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이거 물건이네요.

홍춘욱 선생의 추천에서 이 책의 제목이 [환율의 흐름을 읽는 기술]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는 말에 그냥 뿅가서 주문했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군요.

환율관련 책은 적잖게 사봤는데,

사실 쉬운 책은 읽어도 남는게 없고

어려운 책은 끝까지 도저히 읽을 수가 없고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돌듯이 아무 성과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어렴풋이 빛이 보이는 느낌입니다.

아주 제대로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환율을 이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결국은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느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그 차익을 얻고자 하는 우리같은 투자자에게는 정말 소중하게 여겨지는군요.

우리 모임 버핏모임 동료 여러분께도 일독을 권합니다.

아주 좋은 책입니다.

홍춘욱님의 서평도 같이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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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다 야스유키 | 역자 박미옥 | 출판사 살림Biz)

안녕하세요~

요즘 정신이 없다보니, 글 올리는게 점점 드물어졌습니다. ^^;;;
최근에 책 한권 쓴다고 시간을 쏟아붓느라 좋은 책에 대한 추천이 게을러진 것 같아 너무 죄송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모처럼 서점에 나갔다가 발견한 보물, "경기의 흐름을 읽는 기술"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제목은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라면 이 책의 제목을 "환율의 흐름을 읽는 기술"으로 옮겼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환율제도 그리고 환율의 방향이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아주 자세히 풀어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치는 제 1부, "돈의 흐름을 알면 부의 흐름이 보인다"에 거의 50% 이상이 있는 듯 합니다.  돈과 물가의 관계는 물론, 16세기 유럽에서 발생했던 가격 혁명과 인플레이션의 관계에 대한 설명들은 자본주의 경제의 형성과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특히 1부의 제 4장, "기대심리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목이 많습니다.  조금 길지만 이 부분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발생한 중부유럽의 하이퍼 인플레이션(매월 10% 이상의 물가 상승이 연속되는 현상)의 발생 원인과 소멸에 대해 알아보자.  오스트리아는 (1차 대전) 패전 후 생제르맹 조약에 따라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면서 영토는 현재의 오스트리아로 줄어들었다. (중략) 전후의 배상금 지급과 실업 및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정부는 거액의 재정적 지원을 해야했다.  그러나 지지 기반이 취약했던 당시의 오스트리아 정부로서는 세금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세금으로 재정수입을 확보할 수 없는데 재정지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오스트리아 정부가 선택한 해결책은 국채를 발행해 중앙은행이 인수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었다(지폐를 마구 찍어내 뿌린 것이다).

이 영향으로 엄청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지만, 신기한 것은 1922년 9월을 정점으로 오스트리아의 물가는 '갑작스럽게' 안정된다.  한편 오스트리아 정부는 같은 해 연말까지 엄청난 속도(약 40%)로 돈을 계속 뿌려대었다.  어떻게 통화공급이 폭발적으로 느는데, 인플레는 안정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사람들의 '기대'가 바뀐데 있다.  1922년 8월 국제연맹이 오스트리아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배상금을 줄이는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국제연맹의 개입으로 앞으로 재정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하자, 통화량의 공급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으로 사재기를 중단하고 물가의 하락에 대비해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조금 인용이 길었지만, 참으로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금 유치하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희망적으로 만들고 들뜰 수 있게 만들 수만 있다면 경제위기의 극복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런 연유로 위기가 닥쳐왔을 때 각국 정부는 시장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강한 정책을 써서, 위기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려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정책을 통해서 사람들의 기대를 바꾸면 정말 경제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1922년 9월 오스트리아처럼 말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구체적인 사례와 또 간단한 이야기를 통해 논리를 전개하는 데 있습니다.  책을 술술 읽다보면 어느새 외환시장의 다양한 형태가 나타난 이유를 이해할 수 있고, 또 고정환율제도와 달리 변동환율제도 아래에서는 경제에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2008년 외환시장의 혼란이 우리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고, 또 최근 외환시장의 안정 속에 경제가 살아나는 것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즐거운 투자되세요~

목    차

머리말 _경기는 예측 가능한 경험과학이다

제1부 돈의 흐름을 알면 부의 흐름이 보인다
1. 돈과 물가의 관계
2. 가격혁명과 인플레이션의 비밀
3. 돈은 많은데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
4. 기대심리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
5. 화폐정책을 통한 경기 예측
6. 기술 분석은 경기를 예측하지 못한다

제2부 투자자가 알아야 할 환율의 원리
1. 금융정책을 예측케 하는 변수 찾기
2. 고정환율제에서 돈의 흐름
3. 고정환율제의 장점과 단점
4. 투기 공격과 자본 유출
5. 환율 차익 거래를 보는 새로운 관점

제3부 금융정책에 해답이 있다
1. 금융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2. 역사가 말하는 금융정책의 교훈
3. 금융정책에 대한 상반된 평가와 경기 예측
4. 금융정책의 딜레마
5. 상대 가격과 물가의 차이

맺음말 _ 역사는 현실과 이론을 결합하고, 이론은 역사를 읽어낸다

부록 1 - 특별대담 역사에서의 경기와 화폐구조
부록 2 - 세계 경제 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