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지수는 별로지만 코스닥은 많이 올랐다.
내가 가진 주식도 많이 올랐다.
그래서 요즘 퇴근하면 그날 얼마나 벌었나
자주 계좌를 쳐다보곤 한다.
고마운 것은 둘째 사내아이 병원비가 많이 드는 편인데
주식투자로 매울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고마운 것은 월급 이외에 수입이 생겨
집사람이 돈이 모자라다고 해도 별 스트레스 받지않고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는 퇴근해서 컴퓨터에 앉아 계좌를 확인했다.
많이 올랐다. 나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뒤에서 TV를 보던
집사람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할 말이 있어".
- 뭔 데?
"오늘 치과에 갔는데 크라운 씌운 이 세개가 잘 못되어
치료를 해야하는데 한 개당 20만원이래"
- 응, 알았어 내일가서 치료해
"또 할말이 있어"
- 뭔 데?
"치과에서 첫째딸 이빨 치료를 했는데
송곳니 아래 새 이빨이 옆으로 누워 바로 새워야 한데. 치료비가 7백만원이래"
- (나는 약간 놀라서 집사람을 바라본다) 왜그래 비싸지?
"수술하고 몇년간 치료해야 한데. 딴 곳도 알아봤는데 비슷해. 어떻게 할 거야?"
- (7백만원이면 내가 가진주식을 얼마 처분해야 하지? 어쩔 수 없군) 그래 내일 가서 치료 시작해.
집사람이 안심이 되었는지 슬며시 웃는다.
나도 같이 웃는다.
이런 것이 주식 투자로 돈 버는 보람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