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 그리고 군주독재(君主獨裁): 일을 처리할 때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홀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을 명(明),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남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지 않고 홀로 판단하는 것을 총(聰)이라고 한다. 이처럼 나의 말과 뜻에 흔들리지 않고 총과 명에 따라 홀로 결단하는 사람은 가히 천하의 재왕이 될 수 있다.
- 신불해
** 그렇지만 군주독재 또는 군주독단은 군주가 군신들과 사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결단하는 것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명군은 중대 사안이 빚어지면 여러 사람의 지혜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먼저 개개인의 의견을 일일이 들은 뒤 곧바로 공청회를 열어 이를 공개적으로 토론하게 한다.
- 팔경
- 신동준, [한비자처럼 결단하라]
사람에게는 털이나 깃이 없다. 옷을 입지 않으면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위로 하늘에 매달려 있지 못하고 아래로 땅에 붙어 있지 못한 탓에 위장을 근본으로 삼아 먹지 못하면 생존을 영위할 수 없다.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근심이다. 성인은 옷으로 추위를 막고,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에 만족해하는 까닭에 근심할 일이 없다.
- 신동준, [한비자처럼 결단하라]
독고(본명: 장태수), [어린 왕자와의 일주일].. 지난 주 숙향이 오랜만에 들른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표지부터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샀는데, 내용도 좋네요.
- 아마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 1946]는 저작권 유효기간이 지났나 봅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이 나올 수 있으닌 말이죠.
저자는 책을 아껴서 읽으라고 하네요. 그래서 첫째날만 읽었고 둘째날은 오후에 읽을지 내일 읽을지 고민하기로 했고 너무 좋았던 문장 둘을 옮깁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에겐
슬픔도 불행도 없어.
그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기대가 있다면 달라.
실패한 짝사랑이 슬픈 이유는
혹시나 했던 그 기대 때문인 거야.
후회가 없는 삶은 없을 거야.
누구에게나 마음이 어린 시절은 있고,
우린 실수를 거듭하며 어른이 되어가니까.
그래서 어쩌면 모든 후회는
모든 성장의 시작일 지도 몰라.
우린 과거의 순간들을 후회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갖게 되잖아.
- 9월 반성문을 쓰다 후회할 일이 많았는데, 그런 숙향의 마음을 위로해준 문장..
류현진과 김광현이 활약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19로 평상시의 1/3 정도인 60게임으로 시즌을 끝냈고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늘려준 덕분에 두 팀 모두 힘겹게 나갈 수 있었는데요.
메이저리그 전문가라는 사람들 30명이 예상하기를 아메리칸리그에서 꼴찌인 8위로 진출한 류현진의 토론토는 1위 팀인 템파베이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9:1 확률로 패하고 내셔날리그 5위 팀인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는 4위 팀인 샌디에이고에게 27:3으로 역시 완패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토론토 감독 찰리 몬토요는 3인 선발 중에서 가장 성적이 나쁜 맷 슈메이커를 1번째 투수로 올린다는 겁니다. 팀 최고의 투수인 류현진은 2번째 그리고 3번째는 류현진 다음으로 믿음직한 타이후안 워커가 되는데요. 상대 팀인 템파베이는 살펴보지 않았지만 성적 순으로 1~3 선발을 정했을 겁니다. 그게 정석이니까요.
토론토의 몬토요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때 가장 약체로 평가받았던 토론토가 폭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창의적인 운영 덕분이었다고 하면서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하는데, 이번 결정을 보면서 숙향은 [손자병법]이 생각났습니다. 중국 전국시대 귀곡자 문하에서 함께 공부했던 방연의 꼬임에 빠져 위나라에 갔던 손빈은 그를 시기한 방연으로부터 죽임을 당할 뻔했는데요. 그런 손빈을 위나라에 사신으로 왔던 제나라 장군(전단이던가? 이름이 확실하지 않는데)이 구해주었고 제나라에서는 장군의 집에 머무르다 장군을 돕는 장면인데요.
경주마 내기에서 지고 돈을 잃고 풀이 죽어 돌아온 장군의 말을 듣고서 다음 내기 경마가 있을 때 자신이 돕겠다고 나섭니다. 그리고 장군이 보유한 말 중에서 가장 못한 말을 1번으로 내세워 상대 1번과 경주시키고 가장 뛰어난 말을 2번으로 두 번째 말을 3번으로 올려 상대 말 2번, 3번과 맞붙게 한 것이죠.
결과는 첫 번째 시합에서는 졌지만 나머지 2, 3번째 시합에서는 이겨 3전 2승으로 내기에서 이기게 됩니다.
토로토 몬토요 감독의 전략은 성공할까요? 현지 언론은 감독의 결정을 멍청하다고 하는 게 주류로 보이기 때문에 감독의 결정이 실패로 나타났을 때는 큰 비난을 받을테고, 실제 전력상 이기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하겠죠. 하지만 이 작전이 성공해서 첫 게임을 패하고 2, 3번째 게임을 이긴다면 그는 영웅이 될겁니다. 감독이 [손자병법]을 읽었을까요? 왠지 지혜로워 보이는 감독의 얼굴을 보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모두 10월 1일 마운드에 오르는데, 그날은 숙향이 1년 365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날, 숙향의 바람을 받아 둘 다 승리했으면 좋겠습니다.
류현진은 아쉬웠던 첫 경기 패배 후 우리 에이스가 등판한다는 토론토 감독과 팬들의 기대감을 잔뜩 안고서 2번째 경기 선발로 나섰으나 언제 이렇게 맞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난타 당하면서 2회 2아웃 상태에서 강판 당했습니다. 수비 에러가 더해졌기에 7실점 했으나 자책은 3점이었는데요. 당연히 2연패로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가장 먼저 탈락한 팀이 되었습니다.
템파베이가 류현진을 잘 파악해서 대비를 잘한 것으로 볼 수 있겠고.. 어쨌든 양 팀은 아메리칸 리그 1위와 8위라는 확실한 전력 차이가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기대했던 류현진이 너무 못해서, 아니 상대 타자들이 너무 잘해서 너무 아쉬운 포스트시즌 아웃이었습니다.
희망대로 1패 후 2연승, 아니 류현진이 2차 전에서 승리했다면 템파베이 선발 투수들에 대해 인터넷을 뒤져 찾을 자료를 정리해두었던 것을 끄적거리면서 너스레를 떨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끝났고요. 참, 류현진은 다음날인가? 바로 국내 입국해서 2주 격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가을이면 강해지는 통에 좀비 팀으로 불리는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는 첫 게임 김광현은 충분한 득점을 안고 던졌지만 매회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통에 4회 2사 후 강판당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면 5회까지 채워 포스트시즌 첫 승을 할 수 있었는데.. 어쨌든 세인트루이스는 첫 승을 했고요.
그런데 다음 날 두 번째 게임도 잘 풀리는 듯 했고 김광현이 없으므로 경기 시청은 하지 않았는데.. 결국 역전패했더군요. 그리고 1승1패한 다음 세 번째 결정 경기에서도 패함으로써 역시 탈락.. 김광현이 귀국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는데, 곧 오겠죠.
포스트시즌 경기에 유난히 약했던 LA 다저스의 에이스 커쇼가 엄청 잘 던졌다고 하던데.. 류현진이 다저스에 있을 때 얘기고 이제 별로 흥미가 없어졋습니다. 저는 이기는 것만 좋아하는 비뚤어진 야구팬이니까요^^
대신 어제 만루홈런을 포함한 사이클링을 기록한 오윤석이 활약하는 부산의 자이언츠가 희망을 주는 국내 야구가 흥미를 돋구는데요. 제가 관심을 갖는 순간부터 망가지는 통에 애써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렇게 해야겠죠. 3게임 차로 앞서가는 5위 두산이 워낙 가을에 강한 팀이라..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관적으로 마음 먹고 있어야.. 잘 되더라며.. 속 마음을 감추고서 지켜 보려고 합니다.
김혜남/박종석,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_ 부제: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큰 아이 서재에서 발견한 책..
애도과정 4단계_ 심리학자, 볼비(John Bowlby)
- 애도과정은 통상 6개월 정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애도반응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적인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
1단계: 절망에 빠지면서 무감각해지고 항의하게 된다. 이때 대상의 죽음을 부정하기도 한다.
2단계: 죽은 사람을 매우 그리워하고 찾아다니는 단계로 안절부절 못하고 죽은 사람에게 집착하게 된다.
3단계: 와해와 절망의 단계. 이제 인생의 의미를 잃은 것 같고, 사회적 관계를 끊고 고립되며, 무감각해지고 불면증과 체중 감소에 시달리게 된다. 끊임없이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반추하며, 그것이 단지 기억뿐이라는 사실에 실망하게 되는 시기다.
4단계: 회복의 단계. 이때는 상실의 통증이 줄어들고 현실로 복귀하게 된다. 떠나간 그 사람이 내재화되어 가슴속에 살아있으면서 그에 대한 기억은 기쁨과 슬픔을 동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