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표지에서 였다.
'밀집모자를 쓴 금발의 인형같은 여인'
이 영화가 1967년 제작되었으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스웨덴 영화이다.
여주인공이었던 당시 17세의 발레리나 출신 데게르마르크는
이 영화 한편으로 그해 칸느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주 특이하다.
거의 대사가 없다.
서커스에서 줄을 타는 엘비라는 탈영병과 사랑에 빠져
도망을 친다. 돈이 얼마 없는 이들은 숲으로 가서 딸기도 따먹고
농가에서 계란을 훔쳐 먹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영화처럼 여주인공이 격하게 운다거나 사과하지도 않는다.
다만 시냇물에 '미안하다'는 쪽지를 띄워 엘비라에게 보내고
서로 화해를 한다. 그때 흐르는 음악이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안단테가 영화에 흐른다.
영화의 끝은 비극적이다.
탈영병이 엘비라 머리에 총구를 겨눈다.
그러나 차마 쏘지는 못한다.
그때 어디선가 나비가 날아온다.
엘비라는 나비를 쫓아 사뿐사뿐 뛰어간다.
에비라가 막 나비를 잡으려는 순간. 화면은 멈춘다.
이어 들리는 두발의 총성.
인상파 그림같은 아름다운 초원에서
역광의 햇살을 받으면서 두 연인은 죽어간다.
이 영화 한편으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빌보드 챠트 톱 10까지 올라갔다.
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말을 통해 서로 사귀게 된다.
어떨때는 진심을 전하는데 있어서
말이 장애가 되는 것 같다.
내가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고 했을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는 것은 오히려 공허하다.
그 보다는 한 장의 편지, 진심의 눈빛, 짧은 포옹이 말 보다 훨씬 강력하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식과 관련되어 난무하는 다양한 추천과 현란한 말 보다는
그 행간에 숨어있는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재무제표 숫자가 되었든.. 탐방이 되었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