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년전까지  성장주의 대표,최고 블루칩은 당연히 SKT 였습니다.

99년~2000년 코스닥 열풍 당시,벤쳐,성장주 지상주의일 때

한동안은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저 역시 그 대열에 몸을 던졌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소외 받는 것처럼 견디기 힘든 것은 없습니다.

고심하다 제가 선택한 것이 skt 였습니다.

skt를 99년 당시 140만원(액면분할전, 현재가격으로 14만원)에 매수했는데

제가 만약 몇달전에 샀다면 50~60만원이면 살 수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이런  투자 마인드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하여

상당한 자괴감 마져 가지며 매수하였습니다.

 

당시 skt의 per는 약 40~50 ,pbr은 5~6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래소의 일반 속칭 굴뚝 기업과 비교하면 굉장한 프리미엄이었지만

당시 제가 보기에 이동통신 많큼 안전하게

확실한 성장성을 담보하는 회사는 없어 보였기 때문에 매수했습니다.

 

확인해보시면 알겠지만

skt는 2000년 초에는 무려 500만원(현재가 50만원)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이미 300~400만원에 다 판 뒤였습니다.)

 

당시로 보면 저의 skt 투자는 잘한 것이었습니다.

단기간에 2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으니까요.

지금보면 최고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당시 300만원 넘게 skt를 판 저의 매도는 옳았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 skt는 20만원(당시 200만원)이니까요.

 

그러니까 저의 skt 투자가 잘한 것일까요?

제가 당시 수익을 낸 것이 저의 훌룡한 판단이었을 까요?

아닙니다.

제가 수익을 낸 것은 순전히 저보다 더 많은 바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전히 운이 좋아서이고

시장이 미쳤기 때문이지

제가 실력이 있어서가 아님니다.

 

제가 당시 정말 실력이 있었다면

지금 주가의 1/10도 안되던 완전 똥주로 불리는 굴뚝주들을 샀었겠지요.

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같은 노가다주를 샀어야 겠지요.

애들 껌이나 만들어 파는, 그래서 구멍가게 주식이라 비웃음 사던

하루 100주도 거래 안되던 롯데제과를 샀어야 겠지요.

 

지금 skt는 20만원 수준입니다.

6년전 가격의 절반 수준도 안됩니다.

최근 3~4년간 계속 20만원 언저리입니다.

최근 몇년간 per는 대략 10~15 수준이고

pbr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로 현재는 약 2 정도입니다.

 

이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skt를 더 이상 성장주라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그나마 배당말고는 메리트가 없다고 합니다.

10여년전 부터 시작한 어마어마한 휴대폰 가입자의 증가율이

이제는 거의 정체 상태이니까요.

초등학생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99년~2000년 당시 skt의 주가는

이미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입자 수를 충분히 반영한 가격이었으며 도리어 그 성장성이 계속 된다는

잘못된 시장의 판단으로 커다란 거품이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 모든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성장성은 ,그런 기업은

대부분이 그 주가에 이미 그것이 충분히 반영되었거나 도리어 오바해서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입니다.

 

특정 종목을 거론해서 미안하지만,예를들어  지금 한미약품의 경우처럼

자산가치 1800억대에 일년 순이익 200~400억 내외 회사가

일조 가까운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 최근 많이 떨어져서 1조 3천억하던 것이 9000억 수준이내요)

제가 판단하기에는 과거 skt의 경우처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적어도 충분히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절대 한미약품을 폄하하는 뜻은 아님니다.

순전히 모자란 저 만의 생각일 뿐이며 향후 제 예상을 넘는 성장으로

충분히 현 주가 이상의 가치를 보일 수 도 있을 것 입니다.

어떻튼 제가 보기에는 이미 지금 주식시장에는

향후의 수익을 충분히 또는 오바해서 반영하고 있는

기업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작년말에 제가 쓴 "투기단계에 접어든 주식시장"이라는 글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올렸었습니다.)

 

2.

주식투자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온갖 거짖말과 속임수가 난무하고

그릇된 정보가 진실로 위장하여 투자자를 유혹합니다.

 

주식투자는 참으로 힘듭니다.

일반인들은 어차피 판단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수 많은 그릇된 판단으로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제가 과거 skt로 많은 수익이 났던 것이 순전히 운이 좋아서 이듯이,

혹여 지금 많은 손실이 나고 있다고해도

그것은 단지

저나 여러분이 바보나 멍청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판단에는 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이 원래 그렇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힘든 분이 많을 것 입니다.

자괴감에 시달리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분만의 잘못이 아니라 시장이 원래 그런 것입니다.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조급함을 내기보다는

차분하게 대처하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주말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