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래 외부필자

 

 

현대인은 언제나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몇몇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는 이미 생활의 일부이자 단짝이다.

그런데 기업도 다이어트를 한다. 우리가 군살이 붙으면 몸이 둔해지듯이 기업들도 성장하면서 점차 군살이 붙어 성장성과 수익성의 하락을 겪게 된다.

하지만 기업의 다이어트는 우리들의 다이어트와 큰 차이점이 있다. 기업의 다이어트는 우리처럼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기업은 확장전략을 취하고 현상유지나 축소를 선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게 어려운 것처럼 이사 수를 줄이는 것 역시 어렵다.

따라서 기업이 다이어트를 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지나친 확장전략으로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져 위기에 몰리고 난 뒤이다. 만약 타의가 아니라 자의로 다이어트를 하는 기업이라면 당장 조사해 볼 가치가 있다. 기업의 속성에 반하면서까지 축소를 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보아도 좋다.

그러면 잘라내야 할 기업의 군살은 무엇일까? 당연히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업부와자산들이다. 어떤 쓰레기 들은 오히려 이익을 깎아먹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이런 쓰레기 자산들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곤 한다.

어떤 제조업체가 매년 100억원의 손실이 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공장의 장부가는 계속된 적자로 100억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대형 업체에 이 공장이 200억원에 팔린다면 어떻게 될까? 장부가와의 차이인 100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매년 100억원의 손실분이 사라지게 된다. 특별이익을 내면서 동시에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것이다.

이처럼 적자 쓰레기자산을 팔아치우면 대박이지만 결국 손해보는 재산이기에 잘 팔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긴 누가 남의 군살을 그냥 받아주겠는가?

그럼 반대로 군살이 아니라 잘 만들어진 근육이라 할 수 있는 유망한 흑자 사업부들을 파는 경우는 어떨까? 놀랍게도 이 역시 대박일 때가 많다. 우리가 어떤 운동을 잘 하기 위해 신체 모든 부위의 근육을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요없는 부분의 근육은 전체적인 균형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핵심 사업분야가 아닌 곳에서 알짜 비핵심사업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알짜 비핵심자산들은 대기업 내부에서는 오히려 관리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며 핵심사업부를 방해하곤 한다. 이런 비핵심자산은 가지고 있는 것 보다 증시 또는 경기가 호황일 때 매각하면, 창출하는 수익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단기수익과 관계없는 질적향상 관련 공시는 대부분 6개월~1년 후에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별 화제를 못 끌고 공시 후에도 주가 반영에는 시간이 걸리게 된다.

물론 알짜 사업부를 매각만 한다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들은 생겨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하자. 비핵심사업을 새로운 사업으로 하는 게 가장 성공적일 때는 기존 사업이 엉망으로 돌아갈 때이다. 그렇지 않을 때의 사업확장은 대부분 기존 사업부에 비해 별 볼일 없는 투자 대비 수익을 가져다주곤 한다.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결국 회사들이 원하는 새로운 사업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기에 경쟁으로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살을 찌우는 기업은 많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기업은 적다는 걸 다시 한 번 명심하자. 다른 기업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기업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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