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삼아 올려본다. 불초한 1인의 사견일 뿐이다.
우선, 죽기전에 이런 정신적 유산이랄 수 있는 책을 남겨주어 저자에게 감사한다.
죽기 얼마 전까지(탈고후 보름도 안돼 타계했다) 정신이 이렇게 총명할 수 있을까 싶다. 감탄할 일이다.
미주알고주알 첫 번째,
앙드레 코스톨라니(이하 코스토)는 유태인이었다.
그가 말한 소위 '행간을 읽는' 독서를 했다면, 많은 시사점과 아쉬움을 발견했으리라.
그를 투자계의 코스모폴리탄이라고들 하는데, 이는 그를 피상적으로 규정한 것이란 생각이다.
헝가리계 유태인으로 태어났고, 똑똑한 아들에게 조국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부모는
코스토 18세때, 파리 친구네로 유학을 보낸 것이다. 물론 부모는 그러한 혜안 덕분으로
공산당에 의해 양조장 등 재산을 전부 압류당하고도 스위스(영세중립국)로 그 아들 덕분에
이주하여 여생을 편안히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난, 코스토가 부다페스트에 집이 한 채, 파리에 아파트 2채, 프랑스 바닷가 별장 한 채를 소유하면서
옮겨다니면서 거주한 것이나, 그의 활동무대가 프랑스, 독일, 헝가리, 미국 등인 것으로 보아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고, 특히 2차 대전 때는 나찌가 프랑스에 진주하기 수일전 그의 재산을 미국으로
도피시키고 그 또한 전쟁기간 몇년 동안 미국서 도피생활을 해야 하는 등, 그의 일생 대부분이 국외자요 이방인으로 살았던
것이다. 어느 한 나라에 안주하지 못하고 일생을 떠돌던 팔자가 당시 동유럽계 유태인들이었던 것이다.
미주알고주알 두 번째,
이상하게도 그의 책 내용에는 사생활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
그의 아내나 자식 얘기는 끝까지 안나온다.
(혹, 그의 평전이나 자서전을 아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사실 사생활이란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성서에, '너의 재물(돈)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거기 있다' 구절이 있다.
그가 죽기 전, 500개 이상의 주식계좌가 있었다는 얘긴데,
그의 자산 규모는 얼마였으며, 그의 유산은 누구에게 얼마나 물려진 것일까?
하기사, 그가 돈으로 인해 도피를 넘어 일생을 독립과 자유를 누렸다고 했는데
오죽이나 소중하게 쓰지 않았을까 싶지만,
한편으론 왜 미국의 빌게이츠나 워렌버핏(같은 유태인 핏줄) 정도는 아니라도
그의 유산의 처리를 오픈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똑똑해서 증권시장서 돈 잘 벌고 저 혼자 잘먹고 잘살다가 갔다더라'는 식은
왠지 존경은 커녕 안쓰러움을 느끼는 지경이 된다.
미주알고주알 세 번째,
'코스토를 가치투자자로 봐 줄수 있나'이다.
지극히 사견이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다.
우리 가치투자의 멘토, 벤 어른의 말에 따르면,
'투자란 철저한 분석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이다'에 비춰볼 때 자명하고 또 자명하다.
코스토는 한마디로 일생을 쭈~욱 Speculator(순종 투기꾼)로 살다가 막판에 힘딸려
계좌정리를 못한게(상당히 장기간, 그래서 장기투자자=가치투자자로 오해?) 아닌가 싶다.
몇가지 근거: 1. 러시아 무가치성채권 투자로 59배 수익
2. 2차대전후 패전국 독일의 지급불능채권 투자로 140배 수익
3. 불법인 외환투기가 재미있었다고 하고, 만하이머나 카스틸리오니등 환투기 사기꾼이 자신의 멘토였다고
자세히 기술
4. 각종 원자재 선물 등에 상당한 지면 할애하여 설명. 특히 맨 마지막 글의 어느 원자재선물 투기꾼의
젊은날의 초상은 바로 자신이었던게 아닐까 싶다, 문맥상 거의, 근데 뭔 이윤지 알 수 없으나
얼버무리고 썰렁하게 끝낸 것 같다.
5. 더 웃기는 것은, 책의 거의 3분의 1가량을 시장의 구조와 시장예측 개념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돈+심리= 추세' 나 뭔 달걀같지도 않구만 '달걀가설', 주식투기의 정확치 않는 역사까지, 댓다 이상한 외래어
인데, 별것도 아닌 '페따 꼼쁠리(기정사실화)'등 그야말로 비전공자의 난삽한 유식함이 철철 넘쳐난다.
참고) 근거 5에 대한 추가 근거 추가 :
1) '돈+심리= 추세' : 원리는 정확히 맞는것 같다. 근데 거기다 경기분석의 근거로써, 인플레이션과 금리 등과
연계해 시장분석을 넘어 시장예측 꺼리로써 사용한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수많은 인지오류 들이 섞여 있고, 심지어 금리인상 - 주가하락 이랬다가, 또 미국,연거푸
금리인상-주가폭등 이라지 않나 도무지 근거로 들이대는 원리도 일정치 않다.
한가지 더, 경기예측의 허망함에 관하여: 미국 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그룹 소유의
투자전문지 베런스에 '배런스 라운드 테이블'이 있다. 매년 1월 개최되고, 각 분야 미국
투자전문가들의 1일 8시간 끝장토론 같은 것이다. 거시경제(국내&국제) 전반과 주식시장
분석과 예측에 대해 토론한다. 전설적 펀드메니져 '피터린치'가 86년부터 5년간 참석하면
서 한 말이다. '경기예측과 그 해 세계전망에 대한 비관과 낙관의 의견일치가 한 번도 없었
다는 것' 과 '경기예측이 맞는게 동전던지기 앞면 확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는 것을 참고
해 본다면, 이러한 시장예측가들의 분석이 거의 '결과론적 가정' 오류 이상도 이하도 아니
라는 생각이 든다.
2) '달걀가설' : 연장선상에서 달걀가설의 주기는 나도 정확히 이해된다. 근데, A1, A2, A3 국면의 어느 중간에서
도중하차(주가폭락)의 경우가 실제에 있어서는 비일비재인데, 그 타이밍은 또 어떻게 찾아내며,
설사 가설주기대로 상당한 기간동안(코스토는 기간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 진행될는지를 당
시에 언놈이 예측해내느냔데, 결국 그가 우스개로 말한 점성술사 수준이 되어야 한단 얘기라고
나는 본다.
3) 주식투기의 정확치 않는 역사 : 몇가지가 있지만, 한가지만 언급하면, P172의 '아주 열정적인 투자자였으나
런던 공황때 재산을 몽땅 잃어버린 아이작 뉴턴 경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바
있다....' 사실 뉴턴의 말의 내용은 맞다. 그러나 시점은 틀렸다. 몽땅 털리고 난 후 개탄한게 아니
고, 1720년 봄 그가 사우스시 버블 과정에서 큰수익을 얻고 난 후, 누군가의 질문에 대한 답의 내
용이었다. '낸들 알겠어...'라는 얘기다. 내용은 맞지만 극적인 대비를 위해서 시점을 조작한 것이
다. 이 왜곡은 츠바이크 논평판 벤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도 그대로 나온다(참고, 금융투기의역
사,애드워드 챈슬러). 이처럼 시점을 왜곡하든 아니면 본질적 사실을 왜곡하든 왜곡은 왜곡인 것
이다. 왜곡은 사실성을 떨어뜨리고, 사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을 끄덕거려 줄 바보가 어딨나?
4) '페따 꼼쁠리(기정사실화) : 이것 역시 예측의 영역이 아니고, '결과론적 가정'의 오류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
고 있다. 90년의 걸프전이나 2차대전중 자신의 프랑스탈출기 등에서도 당시에 누가 예측에 확신
을 걸겠는가? 더구나 돈을 어떻게 걸 수 있는가? 그래서 그의 친구 페트리는 그 댓가로 개털되
고 10년간 빵에 간 것 아니던가? 현실에서는 결국 돈걸어봐야 불확실하고 거의 쓸데 없는 얘기
다.
결론적으로, 나는 코스토가 순종투기자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시 리버모어처럼 최후를 화장실서 권총으로 머리를 깐게 아니었던 것은, 막판까지 전부를 건 도박을 하지 않고
시절을 좇아 물러난 덕분이리라. 이것마저도 존중해주라면 그래 까짓거 '네 팔뚝 되게 굵다'
그는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의 마켓타이머로서의 신조가 됬다고 하는 다음 말이 아마도 코스토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 그회사 사장이 내 친구이니 자네에게 중요한 것을 하나 알려주리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단 한가지 뿐이라오.
주식이 바보보다 더 많은지, 아니면 바보가 주식보다 더 많은지 말이오'
해석: 주식이 바보보다 많은지 = 주식공급의 초과 - 주가하락 - 주가하락에 건다
바보가 주식보다 많은지 = 주식초과수요의 발생 - 주가상승 - 주가상승에 건다
한마디로 주식시상에서 수익의 의미를 바보들(부화뇌동자나 소신파 모두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먹는 제로섬 게임으로
본다는 것 아닌가?
나는 단연코 반대다. 가치투자자들은 적어도 '기업의 성장 - 수익 및 자산가치 성장 - 언젠가 시장의 적정가치 평가 - 주가 상
승- 수익실현' 으로써, 기업성장의 동반자로 서로 윈윈하는 자다. 즉 파지티브섬 게임 참가자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나는,
벽에 붙여 두고서 두고두고 봐야지 하면서 포스팃에 써붙일만한 귀감을
찾아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저 혼자 잘먹고 잘살았다는데, 알고보니 저 잘 났다드라' 여서
근데 뭐, 나는?
훨씬 덜 똑똑하고 유태인도 아니고,
저처럼 시장을 여우처럼 파악해서 바보들 등쳐먹을 실력도 안되고
그럴 배짱은 눈 씻고 찾아봐도 내 속에 없는데
그러는데 도대체 난, 어쩌란 말인가? 하는 망연자실함 때문에
한동안 혼란스럽게된다.
그렇게 혼자 이겨내느라 며칠을 보냈고,
걍 코스토를 제대로 까지도 못하고 토론회를
옛일로 만드는(게시판에서 순차적으로 사라질) 걸 참을 수 없어
이렇게나마 두서는 없지만
상당한 저자에의 결례를 무릎쓰고서라도
내 개인적인 '생각'을 써보는 것이다.
긴글 읽어 주신 동무들에게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