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 스무번 되풀이해서 읽는거죠. ^^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주역과 손자병법입니다.
하루에 한 개 장씩 읽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오늘은 손자병법 형편(形篇)을 읽었습니다.
손자병법 전 내용이 삶과 투자에 유익하지만 특히 형편이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내용을 버핏판 회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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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형편(形篇)
1. 손자가 말하기를 옛날에 싸움을 잘한 사람은 먼저 적이 이기지 못하도록 태세를 갖춘 다음에 아군이 적이 이기기를 기다렸다.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능히 이기지 못하게 할 수 있으나, 적으로 하여금 아군이 반드시 이기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승리를 미리 알 수는 있으나 그렇게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이길 수 없는 자는 지킨다. 이길 수 있는 자는 공격한다. 지키는 것은 곧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격하는 것은 즉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잘 지키는 자는 구지 밑에 숨고, 잘 공격하는 자는 구천 위에서 움직인다. 그러므로 능히 스스로 보전하여 승리를 거둔다.
2. 승리를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도록 보이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전쟁에 이겨 천하가 잘 했다고 칭찬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그러므로 추호를 들어 많은 힘이 있다고 하지 않고 일월을 보고 눈이 밝다고 하지 않으며 천둥 소리를 듣고 귀가 밝다고 하지 않는다. 옛날에 용병을 잘한다고 한 자는 이기기 쉬운 자에게서 이긴 것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자의 승리에는 지혜롭다는 이름도 없고, 용맹스럽다는 공로도 없다. 따라서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틀림이 없는 자에게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자는 불패의 땅에 서서 적의 패배를 놓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승병은 먼저 이기고 나서 싸움을 구하며 패병은 먼저 싸우고 나서 승리를 구한다.
3. 용병을 잘하는 자는 도를 닦고 법을 보존한다. 그러므로 능히 적을 이기고 적을 패배시키는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4. 병법에서 첫째는 도, 둘째는 양, 세째는 수, 네째는 칭, 다섯째는 승이다. 땅은 도를 낳고, 도는 양을 낳으며, 양은 수를 낳고, 수는 칭을 낳으며, 칭은 승을 낳는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싸움은 일로 수를 비교하는 것과 같고, 패배하는 싸움은 수로 일을 비교하는 것과 같다.
5. 승자의 싸움은 사람들을, 마치 막아 둔을 물을 둑을 끊어 천 길 계곡으로 쏟아 붓는 것과 같은 형세가 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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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
2. 승병은 먼저 이기고 나서 싸움을 구하며, 패병은 먼저 싸우고 나서 승리를 구한다.
3. 용병을 잘하는 자는 도를 닦고 법을 보존한다.
먼저 1번은, 참으로 가슴이 아리도록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투자를 해 본 분들은 이 말뜻을 알리라. 아무리 철저한 분석과 검토를 거쳐도, 세상사 변수를 다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 눈물을 흘려본 사람들은 알고 계실것이다.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2번 또한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우리는 언제나 먼저 싸우고 나서 - 주식을 사고 나서 - 갑자기 보이지 않던 여러 신문기사들과 숨겨져있던(사실은 노출되어 있었는데, 내 눈에만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접해야 했던가. 주식을 사자 마자 바로 괴로움이 시작된 경험을.
그래서 3번이 정말로 중요하다. 워렌버핏의 투자원칙 1. 절대 잃지 않는다. 2. 1번을 항상 지킨다. 이런 법칙을 지키는 게 결국은 도를 닦는 행위에 다름아니라는 것이고, 그것이야 말로 투자의 진정한 원칙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또한 위의 3가지 원칙이 결국은 가치투자의 제반 원칙과 따로 또 같은 말임을 뼈저리게 알겠다.
1. 빚내서 투자하거나 단기자금으로 투자하지 말 것
2.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것 (내일 가격이 오늘보다 높을 거라고 상상하지 말 것)
3. 몰빵하지 말 것(인간은 본질적으로 완벽하지 않음을 믿을 것)
위 3가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서는 절대 손자병법의 조언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
말대로 절대 지지 않는 수비태세를 갖출 수 없음을 경험으로 우리는 알고 있지 않나. 언제 오를지 내릴지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다. 단지 우리는 기다릴 수 있을 뿐이다. 기다림은 빚내지 말고, 몰빵하지 말고,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샀다는 확신이 없이는 그 긴 세월을 기다릴 수 없다.
낮은 가격으로 사는 순간, 기다릴 수 있는 자금으로 투자한 순간이, 바로 이기고 나서 싸움에 나서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빚내서 사거나, 내재가치보다 높거나, 누군가의 부추김으로 사는 순간 벌써 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투자는 자기만의 [도와 법]을 갈고 닦음에 다름 아니다.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나만의 오랜 세월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된다.
남들과는 다른 좁은 문으로 들어설 때, 그 길이 성공의 길일 거라는 것을, 그러나 그 좁은 문이 얼마나 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횡설수설한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인내심과 밝은 눈을 함께 내려주시기를 간구합니다. ^^
