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자는 흔히 ‘어둠의 자식’으로 불린다. 시장이 안 좋을 때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고 거꾸로 시장이 좋아지면 큰돈을 만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바람의 숲’으로 불리는 김철광 씨(38)는 국내 최대 채권투자 관련 온라인 카페인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cafe.naver.com/rechts.cafe)’의 설립자다. 채권투자 고수로 불리는 그는 “겁이 많아서 주식투자는 잘 못하는 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회사채에 관심을 가지면 안정적으로 표면 금리를 받을 수 있고 주가 상승 시 차익도 거둘 수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 기아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을 카페에서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부터다. 당시 그의 말을 듣고 투자한 사람들은 소위 채권으로 대박을 냈다. 그는 최근 3년간 채권투자를 통해 코스피 대비 50% 이상 성과를 냈다.

그렇다고 그가 채권 신봉자인 것은 아니다. 올 초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채권에 투자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가 다른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채권투자자도 상당히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채권투자 예상 수익률이 저축은행금리보다 높으면 채권에 투자해요. 연간 8~10% 정도의 수익만 올려도 만족하는 편입니다.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채권은 거의 사라졌어요. 그렇다보니 B등급의 부실한 채권도 시장에 돌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는 하이닉스 207CB와, 대한해운 25CB, 대한해운 26EB를 추천했다. 특히 하이닉스를 좋게 봤다.

“하이닉스 207CB의 경우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1만500원에 거래됐어요. 최근에는 1만2000원대 전후에 거래되고 있고요. 이 채권의 전환가격이 2만3328원인데, 지난번 하이닉스의 주가가 전환가격 이상으로 상승하자 전환사채(CB)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 1만2000원을 웃돌았지요. 지금은 주가가 조정되면서 다시 떨어지고 있어요. 앞으로 이 CB를 1만1000원 이하로 매수하면 하반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찬가지로 대한해운 25CB와 대한해운 26EB도 추천했다. 이 두 채권의 전환가격은 4만2250원.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이 전환사채는 9000원에 거래됐다. 전환가격 수준에서 산다고 해도 매년 3.5%의 표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주가가 상승한다면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 자산관리계좌(CMA) 상품과 비슷한 금리를 받으면서 나중에 차익(전환가격과 매수가격의 차이)도 실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이란 흔히 말하는 분산투자와 같은 개념이다. 크게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나누고 다시 금융자산은 채권, 대체투자(선박펀드 리츠), 주식투자로 나눈다. 주식투자도 국내·국외로 쪼개고 다시 간접·직접으로 세분화한다. 남들과 큰 차이가 있다면 직접투자를 할 때 계좌별로 장기투자종목, 저PBR종목, 고ROE종목, 집중투자종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한 것이다. 이래야 직접투자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철광 씨는

72년생. 98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갔다. 현재 13년 차 직장인. 99년 주식투자를 부업으로 시작해 주식, 채권뿐 아니라 리츠펀드, 선박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그는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첫째 회사채, 둘째 CB·BW·EB, 셋째 공모주·실권주, 넷째 ETF적립식(KODEX200 ETF), 마지막으로 보통주 투자를 꼽았다.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3호(10.04.28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