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문득.......

요즘 계속되는 얘기들... 바닥이다 아니다.... 많이 빠졌으니까 이제 올라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빠른 바닥 확인을 원하는 것은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겠지요. 물론 하락쪽에 배팅하는 분은 빼고요(사실 이들은 투기자이지 주식투자자가 아니죠)

제가 생각하는 바닥은 확실히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을 본다면, 달러 대비 원화가 최소 1,100 원대로는 내려와야 하는데, 1,400 원에 근접한 지금의 환율은... 한 가지 더, 이자율 하락이겠죠.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각국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많이 내렸지만, 실제 유통금리는 요지부동입니다. 시중에 자금이 돌지 않는다는 뜻인데, 정상적인 수준으로 내려올 시점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3 개월 CD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한다면, 괜찮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그 자금이 스마트 마닌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들의 용감한 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한 번쯤 더 폭락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입장은 보유주식을 꽉 쥐고 가겠다는 겁니다. 지수가 500을 가니 700까지는 갈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들은 물론 제게 무척이나 위협적이지만, 500 억의 가치가 있는 주식을 200 억도 안되는 가격에 던져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경기 흐름의 바닥은 아직 멀어보이고 어쩌면 이제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세월이 약이라 생각하고 알 수 없는 바닥은 예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레미 시겔 교수님의 말씀인가요. 1929 년 대공항 때, 주식을 사서 다시 그 지수가 회복할 때까지 그냥 주식을 꼭 쥐고 있었더니, 연 6%의 복리 수익률을 얻었다고요. 배당의 힘입니다. 받은 배당으로 다시 그 주식을 샀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입니다.
2 차 대전 때, 템플턴경의 경우였나요. 1 만불을 빌려 1 달러 미만의 주식(잡주?) 100 개를 매수하고서 4 년후에 4 배로 팔았다는... 어쩌면 지금은 템플턴 경의 확신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시겔 교수의 대공항을 극복하였을 때 보여준 숫자라도 믿어야겠죠.

저는 항상 주식투자에 들어가는 자금은 은행 적금 들듯이, 때로는 정기예금 들었듯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도 그렇게 말합니다. 드라마틱한 움직임은 있지만, 결국은 그 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과거에서의 경험을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그런 마음이 심하게 동요됨을 느낍니다. 묘하게도 절대 필요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주식에 투자되었던 자금이 갑자기 필요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과하게 투자되었다는 반증이겠지요. 새삼 주식투자에 투입할 자금규모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떤 전문가들이 주식:CMA등 채권의 비율을 50:50으로 맞춰 운영한다는 말씀을 듣고서, 할려면 다 하지 그게 뭣하는 짓이냐고 비웃었는데, 이제 그 분들의 말씀이 맞았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그래서 주식에 대한 몰빵은(물론 전부 주식에 투입할 자금일지라도), 비록 레버리지까지 동원하지 않았더라도, 욕심이 과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배움은 끝이 없습니다. 늘 시간이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제대로 배우려고 했는지 당해봐야 아는 저답게 요즘 열심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제부로 3 분기 공시가 모두 끝났나요? 이제부터 열심히 관심기업의 실적을 살펴봐야겠네요. 요즘 장 분위기에 그게 뭐가 중요하겠냐마는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공명님이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신다기에, 그런 느낌이 없다면 비정상이 아니겠나 싶어 한 줄 댓글을 남기고 왔습니다.
요즘 매일매일이 힘드네요. 거울보고 애써 웃는 얼굴을 지어보지만, 오늘 아침엔 그 마저도 힘들더군요. 아침 6 시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자마자 미 증시가 5% 가까이 하락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

어제는 괜히 친구가 그립고 술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월요일, 화요일 계속 술자리가 있었고 화요일에는 2 차에서 힘들어 화장실간다고 하고선 집으로 도망쳐 올 정도였는데도요. 그래서 언제나 반겨주는 두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역시나 반겨주길래, 냅다 서울로 달렸습니다. 소주 각 1 병을 하면서 북한이 어떻고 명박이가 어떻고... 정말 잘 버텨야겠다... 주식은 그냥 버티자... 먹고 살일이 갑갑해도 절대 무리하지 말자... 서로가 위로하는 자리였지만, 제가 벌어오는 직업이 없고 현실적으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위로를 많이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마음은 한결 가볍게 왔는데, 딱 몇 시간만에 우울해지네요. 저녁이 되면 다시 친구를 찾게 될지도...^^ 요즘은 서로 따뜻한 말을 나누면서 서로를 위로하면서 버텨야할 그럴 때인 것 같습니다.

일본시리즈에서의 이승엽의 모습은 실망 이상이었습니다. 왠만큼 옹호해주고 싶었지만, 타석에 나설 때마다 불안하기 그지없고... 올림픽에서처럼 마지막 반전을 기대했지만, 아마 하라 감독의 마음도 그랬겠지요, 결국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마지막 7 차전에서 7 회말 세번째 타석에서 무기력한 땅볼 아웃을 당하는 것을 보고선 방에 들어가 대왕세종을 보았는데요. 나중에 뉴스를 보니 8 회 수비 때, 교체되었다고 하더군요.

인간성 좋고 뛰어난 타자가 왜 저럴까... 슬럼프란 것은 대체 뭘까... 그가 천성적으로 심장이 약해서? 30 대가 넘어섰고 야구한 것이 도대체 몄년인데, 그 정도냐... 그냥 돌아와라. 너가 지금 일본에서 억지로 뛰고 있는 모습에 왠지 내 얼굴이 화끈거려 견디기가 힘들다. WBC에 참가하지 않고 팀 훈련에 열중하겠다는군요. 글쎄, 요미우리에서 방출 얘기는 나오지 않을지... 결론적으로 올해 부진을 떨치고 내년에 훨 나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마구 씹다보니, 제 자신이 돌아보이더군요. 겨우 30을 조금 넘은 이승엽을 마구 비난하는 넌 대체 몇 년을 살아왔는데, 아직 그 정도밖에 판단 능력이 되지 않느냐, 그 만큼 믿은 사람한테 배신을 당하고서, 아직도 그렇게 사람을 믿고 싶으냐... 그래서 결과는...

주식투자에서도 그렇습니다. 지난 실수에서 배우지 않으면 실수는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망각의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숙고할 기회는 있었을 겁니다. 가만히 혼자 생각의 시간을 갖는다면, 갖었다면, 이건 아니다 싶은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겠지요. 문득문득 쏟아오르는 과욕과 건방, 뽐내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아버지든 아들의 위치에서든 말이죠. 배움은 끝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경험에서, 실수에서의 배움입니다. 시행착오는 적을수록 좋겠지만, 이왕 저질렀다면 뼈속깊이 간직하고 기록으로 남겨 뒷날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환율 1,297 원 (+31) 시작... 미 증시 5% 대 폭락...

제 개인자금과 지인의 자금을 한데 묶어 운용했던 펀드 한 개를 오늘 청산했습니다. 2005 년 11 월 1 일 시작해서 정확하게 3 년이 되는 오늘 정리하였는데요. 10 월의 폭락장을 만나 정리하느라 제대로 손절매 한 번 해봤습니다. 정말 우스운 것은 그나마 10 월말 정리를 생각하였기에 8 월쯤부터 더 이상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현금을 늘려가는 추세였고 주식매수청구권이 있던 새론을 편입하는 등 청산에 대비한 것이 다른 펀드에 비해 좀 더 나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제 스타일이 계좌에 현금을 놔두는 꼴을 못 보거든요.

펀드 운용을 시작한 2005 년 11 월 1 일과 청산일인 오늘의 종합주가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2005-11-01 2008-10-31 지수변동율
- Kospi: 1,188.95 1,113.06 - 6.4%
- Kosdaq: 594.82 308.03 - 48.2%
* 제가 단순하게 두 지수를 합쳐 계산하는 평균 지수 하락률은 - 27.3%입니다.

청산하는 펀드(1번)의 3 년 동안 운용수익률은 + 60.2%입니다.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하니 꽤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아쉬울까요. 연초에 시작할 때만 해도 150% 정도의 수익률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연초에 시작할 때와 비교하니 오늘까지의 평가손실만 - 36.6%군요. 그래도 다른 펀드의 경우 대부분 - 40% 중반대에 있으니…

2005 년에 불입을 시작해서 아직 운용기한이 7 년에서 10 년쯤 남은 우리 아이들 펀드는 20%쯤 플러스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군요. 얼마 전에 언뜻 보니까 하루만 더 빠지면 원금 손실이 날 것 같았는데, 어제 폭등이 많은 도움이 된 모양입니다. 아직 운용기한이 많이 남은 만큼 목표했던 복리수익률 10%는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청산하는 펀드(1번)에 집중해서 정리하자면… 열심히 팔았지만, 억울해서 더 가격을 내리지 못해 결국 팔지 못한 주식이 아직 10%쯤 남았습니다. 지인께 받는 약간의 수수료로 가격하락에 따른 위험은 보전이 될 것 같습니다.

누가 가장 효자였고 어떤 녀석이 가장 불효를 하였는지 따져 보았습니다.
수익률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수익을 안겨 준 효자들입니다.
- 한국코트렐(KC코트렐)이 113.8% 이 효자는 2007 년도에 수익의 반 이상을 기여했었는데, 올해 초에도 잠깐 수익 기여를 했습니다.
- 동일기연 19.9% - 하츠 9.3% - 코메론 7.9% - SNH 7.0% - 서원 7.2% - 동부증권 6.9%
- 안철수연구소 6.8% - 한양이엔지 6.6% - 극동유화 6.4%

반면에 불효자들이 누군지 살펴봅니다
- 대덕GDS 40.8% - 리드코프 18.4% - 덕산하이메탈 14.4% - 이노와이어 14.4%
- 삼환기업 14.3% - 한국전력 14.1% - 대신증권 13.2%
- 홈캐스트 10.5% - 이루넷 9.9% 이 녀석 둘은 최악의 손실을 입힌 놈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올해 새로운 주인공들 때문에 별게 아닌 것으로 되었습니다.

불효자들은 대부분 올해 들어 발생했습니다. 효자 불효자는 시대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세상이 살만하고 풍족하다면 천성적으로 잘못된 불효자가 아니라면 모두가 효자가 될 수 있는데, 올해는 워낙 세상살이가 힘들어 효자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으로 미루러 짐작이 됩니다.

기한이 정해진 펀드는 다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제가 이번 일로 얻은 교훈입니다. 우리 아이들 펀드의 경우 기한이 아직 7 년에서 10 년 이상 남았지만 향후 호시절이 온다면 상당한 기한을 앞두고서라도 운용에 주의를 기울일 생각입니다. 몽땅 채권으로^^

노후자금 펀드인 (아내)와 (적립)의 경우엔 기한이 없는 만큼 그냥 가면 되겠지요.

지난 다음에 저 역시 많은 후회를 하게 되었는데요. 작년엔 주식을 줄여야만 할 많은 징조가 있었습니다. 처제와 친구의 중국펀드 가입,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에 몰려든 자금들… (미래에셋에서 이 펀드 내놨을 때, 얼마나 비난했었던가…) 과열의 명확한 표시를 애써 무시한 것은 무슨 깡다구인지…. 보유한 종목이 모두 저평가라 절대 팔 수 없다던 고집은 이번에 펀드(1번)을 청산하면서, 어쩔 수 없는 손절매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나쁜 일은 겹쳐 온다고 했던가요. 실제 펀드(1번)의 경우 청산을 앞두고, 안되면 다른 자금을 집어넣어서라도 주식을 모두 인수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빨리 받은 다른 사업 쪽에서 펑크가 나는 통에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두 가지 실수가 뼈저립니다. 당연히 구분해서 관리해야 할 주식투자금과 사업자금을 섞어 운용했다는 점, 심지어 사업상 필요한 자금을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아 투입했으니… 안되면 하지 않았으면 될 일을 주식담보로 자금을 끌어넣은 것이 손실을 더 키웠습니다.

당해봐야 깨닫는 저의 무심함을 다시 한번 되씹으며 10 월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시간이 별로 없단다. 이제 실수는 그만해도 되지 않겠니^^

아내와 쏘주나 한 잔 하려고 했더니, 약속 있다고 저녁을 차려주네요. 동네 아줌마들이 이젠 점심에 만족하지 못하고 저녁을…. 우리 막내가 빨리 커야 같이 쏘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