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석 씨(41)는 인터넷에서 ‘일조부자’로 불린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부자를 만드는 데 일조(一助)한다는 의미다. 그가 참여하는 재테크 모임은 모두 7군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재테크와 관련된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펼친다. 단순히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한다.

올해 증시 전망을 묻자 ‘전강중약후강’으로 대답했다. 1월 이미 반짝 강세장을 겪었고 이후 상반기까지 약세장, 늦어도 8월부터 강세장이 형성된다는 예측이다. 상반기는 경제 선행지표들의 악화로 주가 상승이 어렵고 하반기에는 기초경제여건(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종의 상저하고인 셈. 그 근거로 단기자금지표인 M1(현금+요구불예금 등) 증가율의 하락,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을 들었다.

“M1 증가율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어요.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자금으로 돈이 흐르지 않는 거죠.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 9월부터 유가상승으로 인해 높아져 물가불안을 야기하고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어요. 여기에 장단기 금리차(국고채 3년-CD 91일물)도 축소되고 있는데, 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도 그는 8월 이후 강세장을 예상했다. 단, 3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최소 20억달러 이상 지속되는 전제 하에서다. 때문에 그는 국가의 영업이익인 경상수지를 유심히 볼 것을 주문했다.

“지금의 IT와 자동차만으로 국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여요.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들의 이익은 점차 둔화되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면 강세장도 기대해볼 수 있어요.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전만해도 매월 경상수지 연환산값(직전 달부터 과거 12개월간 경상수지 합산치)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코스피지수보다 딱 1년 선행했지만 지금은 거의 동행하고 있어요. 만약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40~50억달러로 더 커진다면 주가상승 시기는 더 앞당겨질 것으로 봅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 국내 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대세 상승기에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국내 주가는 무조건 올랐어요. 하지만 침체기에 외국인이 매수하면 주가가 오를 확률은 50% 이하로 줄어듭니다.”

그가 관심 갖는 종목은 무엇일까. 환율하락 수혜주를 언급했다. 산업은 여행과 내수업종을 추천했다. 호텔신라, 하나투어, 대한항공, 한국공항과 오리온, 오뚜기, 삼립식품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공항, 오뚜기 등을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으로 추천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은 항공기 운수 보조를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최근 항공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한국공항도 덩달아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선호해요. 현재 한국공항의 당기순이익은 한진으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실로 적자입니다. 하지만 기업 영업이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주가는 언젠가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석 씨는

69년생. 13년 동안 토목회사에서 근무하다 2007년 전업투자자로 전향했다. 주식투자는 99년부터 시작했다. 현재 7개의 재테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카페 ‘행복한 investment 여행(cafe.naver.com/1jobuja.cafe)’ 운영자이자 가치투자 독서모임인 밸류리더스 워렌버핏반 회장이다.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2호(10.04.21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