폴리오 전략 팁을 바탕으로 각자의 독특한 전략을 구축해보길 바란다.

최준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