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나긴 세월동안 살아남아 번성한 생물은 환경에 최선으로 적응한 종이 아니라(NOT Overfitting) 최선과 최악이 제거된 최적화 된 종이었다.
2. 세상의 모든 결과가 애초의 의도된 방향과는 다른방향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실험실이 아니기때문에 환경과 초기조건을 통제할 수 없고, 재현할 수도 없다.
작년에 무엇엔가 홀리듯 분별없이 많은 투자자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입씨름을 했다.
어느샌가 내 투자는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거나 규모를 이뤄야 한다는 욕구가 생기자 큰 욕심 안부리고 적당히 팔거나 좀 손해보더라도 사는 행위가 힘들어 졌다. 가을께까지 그러다가 적잖은 인간관계를 정리했고 빨리 벌려고 산 내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주식을 처분했다.
나는 내 지식보다 빠른속도로 나아갈 수 없었다. 때문에 나는 다시 회사에 자리에 앉아 좀 더 오래 버틸 궁리를 더 하겠다 생각했다.
회사에서나 투자측면에서 작년은 내게 아픔이었고, 고난의 시기였다.
예전에는 무엇인가 되기위해 애썼지만, 이제는 무엇인가를 하는 와중에 위안과 위로를 얻게 된다.
회사일을 매끄럽게 하나를 처리했을때 약간의 안도감을 느끼고..
투자한 주식이 예상대로 돌아가서 약간이라도 수익이 났을때 다시 안도를 느낀다.
이야기 한 것이 예상과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주장하지 않게 되었고.
모든 것이 불확실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길 들을때 관점을 고정하고 일반적인 주장을 펼칠때 이면의 이야길 들려준다.
많이 비워냈으니 이제 잘 선별해서 채워야 할 때도 다가오나 싶다.
전에는 돈의 위력으로 사람들앞에서 자랑하고 인정받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좀 부드럽게 살고 싶다.
눈에 레이저 시술을 했다. 팔에 광민감성물질인 비쥬다인을 넣고 82초간 눈에 레이저를 조사했다.
짧은 인생에서 가장 긴 82초가 아니었을까. 눈앞에서는 빨갛고 파란 불꽃이 반짝였다. 이렇게 레이저를 눈에 쬐고, 사나흘동안 커튼을 친 어두컴컴한 방에서 겨울잠을 자듯 웅크려 잠을 잤다. 활동량이 적으므로 밥은 아주 적게 먹고 배가 푹 꺼진채로 잠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야당내에서 쟁투를 벌이는 팟캐스트를 들었다. 눈이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삶이 시간에 떠밀려 나아가는 동안 나는 무얼해야 하나 등등의 생각 다음주에 나가면 다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뒤죽박죽 된채로 크리스마스가 지났고, 주말이 지나버렸다.
나는 어쩌면 인생의 허무함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렸다.
내 삶은 내가 붙들고 있는것이 아니라 나에게 붙어있거나 걸쳐있는 것들이다. 나에게 더이상 걸칠것들이 없어지면 떠나갈 것들이다. 내게 걸쳐있는 삶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늘 가볍고 단촐하게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